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30일. 한국의 탄생화와 부부사랑 / 누리장나무, 층꽃나무, 누린내풀 등

♧ 9월 30일. 오늘의 역사와 기념일.
* 1910년 -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 이재명 사형 순국
♧ 9월 30일. 한국의 탄생화
* 누리장나무 등 개화기, 결실기의 [마편초과] 식물 : 1과 4속 27종
* 대표탄생화 : 누리장나무
* 주요탄생화 : 꽃누리장나무, 클레로덴드룸, 층꽃나무, 누린내풀, 순비기나무, 좀목형, 두란타
※ 9월 30일 세계의 탄생화
삼나무 (Cedar) → 2월 15일 한국의 탄생화

9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9월이 가을의 문을 열었다면 내일 10월부터는 가을의 중심입니다. 9월을 보내는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가을 [마편초과] 식물입니다. 마편초과는 세계적으로는 100여속에 2,600여 종의 식물이 있다고 하는데 한국의 탄생화에는 9속 56종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오늘의 대표탄생화인 [누리장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잘자라고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동물에게서 나는 누린내 비슷한 냄새가 난다고 해서 [누린내나무]란 별명이 있지만 그리 역겁거나 심하게 냄새가 나지는 않습니다.
보통 7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지금은 개화기를 살짝 지나 결실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꽃은 흰색에 가까운 엷은 붉은색의 꽃잎에 수술이 메기 수염처럼 길게 뻗쳐나온 독특한 모양 때문에 멀리서도 쉽게 알아 볼 수 있습니다.
꽃에서는 누린내가 아닌 백합향이 나지만 누린내가 날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저도 산행을 하며 여러번 만났지만 꽃향기를 맡아볼 생각을 못했답니다.
가을이 되면 누리장나무는 붉은 별 모양의 열매 받침이 생기고 한가운데 사파이어를 연상케 하는 검푸른 열매가 가을 하늘과 어울려 탄성이 나올 정도로 멋진 모습으로 변신합니다.

[누리장나무]의 꽃말은 [친애]와 [깨끗한 사랑]입니다.
그러고보면 아름답고 독특한 꽃과 열매를 맺는 누리장나무에게 꽃이 피기 전 냄새가 조금난다고 누린내가 나는 나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을 계속 달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나무의 입장에서는 많이 억울할 듯합니다. 다만 아름다운 꽃말로 그 억울함이 해소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클레로덴드룸]은 누리장나무와 같은 속에 속하며 붉은색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데, 열대아프리카가 고향인 상록성 풀입니다. 당연히 우리나라 겨울을 스스로 날 수가 없어 온실에서나 만날 수 있습니다. 꽃말은 [행운]입니다.

[순비기나무]는 우리나라 해안에 서식하는 아름다운 나무입니다. 짠물을 먹으며 모래사장에서도 끈질진 생명력을 보여주는 나무입니다. 바닷가에서 자라서인지 꽃말은 그리움입니다.

[층꽃나무속]의 야생화 [층꽃나무]와 [누린내풀]도 오늘의 주요탄생화입니다. 같은 층꽃나무속의 사촌지간이지만 나무와 풀로 나뉩니다.
나무와 풀은 목질의 유무에 따라 결정되는데, 학술적으로는 목질을 만드는 리그닌(lignin)의 유무와 부피 생장을 하는 형성층의 형태로 갈라집니다. 풀과 달리 나무는 땅 위에 자라는 딱딱한 껍질의 줄기를 가졌으며, 이 줄기의 전부 또는 일부가 겨울 동안 남아 있다가 다음 해에 다시 자랍니다. 그래서 온대지방의 나무는 천천히 자라는 겨울과 빨리 자라는 여름의 목질이 다르게 나타나고 나무를 잘랐을 때 나이테로 표시됩니다. 반면에 풀은 한 해살이풀, 여러해살이풀로 나뉘는 데 겨울을 어떻게 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겨울에 죽지 않고 사는 풀 중에는 잎은 시들고 뿌리만 살아있다가 봄에 새싹을 내는 풀이 있고, 맥문동처럼 겨울에도 잎이 시들지 않는 상록성풀이 있습니다. 풀들은 형성층이 없어 부피 성장을 하지 못해 나무와 구별한답니다.
남부지방과 제주도에서 주로 자생하는 [층꽃나무]는 나무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키도 그리 크지 않고 목질로 여리여리해 [층꽃풀]이라는 별명과, 꽃이 층층이 피기 때문에 [구층탑], 난의 향기가 나는지 [난향초]란 별명이 있답니다. 꽃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여인의 풍미를 간직해 [가을의 여인]이라는 고고한 꽃말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누린내풀]은 향기가 나긴 하는데 누리장나무처럼 누린내가 난다하여 누린내풀입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향기든, 누린내처럼 꺼리는 향기든, 꽃이 향기를 내는 것은 곤충들을 유인해 수정을 하기 위한 방편이랍니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생물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삶의 행위 중 하나는 종족 번식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은, 그리고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모든 생명은 지구 생명의 역사 40억년간 수십억번의 번식 행위가 단 한번도 끊김없이 성공적으로 진행해 왔다는 뜻입니다. 생명은 그 창조와 진화에 있어 그 자체로 놀라운 기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각자의 생일은 다르지만 현재를 살고있는 우리 모두의 생명의 나이는 같습니다.

1910년 오늘은 청년 독립운동가 이재명이 순국한 날입니다. 현 경기도지사와 한자 이름까지 똑 같습니다.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려 계획하였으나 안중근 의사의 거사로 할 수가 없게 되자 을사오적 중 가장 악질 배신자인 민족반역자 이완용을 처단하려 합니다. 의사의 나이 22살 때인 1908년 명동성당 앞에서 이완용을 피습하여 왼쪽 어깨와 허리 등 세 곳을 찔러 큰 부상을 입히고 현장에서 체포되었습니다. 이완용은 당대 최고의 일본 의사들이 동원되어 겨우 목숨을 연명했지만 폐에 상처를 입어 죽을 때까지 고통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체포된 이재명 의사는 재판에 회부되어 1910년 오늘 24살의 젊은 청춘을 조국에 바치고 사형 순국하십니다. 일부 자료에서는 9월 13일을 순국일로 표기하고 있으나 인명사전 등 대부분의 백과 사전이 오늘을 의사의 순국일로 표기하여 이에 따릅니다.

[너희 법이 불공평하여 나의 생명은 빼앗지만 나의 충혼(忠魂)은 빼앗지 못할 것이다. 지금 나를 교수형에 처한다면 나는 죽어 수십만 명의 이재명으로 환생하여 너희 일본을 망하게 할 것이다. (이재명 의사 재판 어록)]

오늘도 우리나라의 가을 들판이며 산에는 누린내향을 솔솔 풍기는 [누린내풀]이 그의 꽃말인 [내 이름을 기억해 주세요]라며 삶의 기억을 남기기 위해 안간 힘을 다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독립운동가 청년 이재명의 이름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또한 우리가 살아 있슴을 만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하루가 되어야 될 것입니다. 어제보다는 조금 더 행복한 하루되세요.
♧ ME부부 꽃배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