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뚜벅이가 깨달은 효
주월 초등학교 6
박하윤
나는 ‘효’ 라는 단어가 좀 낯설고 생소하다. 몇 년 전 동생과 나를 돌봐 주시던 할머니가 큰 심장 수술을 하셨다. 그때 엄마는 많이 울었는데, 그때 당시 4학년이었던 나는 엄마가 왜 울었는지 이해를 못 하였다. 하지만 그로 2년 후인 지금의 나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엄마가 왜 울었는지, 몰랐을 어렸을 때보다 지금의 나는, 엄마가 할머니 때문에 슬프고 괴로워서 운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아파서 운 것 같다고 여겨졌다.
얼마 전까지 나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을 겪었다. 나와 동생 교육 때문에 육아휴직을 내시고 집에 계실 때도 나는 왜 엄마가 회사에 가지 않고 집에 있는지 궁금했었다. 하지만 엄마는 우리를 위해 육아휴직을 했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엄마의 직업은 경력이 단절되면 승진을 할 수 없고, 다른 동료들이 다 바쁘기 때문에 엄마의 휴직은 동료들의 눈총을 받을 만했다. 이제 태어난 아이의 육아휴직이 아니라 4학년 2학년을 위해 육아휴직을 하니 교육열품을 비웃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나는 그때 너무 행복했다. 언제나 혼자해야 했던 일을 엄마와 함께 할 수 있어서다.
그런데 좋았던 순간은 아주 짧았다. 땅 한번 밟지 않고 엄마를 학원의 로드매니저처럼 생각하는 친구들처럼 나 또한 편하게 학원을 다닐 줄 알았다. 학원이 끝나고 바로 학원 앞에서 차에 타는 아이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엄마는 육아휴직을 하셨어도 내게 직접 지하철을 타고 학원에 다니라고 하셨다. 오가는 시간 아낀다고 내 로드매니저로 사신다면 내가 길도 모르고, 버스값, 지하철값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공부만 잘하는 똑똑한 바보가 될 거라고 하셨다.
그 말이 맞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대중교통비용을 모르고, 어떻게 타야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카드할인포인트 등을 쓰는 방법도 몰라 돈을 쓸 줄은 알아도 꼼꼼히 아낄 줄은 모른다. 방법을 알아도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부모님이 주시기 때문에 아낄 필요가 없다. 심지어 새 핸드폰을 사기 위해 멀쩡한 핸드폰을 버리기도 한다. 우리 부모님만이 나를 길거리로 굴리면서, 정해진 날짜까지 용돈을 다 쓰면 더 걸어다니라는 엄포를 놓으시는 거다.
지금은 부모님의 뜻을 잘 이해한다. 미운 자식 떡하나 더 주고 예쁜 자식 매 하나 더 주는 교육을 하고 계시다는 걸 말이다. 그것을 70퍼센트 인정하기까지 2년이 걸렸지만 그것이 효도를 해야 하는 이유란 것도 잘 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부모와 자식으로 인연이 맺어 있다. 탈무드에서 그런 말을 한다.
“ 비록 부모라도 그 부모가 나의 삶을 파괴하면 인연을 끊어라. 그래야 내가 산다.”
자식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의식주를 방치하고, 범죄를 강요하는 부모라면 인연을 끊는 것이 부모를 위해서도 좋다. 더 이상 부모를 범죄자로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성을 잃은 부모가 매를 들 때는 맞기보다 도망가라는 것도 효의 방법이었다. 자식을 죽인 아버지라는 불명예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원에 가라. 공부해라, 게임 그만해라, 양치하고 자라. 이런 잔소리를 하는 부모와 인연을 끊는 사람의 인생은 도리어 죽을 것이다. 부모의 잔소리가 건강한 자식을 만들기 때문이다. 난 그런 잔소리의 힘을 알기 때문에 부모님의 타당한 의견을 기꺼이 따른다.
나는 오늘도 국영수과학 문제집이 잔뜩 든 무거운 학원가방을 메고 마치 여행자처럼 허리를 굽히고 지하철까지 걸어가 학원으로 이동한다. 처음에는 엄마의 이 무리한 시도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하고 불만이 컸다. 하지만 뚜벅이로 학원에 오가는 것은 내 체력만 기른 게 아니다. 지하철까지 걸어가는 화단에 계절마다 무슨 꽃이 피고, 보도블럭을 뚫고 나온 민들레꽃도 보고, 계단의 구걸하는 아저씨, 과일 몇 개 놓고 파는 할머니, 키스하는 연인 등 세상 돌아가는 눈까지 길러졌기 때문이다. 관찰은 ‘왜’라는 질문을 낳고, 그 질문은 더불어 사는 세상도 만든다. 왜 저러고 있을까 생각하면서도 속도에 밀려 지나치는 세상은 차갑다. 하지만 뚜벅이는 천천히 걷는다. 왜 저럴까를 생각하며 내가 할 수 있는 해결책도 생각한다. 신고를 할지 다른 어른들의 도움을 요청할지 결정하는 동안 나는 생각의 힘으로 우뚝 서고 세상은 따뜻해진다. 이렇게 사고가 자라기까지 부모님의 지혜가 있었다. 부모님의 노력 속에는 보이지 않는 의미가 늘 깔려있다. 나는 그 의미를 잘 찾고 실천하며 사는 게 부모님께 드리는 참된 효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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