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와 '멀지 않아'
"머지않아 내가 돌아올 날이 있을 것이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머지않아'라는 '곧, 오래지 않아'라는 정도의 의미일 것입니다. 이 말은 어원적으로 볼 때, '멀다'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멀지 않은 시간에' 정도의 의미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머지않아'라는 표현과 '멀지 않아'라는 표현은 매우 혼동될 수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머지않다'와 '멀지 않다'를 시간적인 개념과 공간적인 개념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즉, '머지않아'는 시간적인 개념으로, '멀지 않아'는 공간적인 개념으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멀다'의 풀이 가운데 멀다2 (형용사)의 4번과 같은 풀이가 있어서 더욱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맨 뒤의 사전 풀이 참조) '멀다'에도 시간적으로 사이가 길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죠.
'머지않아'라는 표현은 결국 '멀다'에서 온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멀지 않아' 혹은 '멀지 않아서'라는 표현은 거리적으로 멀다는 의미와 시간적으로 멀다는 의미를 중의적으로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리해 보면, 다음의 표와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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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적 개념 |
공간적 개념 |
멀지 않아 |
있다 |
있다 |
머지않아 |
있다 |
없다 |
몇 가지 문장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예1) 해가 뜨는 시간은 그리 멀지 않아. (시간적 개념 : 맞는 표현)
예2) 집에서 학교까지는 멀지 않아. (공간적 개념 : 맞는 표현)
예3) 머지않아 아빠가 오실꺼야. (시간적 개념 : 맞는 표현)
예4) 아빠가 출발하신 곳은 여기서 별로 머지않아. (공간적 개념 : 잘못된 표현)
그러니까, 공간적 개념에서 '머지않아'를 사용하지 않으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가지...
'머지않아'는 굳어진 표현이므로 띄어쓰지 않고 붙여써야 합니다.
한편, '멀지 않아'는 '멀다'와 '않다'가 결합한 표현이므로 띄어쓰는 것이 옳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참고하면, '멀다'의 의미는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멀다1 (동사) 1. 시력이나 청력 따위를 잃다. 예) 사고로 눈이 멀다. 2. (비유적으로) 어떤 생각에 빠져 판단력을 잃다. 예) 그는 돈에 눈이 멀었다. 멀다2 (형용사) 1.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다. 예) 집에서 서울역까지는 멀다. 2. 어떤 기준점에 모자라다. 예) 너의 그림 솜씨는 화가가 되기에는 아직 멀었다. 3. 서로의 사이가 다정하지 않고 서먹서먹하다. 예) 그가 멀게 느껴진다. 4. 시간적으로 사이가 길거나 오래다. 예) 동이 트려면 아직도 멀었다. 5. 촌수가 매우 뜨다. 예) 먼 일가친척 6. 어떤 시간이나 거리가 채 되기도 전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예) 그는 하루가 멀다 하고 병원을 다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