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물 2008.07.30
1954년 밀크 세이크 믹서 판매원 레이 크록은 캘리포니아주 샌 베르나르니노에 있는 햄버거 가게에서 맥도날드 형제를 만났다. 떠돌이 장사꾼에 불과했던 크록은 햄버거를 사기 위해 길게 늘어난 사람들의 행렬 속에서 엄청난 사업기회를 발견했다. 그는 사업확장에 소극적이었던 맥도날드 형제를 설득해서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얻어냈다. 그날 이후 맥도날드는 전세계를 뒤덮는 미더스 손이 되었다. 전세계 121개국에 3만개가 넘는 점포를 가진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현대 프랜차이즈는 맥도날드로 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80년대 싱거 재봉틀 회사가 취약한 유통채널을 보완하기 도입한 것을 프랜차이즈의 시작으로 보고 있기는 하지만, 맥도날드 이전의 기업들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기 때문이다.
50년 역사를 가진 미국 프랜차이즈 산업은 5,300여개의 가맹본부와 58만개의 가맹점, 연간 1조 2,000억 달러의 시장규모로 성장했다. 소매매출의 43%가 프랜차이즈를 통해 이루어짐으로써 프랜차이즈는 현대 소비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된 것이다.
큰 숲이 형성되면 나무들도 잘 자라는 법이다. 맥도날드의 뒤를 이어 KFC, 던컨 도너츠 등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아 볼 수 있을 만한 기업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 들었다. 프랜차이즈 도입기라고 할 수 있는 50년대와 60년대에 창업한 기업들은 프랜차이즈 산업의 토대를 구축하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고, 성공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미국의 국가이미지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규모가 큰 시장이 형성되면서 미국 프랜차이즈 시장에는 업력이 20-30년 되는 장수기업들이 많이 생겨났다. 미국의 대표적인 창업전문지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가 선정하는 '프랜차이즈 500'에는 70년대와 80년대에 창업한 기업들이55%를 차지할 정도로 장수기업들이 즐비하다. 창업한지 10년도 안되는 회사는 명함을 내미는 것도 쉽지 않다. 국내에서처럼 창업한지 5년만에 500개의 가맹점을 모집했다는 등의 광고문구는 넌센스에 가까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변화가 극심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프랜차이즈 산업에 유독 장수기업들이 힘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프랜차이즈 산업이 최종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면서 변화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서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산업에서는 기업전체로는 대규모 기업에 속한다고 하더라도 운영은 소규모 점포 단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맥도날도와 함께 미국 프랜차이즈 산업을 대표하는 KFC는 본명 보다는 샌더스 대령이라는 애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하랜드 샌더스가 창업했다. KFC라는 브랜드명은 켄터키 주 당국이 치킨을 켄터키 주의 대표적인 요리로 승화시킨 것을 기려 부여한 칭호여서 연유했다.
지금은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약 82개국 1만 1,000개 넘는 점포에서 KFC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KFC의 상징이 된 흰색 양복과 나비 넥타이 차림을 한 샌더스 대령의 얼굴도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KFC의 점포 앞이나 상업광고 등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친근한 모습이 되었다.
KFC는 샌더스가 그의 나이 65세 되던 해인 1952년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는 차를 타고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그의 치킨을 맛보게 했고, 그의 치킨맛을 좋아하는듯 하면, 단순히 악수만으로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980년 90세의 나이에 사망할 때 까지 20만 마일을 여행하면서 KFC 왕국을 건설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장수기업으로 던킨 도너츠를 빼놓을 수 없다. 던킨 도너츠는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낸 윌리엄 로젠버그가 29세 때 창업했다. 온갖 역경과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신의 사업을 일으켜 세운 전형적인 자수성가형의 사업가였다.
로젠버그는 던킨 도너츠의 점포가 5개가 되었을 때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그는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둬 던킨 도너츠는 현재 전세계에 5,0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미국 프랜차이즈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의 업력도 만만찮다. 최근 4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우수한 프랜차이즈로 평가를 받고 있는 샌드위치 전문점 서브웨이는 1965년 17세의 의대생 프레드 드루카가 창업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를 거듭했지만, 1975년 프랜차이즈 전개를 시작한 이래 하루 평균 34개의 점포가 증가하는 놀라운 신장세를 보이면서 2만개가 넘는 프랜차이즈점을 가지게 되었다.
서브웨이는 맥드날드 등 제1세대 업체들의 뒤를 이어 제2세대 프랜차이즈 업체를 대표하는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서브웨이는 2001년 11월 맥도날드의 점포수를 추월해서 미국에서 가장 점포수가 많은 패스트푸드 체인점으로 등극한 것이다.
가장 최근에 창업한 여성전용 헬스클럽 업체인 커브즈(2위)도 1992년 창업한 22년이 된 업체다. 커브즈는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프랜차이즈 신데렐라 기업. 지난 한해동안 무려 1,643의 점포를 열어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여성에 맞는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 급성장의 계기를 마련했다.
3위에서 10위에 든 키즈노스(3위), 세븐일레븐(4위), 잭슨 휴이트(5위), 유피에스 스토어(6위), 맥도날드(7위), 재니킹(8위), 던킨 도너츠(9위), 배스킨 라빈스(10위) 등도 70, 80년대에 설립되어 사업경력이 20-30년 된 장수기업들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가장 획기적이고 유망한 사업전개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시스템과 노하우 사업으로 변화하는 사업환경 속에서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변화 대응력과 역동성이 가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는 국내에서도 다수의 장수기업이 나올 것을 기대하는 것은 프랜차이즈 사업이 21세기를 이끌어갈 대표적인 지식기반사업으로 보기 때문이다.
------------------------- 맥도날드 → 맥도널드(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