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항 항구 (1869)
로리항 항구의 둑 위에, 양산을 쓴 여인이 앉아서 배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녀는 그 배들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자유롭게 들어오고, 나가는 배들을 보며 자유를 꿈꾸
었을까요. 어쩌면 여자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현실의 갑갑함을 달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서 (1870)
거실에서 어머니가 읽어주는 책을 두 손을 모으고 얌전히 듣고 있는 딸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습니
다. 소녀의 온 몸을 환하게 비추고 있는 햇빛은 어머니의 사랑으로 느껴지네요. 모든 여인들의 가슴 속
에는 이런 평화의 시간에 대한 희망이 있지 않을까 됩니다. 저도 그렇구요. ^^
요람 (1872)
모리조의 언니인 에드마와 그녀의 아이를 모델로 한 그림입니다.
어린 아이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사랑의 눈길이 그림 속에 가득 넘치고 있지요.
늘 곁에 있는 가족들 안에 흐르고 있는 따뜻한 사랑이 모리조의 그림의 소재가 되었는 데요,
그녀 특유의 밝고 섬세한 구성과 색채로 그려졌습니다.
술래잡기 (1873)
인상주의 화가 특유의 섬세한 붓터치와 색채 감각이 살아 있는 작품입니다.
1874년 처음으로 인상파전에 출품한 것이지만, 짧고 힘찬 붓터치 등, 인상주의 화품을 잘 살아 있습니
다.
낮은 나무 한 그루를 사이에 두고, 어머니와 딸이 술래잡기를 하고 있네요. 정말 사랑스런 모습이지요.
어머니와 아이들, 그리고 강아지 한 마리가 숲 속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모자를 쓰고 목 위까지 올라오는 검은 드레스가 여인의 기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코 자신의 품위를 잃고 싶지 않았던 모리조는 그림 속 인물들의 우아한 모습으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 또한 아이와 놀아주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죠. 여전히 모자를 쓰고 긴 드레스를
입은 부인이 아이들을 위해 나비채를 손에 들고 있습니다.
소소한 생활상의 순간을 잘 포착하여 따뜻한 색채로 그려내었습니다.
여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지요. 바느질을 하는 모습. 백장미가 가득한 정원의 벤치에 앉아 바느질을
하는 여인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환한 햇살 가운데에서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앉아 있는 그녀의 모습은 우리에게 따뜻한 미소를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그녀의 시간 속으로 함께 들어가고 싶네요.
빨래를 한 뒤 그 것들을 줄에 널고 있는 시골 처녀의 모습을 잘 포착하여 그려내었습니다.
여인들만이 인지할 수 있는 빨래의 한가로움이 잘 느껴지고 있네요.
걸려 있는 빨래들이 하얗게만 보이지 않고, 여러 색채들과 터치로 인하여 인상파 특유의 색감들이
묻어나고 있습니다
바구니와 의자 (1885)
제목은 바구니와 의자이지만 그림 속 주인공은 한가운데서 웃고 있는 소녀 같네요.
여러 빛들을 모아 의자와 나무와 길을 만들고, 아이를 그려내었습니다.
그림 속 모든 사물들과 배경들이 빛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거위와 배타는 소녀 (1889)
푸른 호수에서 배를 타고 있는 소녀가 있고, 네 마리의 거위들이 호수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네요.
초록빛 자연 속에서 한가로운 평화가 물씬 풍겨나고 있습니다.
여름의 한복판으로 달려가고 있는 지금, 그림뿐이지만 그 속의 소풍을 즐기고 싶습니다.
Young Girl with a Parrot (1873)
In the Garden at Maurecourt
c. 1884
Oil on canvas
21 x 25 5/8 in. (54 x 65 cm)
The Toledo Museum of Art
Berthe Morisot, 1841-1895
Reading
1873
Oil on Fabric, 46 * 71.8 cm
모델은 모리조의 언니인 에드마이다. 그들은 단순히 사회적인 교양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회화를 함께 공부하고 있었다.
에드마가 결혼해서 이사가게 되었을때, 베르트에게 보낸 편지에서 '네가 없어서 내가 느끼는 허전함'을 남편이 알지 못하도록 바라는기분에 대해 쓰고 있다. 또한 베르트가 언니에게 보낸 편지에는 '키가 큰 바질'이란 한 장의 그림에 대해, "우리가 자주 시도했던, 야외의 자연광 아래서의 사물 묘사에 성공했다"고 쓰고 있다. 그것은 베르트가 명확하게 잘 이해하고 있던 과제였다. 이 작품에서, 그녀는 하나의 연속적인 면 위에 사람과 풍경을 시각적인 사건으로 융합시키는 회화표현, 즉 인상주의의 진정한 통찰력을 성취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그린 이듬해, 베르트 모리조는 에드아르 마네의 동생인 위젠과 결혼했다. 팡탱 라투르가 루브르미술관에서 함께 모사작업을 하고 있던 마네에게 모리조를 소개시켜 주었고 그녀는 결혼 전에 자주 마네의 모델이 돼 주었다.
줄리마네(고양이를 안고 있는 아이)
1887년 캔버스에 유채, 65.5x53.5cm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
마네와 베르트 모리조 ---연인과 가족 사이.
에두아르 마네는 매력적인 남자였다. 얼굴도 잘생긴 데다 늘 최신 유행에 맞는 옷을 걸쳤다. 마네는 여러 여인들의 마음을 울렸지만, 자신의 가족과 얽힌 여인 두 명 때문에 울었다.
마네의 아내 수잔 렌호프는 마네의 아버지 오귀스트의 정부였다. 마네와 결혼하기 전 수잔은 사생아를 하나 낳았는데, 이 아이는 사실 오귀스트와 부적절한 관계로 맺힌 열매였다. 아버지의 여자를 아내로 삼다니, 믿기 힘든 일이지만 체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회에서는 그처럼 말도 안 되는 일을 비밀리에 용인했다. 가족의 명예와 아버지의 위신을 위해 마네는 아버지의 정부와 결혼하고, 자신의 동생을 대자로 삼았다. 마네의 분노는 비밀로 갈등하는 듯한 부모의 모습을 포착한 작품 ‘오귀스트 마네 부부의 초상’에 담겼다.
베르트 모리조는 아름답고 관능적인 여성이었다. 예술적 재능도 뛰어났다. 모리조는 20대 초반부터 화가로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아나갔다. 소개로 만난 모리조와 마네는 곧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 모리조는 마네의 아내를 질투했고, 마네는 모리조의 매혹적인 자태를 화폭에 담았다. 항상 주위에서 둘을 지켜봤던 사람은 “마네가 유부남이 아니라면, 모리조와 마네가 결혼했을 거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유부남과 미혼 여성의 관계가 어떻게 양지로 나갈 수 있겠는가. 두 사람은 명예를 더럽히지 않고 현재의 삶을 유지하면서도 감정을 분출할 수 있는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마네는 모리조에게 자신의 동생 외젠 마네와 결혼을 권했다. 모리조는 절박한 사랑의 차선책으로 연인의 동생과 결혼해 연인의 가족이 되는 길을 택했다. (“인상주의자 연인들” 제프리 마이어스 지음 / 김현우 역 / 마음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