따르릉 띠..'귀하의 수험번호는 .. xxx이며, 제 34회 기술고시에 ...합격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드디어 탈 많고 걱정 많았던 2년간의 고시 생활을 마무리 짓는 순간이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기술고시를 선택,결심,매진하기까지 참으로 견디기 어려웠고 힘겨운 나날들이었습니다.
▶ 대학원에서 1차합격
저는 군대를 아직 다녀오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원을 다니면서 1차시험을 준비하였고 97년에는 정원이 많이 늘어났었기 때문에 운이 좋게도 합격하였습니다. 대학원의 특성상 쉽게 휴학이 되지 않으므로 고민을 많이 했으나 다행이 병역법의 개정으로 인해 석사학위를 취득해야하는 연령이 상향 조정되어 또다시 운이 좋게도 일반휴학을 할 수 있었습니다.
▶ 고마운 분들!
이에는 담당 교수님의 깊은 이해와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으며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고시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물론 자신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겠으나, 주변 사람(부모님,동생,친구등)들의 이해,도움,격려 없이는 참으로 힘든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경험이 비록 미천하나 기술고시를 준비하는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 기술고시로의 결심
제가 다닌 고등학교 특성상 모든 과학과목을 섭렵해 볼 수 있었던 저는 그 중에 화학을 가장 좋아하였으며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 그리고 응용학문인 공학을 선택하여 화학공학과에 입학하였습니다. 저의 그 당시 꿈은 훌륭한 과학도가 되어 우리 나라를 발전시키겠다는 것이었습니다.(지금 생각해보면 좀 단순했지만) 그리고, 대학교 1학년때(1993) '기술고시' 라는게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바로 서점으로 직행 '기술고시 가이드'라는 책을 구입하여 그때부터 기술고시에 대한 꿈을 키워왔습니다.
▶ 4학년때 합격을 목표로!
그러나, 그 당시에는 헌법, 정보체계론 같은 과목이 존재하였고, 화공직의 과목 특성상 저학년이 응시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웠기 때문에 목표를 4학년때 합격하는 것으로 세우고 전공과목을 중심으로 열심히 준비하였습니다.
▶ 96년부터 전공중심으로 과목개편!
이러던 때에 95년 기술고시의 과목개편 (1차에서 헌법, 정보체계론을 제외하고 화공열역학 추가, 2차시험에서 국민윤리 제외 - 96년부터 시행)이 이루어지면서 기술고시에 대한 신념이 확고해졌고 1차 시험에 연습 삼아 응시하여 보았습니다. 물론 낙방이었고 96년에는 반드시 합격하겠다는 마음의 각오를 다졌습니다. 그러나, 96년 화공직은 선발예정이 없었고 저는 그야말로 엄청난 혼란에 빠졌습니다. 즉 목표가 없어졌던 것이었습니다. 화공직의 특성상 한 번 제외되면 다시 실행되기에 6-7년이 경과해야 했기에 목표를 선회하여 대학원에 입학하여 나의 꿈을 이루리라 생각했습니다. 1997년 석사 1학기때 새로이 접하는 학문에서 재미와 흥미를 느끼며 밤늦게까지 연구실을 지키던 저는 우연한 기회에 기술고시 화공직이 부활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그날로 기술고시를 다시 시작하기로 굳은 결심을 했습니다. ★ 1997년 기술고시
기술고시를 응시하기로 결심한 이상,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리라 생각했습니다. 대학원의 특성상 자기연구테마 이외의 것을 하는 것은 용납이 안되기 때문에 오전 9:30 출근, 오후 11시에 귀가하여 연구실 사람들이나 주변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저의 연구에 충실하였습니다. 그리고 고시공부는 11:30부터 2시까지 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비록 시간은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이 부족했지만, 학부시절에 기술고시에 뜻을 두고 전공을 충실히 하였고 영어도 열심히 했기 때문에 그렇게 걱정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자는 일념 하에 매진하였습니다.
▶ 1차시험
☞ 영어
이 과목은 공부를 한다해도 그렇게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한 과목이므로 평균정도 맞는다는 생각으로 시간이 있을 때마다, 전공공부를 하다가 집중력이 떨어질 때 주로 하였습니다. 교재로는 Vocabulary 22000, 아카데미 토플, 고시기출 문제집(어학마을)을 이용하였습니다.
☞ 국사
이 과목은 개인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고득점이 가능한 과목이므로 1차 합격을 위해서 특히 열심히 해야 하는 과목이라고 생각됩니다. 교재로는 한국사통론(변태섭)을 간간이 읽었고, 한국사총론(이영철)으로 주요 내용을 암기, 기출문제와 연습문제를 풀어보았습니다. 시중에 한국사총론 강의 테이프가 판매되고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거나 신림동에서 강의를 듣 는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 화공개론
단일 과목으로는 가장 범위가 넓으므로 점수를 획득하기 가장 어려운 과목이라고 생각됩니다. 교재로는 화공기사 1급 문제집중 화공양론, 단위조작, 반응공학, 공정제어 부분을 주로 하였으며 공업화학개론 부분에서는 많아야 40문제중 1-3문제 정도 출제되므로 한 번 읽어보는데 만족하는것도 좋 을 듯 싶습니다. 그리고 계산문제의 비중이 많으며 숫자가 아주 복잡하게 출제되므로 아주 빠르고 정확한 계산 능력을 키우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되며 2차과목의 내용이므로 꽤 열심히 해야됩니다.
☞ 화공열역학
화공개론과 마찬가지로 2차 시험과목에 필수과목으로 선정되어 있으므로 아주 열심히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역시 계산문제가 많은 비중이므로 공무원 수험서인 화공열역학(박문각), 화공기사1급 문제집중 화공열역학 부분을 중심으로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많지 않았던 관계로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 2차 시험에서는 더욱 열심히 하리라고 결심했습니다. 과목별 점수는 영어 65, 국사 65, 화공개론 57,5, 화공열역학 57.5 이었으며 평균은 61.25, cut-line은 60.00 이었습니다.
▶ 2차시험
1차 합격자발표가 난 후 약 1주일 후 2차시험이 있었으므로, 거의 2차 공부를 하지 못하고 교수님의 양해를 얻어 3일 동안 주요내용을 마무리하고 응시하였습니다. 결과는 물론 낙방이었지만 4과목 모두에서 과락이 없었다는 사실과 cut-line에 근소한 차이로 불합격했다는 사실은 나 자신으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었습니다.
★ 1998년 기술고시 2차시험
대학원에서의 1년 과정을 마치고, 기술고시에 매진하기 위하여 휴학을 하고 기연재에 입실하였습니다. 화공직은 90년대에 기술고시에 많은 선배님들이 합격하였기 때문에 선배님들이 남겨놓은 자료가 풍부했으며 서브노트라는 것을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 서브노트는 관련된 과목의 거의 모든 수험서를 요약 정리 해 놓은 것이었기 때문에 약 6개월 동안 교재를 이해 암기하면서 이를 서브노트에 추가하는 방법으로 공부하였습니다.
☞ 화공열역학
필수과목으로서 개념의 완벽한 이해를 통한 수식의 유도와 응용 및 계산 문제가 출제됩니다. 主교재로는 Smith & Van Ness의 Introduction to chemical engineering thermodynamics, 부교재로는 Sandler의 Chemical & engineering thermodynamics를 사용하였습니다. Smith & Van Ness 교재는 모든 내용과 예제, 연습문제 등을 약 4-5회독 했으며, Sandler책은 내용이 좀 어렵게 서술되어 있으므로 주요 예제정도만 풀어보았습니다.
☞ 이동현상론
이 과목 역시 필수과목이지만 시행된지 2년밖에 되지 않았기때문에 기출문제를 통한 분석이 되지 않아 매우 어려움을 겪었던 과목입니다. 主교재로는 Welty의 이동현상론, 부교재로는 Bird의 Transport phenomena, Macabe의 단위조작을 이용했으며 문제는 각 교재의 예제와 이동현상 경시대회 문제를 참고하였습니다. Welty 교재는 약 4-5회독하여 내용을 거의 암기했으며 Bird는 각 단원별 3 Chapter정도, Mccabe는 열전달 중심으로 문제풀이를 하였습니다. 이동현상 경시대회는 시험을 앞두고 약 2-3회 정도 풀어보았습니다.
☞ 반응공학
선택과목 중 하나로 범위가 다른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 고득점이 가능한 과목이라 생각됩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중요한 내용이 눈에 띄는 과목이므로 그리 어렵지 않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단 편견에 빠져 중요한 내용을 빠뜨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조영일 교수님 책의 반응메카니즘 부분을 소홀히해 25점짜리 문제를 놓쳐 걱정을 많이 했던 과목입니다. 교재로는 조영일 교수님의 반응공학, Levenspiel의 Chemical Reaction Engineering, Fogler의 Elements of Chemical Reaction Engineering을 모두 사용하였습니다. 이론중심으로 보았으며 계산문제는 Levenspiel 예제와 연습문제를 중점적으로 보았습니다. 각 교재마다 특성 되는 부분이 있으므로 어느 하나 소홀함 없이 준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공정제어설계
선택과목 중 하나로 반응공학과 같이 과목의 분량이 상대적으로 작아 고득점이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개념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수식의 유도와 응용 문제가 많이 출제되므로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主교재로는 Stephanopoulos의 Chemical process control를 사용했으며, 부교재로는 Seborg의 Process dynamics and control, Koppel의 Process systems analysis and control를 이용하였습니다. Stephanopoulos와 Seborg의 교재는 Digital 전까지 모든 부분을 상세히 공부했으며, Koppel책은 근궤적법, Routh-hurwitz, Nyquist 선도 중심으로 공부하였습니다.
★ 마치며
지난 세월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힘들었지만, 그 고통으로 인해 합격의 기쁨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께서 만약 기술고시를 결심하셨다면, 결심하기까지도 참 힘든 결정이었겠지만 좀더 인내하고 노력해서 단기간에 합격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두서없이 그냥 써 내려간 미천한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