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농성을 시작합니다.
- 전국 꼴찌 인천, 중학교의무(무상) 급식 예산 편성을 촉구하며
우리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자며,
밥을 굶는 싸움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 앞에 참담함을 느낍니다.
인천이 중학교의무급식 전국 꼴찌라는 상황에 대하여 유정복 시장에게 책임지라 하기에 앞서 저 또한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어른이고, 급식시민단체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집니다. 또한 단지 인천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최하위 대접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가지고 단식농성을 시작합니다.
우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인천지역 중학교 아이들에게 의무급식을 실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모두 알다시피 유정복 시장은 전혀 책임지지 않았고, 시의원들은 논의 과정에서 교육청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폭거를 저질렀습니다. 2015년 들어 서명운동, 기자회견, 촛불집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부모를 포함한 시민들은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였습니다.
다행히, 이청연 교육감은 어려운 가운데 중학교 의무급식 단계적인 실현을 위하여 2016년도 중학교 1학년 예산을 수립하기로 했습니다. 이제 유정복 시장만 응답한다면, 아주 늦었지만 최소한의 발걸음을 뗄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유정복 시장은 일절 모르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길게는 1년 동안 강력하게 시장의 면담을 요구했었습니다. 급기야 최근에는 매일 아침 8시부터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며 시장면담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소통의 장은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2016년 예산편성 막바지 단계에서 그냥 기다릴 수 없는 마음에,
이번에도 해결하지 못하면 안된다는 절박한 마음에,
학교급식 시민단체 대표로서 단식 농성을 시작합니다.
유정복 시장에게 요구합니다.
아무리 재정이 어렵다 해도, 전국 꼴찌 눈칫밥은 먼저 해결하는 것이 어른된 도리이며 인천시정을 책임지는 수장의 책무입니다. 정치에서 신뢰가 확보되면 식(食)도 생기고 병(兵)도 얻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어렵다고 꼭 필요한 것을 뒤로 미룬다면 신뢰받는 행정을 이루어 낼 수 없습니다. 8조 규모 인천재정에서 50여 억 원을 마련하지 못해서 우리 아이들 밥 먹이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무능력한 시장으로 지탄 받을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기필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유정복 시장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미 많이 늦었습니다. 한 걸음이라도 내딛지 않는다면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일임을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2015. 10. 27일
인천시청 앞 계단에서
인천학교급식시민모임 공동대표 박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