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편을 통해 다행히도 남산공원 주차장에서 기념관으로 다가가면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은
깃발을 들고 가는 모습보다는 권총을 쏘는 모습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기념관 건물은 동상 옆에 있으며 팔작 지붕 모양으로 한옥의 흉내를 낸 콘크리트 건물입니다. 역시 시멘트로 광화문을 만들었던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외관으로는 제법 커 보이는 건물이지만 들어가보면 그리 크지 않다. 기념관 입구 옆에는 [민족정기의 전당] 이라고 새겨진 기념비가 있는데 이 비의 글씨는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가보니 확 트인 공간이 나오는데 유물 및 전시물들은 대부분 벽 쪽에 전시되어 있고 사진관련 자료들이 가장 많습니다. 관련도서는 전시실이 아닌 안쪽 사무실에서 전시 판매하고 있기에 도서를 구입하기에 조금 불편하게 되어 있습니다. 시청각 실을 포함해 한 바퀴 돌아보는데 20분이면 충분할 정도로 전시물이 빈약한 편이다. 도서를 구입하려 사무실로 들어가서 책을 들쳐보고 있으니 사무실에 계시던 직원 분이 신기하다는 듯이 이것저것 묻습니다. 아마 책을 구입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나 봅니다. 소유주가 서울시이기에 직원들도 시청 소속 공무원인 줄 알았으나 그곳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기념관 관리,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그렇게 책으로 시작한 대화는 서울시청 앞 멀쩡한 잔디 광장을 스케이트장으로 만들고 또 다시 갈아엎어 잔디광장으로 만드는 정신 나간 전시성 행사에는 수 억 원씩 사용하는 서울시가 서울시 의회 의원 대부분과 서울 시장은 한나라당 출신들입니다. 제발 보수면 보수답게 애국, 충성, 국가헌신 그런 일에 관심 좀 가져주길 바랍니다. 수천억의 서울시 예산 중에 비록 인형이지만 눈을 지그시 감으신 모습에 삶과 죽음을 초월한 선승의 풍모가 느껴진다. 아무튼 그래서 그곳 직원들은 봉급이라고 차마 말 할 수 없는 교통비 수준의 급여(?)만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그룹이나 대기업에서 후원금도 제법 있어 기념관 운영이 괜찮았는데 지금은 기념관에 비가 새도 제대로 보수조차 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합니다.
안타까워하는 내 마음을 읽으셨는지 직원 분은 [그래도 미안한 마음을 뒤로 하고 밖을 나서보니 기념비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기념비 군을 만나게 됩니다. 숭모회나 기업에서 만든 기념비들이며 대부분은
논어 헌문편에 나오는 글귀로서 안의사 글씨 중 좋아하는 글씨 중 하나이다. 이익을 보거든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거든 목숨을 받쳐라
재판도중 이등박문이 죽어 마땅한 이유 15개를 조목조목 밝혀 옥중 투쟁에서도 승리하였다. 인류사회 대표는 책임이 무겁다. 일본인 검찰관에게 써준 글씨로 현재는 사진만 남아있다. 비는 한국유리 이왕 글씨 이야기가 나왔으니 많은 글씨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글씨 몇 가지를 같이 음미해 보고 싶습니다.
좌 : 장부수사심여철 의사임위기이운 보물 569-12 숭실대학교 기독교박물관 장부가 비록 죽을지라도 마음은 쇠와 같고 의사는 위태로움에 이룰지라도 기운이 구름 같도다. 우 : 치악의악식자부족여의 보물 569-4 ?은 옷, ?은 밥을 부끄러워하는 자는 더불어 의논할 수 없다.
좌 : 위국헌신 군인본분 보물 569-23 안중근기념관 나라 위해 몸 바침은 군인의 본분이다. 우 : 임적선진위장의무 진해해군사관학교 박물관 적을 맞아 먼저 전진하는 것이 장수의 의무이다.
시비까지 돌아보니 어느덧 날이 저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끔 지나간 옛 어른들을 통해 못난 자신을 모습을 추수릴 수 있다면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 점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참으로 복 받은 나라입니다. 배우고 본받을 만한 위인, 열사들이 어디 한 둘입니까? 하지만 그 많은 애국지사 중에서도 대한국인(大韓國人) 이란 명예로운 호칭을 유일하게 받은 오늘 의사가 순국한지 꼭 98년 되는 날입니다. 제발 100년이 지나가기 전에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오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빌고 또 빌어봅니다.
2008 . 3 .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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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회전금지 원문보기 글쓴이: 금강안金剛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