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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에 백두대간 졸업식을 치루었다.... 마치 우승을 하기라도 하듯, 종주자들에 섞이어 함께 기뻐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즐거운 시간을 마치고 귀가하면서 기쁨 건너의 허전하고 아쉬운 면 또한 가득하다....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땜방산행....하지만, 나에게 있어 미답지의 아쉬움은 태산만큼 크게 다가온다.... 졸업을 마친 다음 날 무거운 몸을 이끌고, "뱀재∼죽령(묘적봉,도솔봉)" 구간을 메꾼다....비록, 남진으로 역순이지만.... 이제 남은 구간은 단 하나...."고치령∼도래기재(갈곶산,선달산,옥돌봉)"이다.... 고민이 많다....무박으로는 아쉽고, 당일 산행으로는 꽤나 부담스러운 구간이다.... 전회에는 소백산 서쪽의 구간을....이번에는 소백산 동쪽 구간을 넘어서게 된다.... 오늘 산행구간.... "고치령∼도래기재(갈곶산,선달산,옥돌봉)"는 소백산 동쪽 끝단부로 태백산과 연결되는 구간이다.... 국토의 중앙부에 위치한 소백산 일대는 과거 삼국시대에 삼국의 격전지로 알려진 곳이다.... 전쟁 물자와 군사들이 드나들던 고갯길이 전쟁을 겪고 나서는 영남과 충청과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고갯길이 되었다.... 소백산에는 크게 3개의 고갯길이 있으며, 이는 죽령,고치령,마구령이다.... 죽령은 졸지에 전회의 들머리가 되었고, 고치령과 마구령은 오늘 산행에 지나게 된다.... 명산중의 명산인 태백산과 소백산이 서로 섞이는 곳.... 영험한 명산들의 정기가 넘치는 곳의 입구에 나 홀로 서 있다.... ※ 산 행 개 요 ○ 산행위치 : 경북 영주시 단산면,부석면, 봉화군 물야면,춘양면 / 강원 영월군 김삿갓면 ○ 주산높이 : 갈곶산 966, 선달산 1236, 옥돌봉(옥석산) 1242m ○ 산행일시 : 2015. 6.13(토) 10:27∼19:26 ○ 이동거리 : 25.0km ○ 소요시간 : 8시간59분 ○ 이동시간 : 8시간11분 ○ 산행코스 : 고치령-미내치-1096.6봉-마구령-갈곶산-늦은목이-선달산-박달령-옥돌봉-도래기재 ○ 산행주체 : 단 독 ○ 기상상황 : 맑 음(흐리다 폭우) ○ 난 이 도 : 1, 2, 3, 4, 5
좌석리를 지나 고치령으로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더 가파르고 길다....고개를 넘어 마락리로 향한다.... 고치령샘은 고개에서 150m 정도 아래의 길 옆에서 물을 쉼없이 뿜어내고 있다.... 적지도 많지도 않은 물은 차갑지도 않고 약수 특유의 색다른 맛이 없이 소박하게 몸을 적셔준다.... 인적이 드문 고치령에서는 주문을 외는 소리와 함께 꽹과리 소리가 요란한데, 좀 구슬프게 들린다.... 고치령(古峙嶺 760m) 대동여지도 등에는 "곶적령(串赤嶺)"으로 표기하고 있는 데, 고치령을 소리에 따라 옮겨 표기한 것이라 한다.... 고치령은 태백산이 끝나고 소백산이 시작되는 백두대간의 주능선이며, 두 명산이 서로 섞이는 곳이기도 하다.... 옛날부터 소백산과 태백산 사이는 양백지간(兩白之間)이라 하여 특별히 여겼다.... 양백지간은 큰 난리를 피할 수 있는 십승지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으며 또한 인재를 많이 배출하는 곳이다.... 지금은 백두대간의 주능선 중 하나로 불리우는 곳이나, 그 역사를 보면 애정이 더 깊어질 것이다.... 고치령은 마구령, 죽령과 함께 소백산을 넘는 세 개의 고갯길 중 하나였다.... 그러나 영남지방에서 서울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했던 죽령과 달리 고치령은 장돌뱅이나 인근 주민들이 넘나들던 소박한 고개로 영월과 순흥을 잇는 가장 가까운 길이었다.... 영월에는 단종이 유배 되어 있었고, 순흥에는 수양대군에 저항하던 금성대군이 유배되어 있었다.... 그들은 고치령을 오고가며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복위운동을 준비하던 중 거사가 발각되어 모두 죽음을 당했다.... 단종과 금성대군 뿐 아니라 고갯길을 넘나들던 이들과 인근의 모든 이들이 죽음을 당하였다.... 그것을 아파한 백성들은 고치령에 산신각을 세우고 단종을 태백산의 산신으로, 금성대군을 소백산의 산신으로 모시고 있다....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소백산 편에는 단산대장군과 포도대장군이 소백지장(小白地將)을 호위하고 서 있고, 건너편 태백산 줄기가 시작되는 곳에는 태백천장(太白天將)이 양백대장과 항락(恒樂)과 함께 산령각을 지키고 있다.... 소백산과 태백산을 가르는 기준인 고치령에서 소백은 땅이 되고 태백은 하늘이 된다.... 고치령 산령각(서낭당) 고치령 정상에는 한 칸짜리 아담한 산령각(서낭당)이 자리해 있다.... 단종을 태백의 신으로, 금성대군을 소백의 신으로 모신 이곳 산령각은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영험하기로 이름난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명산 중의 명산으로 꼽히는 태백산과 소백산이 몸을 섞는 곳이니 더 말해 무엇 할까 싶다. 산령각 안에서는 호랑이를 탄 산신과 말을 탄 단종, 그리고 말고삐를 쥔 금성대군이 나란히 제상을 받고 있다 한다.... 지금 저 모습은 굿을 하는 모습이다.... 우리들의 어머니들과 할머니들이 오랜 세월동안 몸과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자 했던 유일한 간절한 모습.... 산행을 시작하고 5분여를 가다보니, 안내판과 함께.... 산행로의 블럭들을 걷어내는 작업장이 세군데가 있다.... 푹신한 대간길과 우거진 숲은 힐링을 떠오르게 하나, 조망은 포기해야 하는 구간이다.... 미내치(820m) 미내치는 단산면 마락리 새목마을에서 경북 영주의 3대장터의 하나인 부석장날에 백성들이 넘나들던 고개이다.... 미내치라 표시된 출입금지 표지판.... 과연 이곳이 미내치 일까?.... 안내판으로부터 마구령 방향으로 5분 정도 진행을 하면, 이곳이 미내치가 아닐런지.... 이곳을 지나면서 마락리 방향에서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두마리의 삵이 싸우는 소리인데, 그 소리는 가까워졌다가 조 멀어지기를 수 차례 반복하며, 힐링을 훼방한다.... 소리에 쫓가다싶게 올라선 곳은 1096.8봉이다.... 헬기장으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원상복구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삼각점을 찾을 수 없다.... 1096.8봉 한켠에는 소백산국립공원관리소에서 설치한 금연계도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다.... 산길은 대체로 큰 고도차 없이 편안하고, 새 소리들 만이 들리는 곳이다.... 괘심한 노송과.... 아픈 노송을 지나니.... 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자동차 석대가 좌우로 뒤뚱거리며 지나고 있다.... 산길을 내려서고....마구령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한다.... 마구령(馬駒嶺 820m) 경북 영주시 부석면 남대리와 임곡리를 남북으로 이어주는 고개로 장사꾼들이 말을 몰고 다녔던 길이라고 하여 마구령이라 불렀다고 한다.... 장사꾼들이 말을 몰고 장사를 다녔던 고개지만 이곳에도 단종과 금성대군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남겨져 있다. 남사고가 양백지간에 있다던 숨겨진 명당에 자리한 마을이다.... 첩첩 산줄기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펑퍼짐한 너른 터가 있어 순흥으로 유배왔던 금성대군이 이곳에서 단종 복위를 위하여 병사를 양성했다고 한다.... 물론 그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그 병사들의 대다수도 죽음을 당했을 것이다.... 마구령에는 정상석과 함께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산객들을 만나게 된다.... 894봉을 오르고, 넘으며...마구령에서의 분들과 일행으로 보이는 세분의 산객들... 이후로는 인적이 없다.... 이후 발걸음과 마음까지 편안한 길이 이어진다.... 좀 외롭기는 하다.... 1057봉을 지나고....(이정표는 1040m으로 표기...) 지겨워질 무렵.... 짧지만, 암릉길이 나타나고.... 그 암릉은 자연 그대로... 로프 하나 설치되어 있지 않다.... 934봉 헬리포를 지나면.... 이내 순한 길의 연속이다.... 갈곶산(966m) 966봉이라 부르는게 낫겠다....지도에는 이름이 없는데 표지판에 '갈곶산'이라고 써 있다.... 봉화와 영주의 경계가 되는 산으로 오른쪽 능선으로 빠지면 부석사를 품고 있는 봉황산으로 가는 길이다.... 고치령에서 이 곳까지는 거의 정동방향이다....여기서 백두대간은 북쪽을 향해 수직으로 방향을 튼다... 늦은목이(800m) 남대리 주막거리와 봉화 물야면 생달마을을 잇는 고개이다.... 지금은 소백산 자락길 12자락길 중 9자락(방물길)로 소개되고 있다.... 방물길은 삶과 애환이 서려있는 보부상들이 걷던 길이다....보부상길은 동해안에서 시작되었다.... 소금,미역,고등어 등을 이고 지고 12령고갯길을 넘어 봉화에서 다시 잡곡으로 바꾸어 사흘 밤낮 산길을 걷다가 산적을 만나 낭패를 보기도 했다 한다.... 물가에서 소금 찍어 허기진 배를 채우며 힘겹게 고갯길을 넘던 보부상, 그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9자락은 한평생 등짐과 봇짐을 진 선조들의 눈물이 스며 있는 길이다.... 고치령에서 늦은목이 구간은 소백산국립공원의 관리지역이며, 인공계단등을 볼 수가 없었으며, 그나마 헬리포트의 인공물들을 치우는 모습이었다.... 늦은목이에서 부터 도래기재 구간은 영주국유림관리소의 관리지역이다.... 먼저, 원통 나무계단이 반긴다....나무계단들은 생각보다 많이 설치되어 있고, 그 만큼 된비알이 심하다.... 이제까지의 호사스러운 산행길은 볼 수 없다.... 외씨버선길 안내판이 먼저 반긴다.... 선달산(先達山, 仙達山 1,236m) 태백산과 소백산이 이어지는 백두대간 구간인 선달산은 한자로 (仙達山/신선이 놀던 곳)이라고도 하고, 先達山(먼저 올라야 한다는 뜻)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이름은 왠지 알로 먹을 것 같은 데, 늦은목이에서 거의 1시간 가까히 걸려 올라오게 된다.... 이러한 정성 어린 이정표는 4군데에서 본 듯하다.... 바윗길을 올라서고.... 숲길을 지나다 보면.... 선달산 정상에서 1.1km 지점에 선달산 옹달샘 이정표가 보인다.... 하지만, 지쳐가는 상황에서 왕복 300m가 부담스럽다.... 오늘 산행중 처음 보는 평의자.... 두번째 평의자....잠시 휴식을 취해 본다.... 박달령의 헬리포트와 백두대간 이정표.... 왠지 주말의 산객들로 와글와글 해야 할 것 같은 데, 인적 하나 없다.... 이정표와 백두대간 지도와 안내판, 화장실, 산령각과 휴게시설들을 갖춘 곳이다.... 옥돌봉 3.0km, 도래기재 2.7km....이제 5.7km만 가면 되겠다.... 고갯마루의 산령각은 태백산을 등지고 있어 매년 초파일이면 산 아래 마을 오전리 주민들이 산신제를 지낸다고 한다.... 옥돌봉 아래 문수지맥 분기점까지의 된비알은 높은 습도와 함께 지금까지의 순한 길에 대한 개념을 무너뜨린다.... 이곳에 주저앉아 20분 가까히 휴식을 취한다.... 옥돌봉 정상부에는 많은 옥돌들이 서 있다.... 옥돌봉(玉石山 1242m) 경북 봉화군 춘양면 우구치리에 위치한 산으로 옥석산이나, 산꼭대기에는 옥돌봉이라는 암각의 표석이 세워져 있다.... 지명은 『조선지형도』에서 처음 볼 수 있으며, 산의 정상부에 흰 바위가 있는데 여기서 지명이 유래한 듯하다.... 이 바위의 '빛이 예천까지 비친다'고 해서 예천봉 또는 예천바위라고도 하며, 대동여지도는 백병산으로 적고 있으며, 산 아래 마을은 그 빛이 비친다 해서 서벽리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산 아래 우구치리에는 지금은 폐광된 금정으로 불리는 금광이 열리면서 인구가 수천 명에 이르고 극장이 설치될 정도로 번성했다고 한다.... 옥동봉 헬리포트.... 막혀 있는 조망.... 높이의 표기가.... 도래기재를 앞둔 마지막 봉우리인 옥돌봉.... 철쭉나무 보호수.... 550년이 넘는 철쭉나무이다.... 옥동봉에서 하산을 할 무렵부터 축가를 불러주던 천둥과 번개는 19시를 넘기면서.... 폭탄 같은 장대비를 내리 붓는다.... 기다려야 할 "콜택시 기사님"은 어디로 가고.... 지나간 폐금광의 영광처럼....텅빈 도래기재만이 백두대간 완주자를 맞이한다.... 백두대간의 마무리를 하는 완주자를 시원하게 해 주는 게... 하늘의 큰 뜻이라면..... 도래기재...나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고개 이름일 듯 싶다.... |
첫댓글 무박으로 진행했던 고치령-마구령 구간의
주간 풍경 정감있게 즐감했습니다.
무박을 당일로 끝내시다니, 중대장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완전 졸업
축하드립니다.
산행후 무리한 산행으로 끙끙대고 있지만 그대로 입니다^^
마음은 뿌듯
완졸완축^^^^^^^^
완졸완축 감사드리며^^
이제는 무얼 하나 행복한 고민중이네요
살면서 채워주지 못한 게 많을텐데, 앞으론 대간처럼 그답 메꿔주시게. ㅠㅠ
넵 선배님의 말씀^^
명심하여 받들도록 하겠습니다
일단은 추카 추카.. 대단한 열정에 .. 그런데 왜 내가 열 받는지..
에고..
고생 하셨슴다..
넓으신 아량으로을 피하시길 빌어요여러 번 생각이 들더군요(산악회 함께)산 오르막 듁음
산행을 하면서
푸른시절님은 과연 이 기나 긴 코스를 언제나 메꾸시려나
제발 당일 2회로 하세요
※ 삵 두마리가 싸우는 통에 발걸음이 빨라졌고
선
옥돌봉 오르막 더 듁음
진정한 완등혀유
근디 폭우에 노페물이 제거되니 노계가 영계루 탈바꿈을
여하튼 굳
뫼바람님 산행기를 읽다보니 우린 어땟을까 싶어 사진을 뒤적여 봅니다^^기보다는 승리자의 세레머니^^ 멋지십니다
한완등을 드립니다
무박으로 진행했던 구간을 당일로 그것도 외로움을 끌어않고 홀로
기나긴 여정 수고하셨네요
무더위와 싸움에서 이기셨어요 하늘도 감동해 소낙비를 내려주시고
젖은 모습이 애처롭다
부럽
외로움 보다도린 기억만이 각인되는 산행이었습니다^^무리한 산행은 금물
삵들의 싸움 소리에 기겁을 하고
천둥&번개 소리에 쫄아서
내
고맙고
대간 종주 축하드립니다.
이구간을 나홀로 산행 계획을 세우다 보니 뫼바람님의 산행기를 접하게 되었네요.
오고가는 교통편과 콜택시 이용 하셨다고 하는데 전화번호등 정보를 얻을수 있을까요??
댓글 부탁드립니다^^
봉화콜택시 054-674-1116 인데 다니더라구요택시비가 좀
저는 운 좋게도 지나가는 봉고차에
자주는 아니지만, 도래기재는 차들이
좌석리가 문제이지요
아름답네요~~
설명이 자세하여
산길을 걷는듯 상쾌하네요~~
사진 즐감했읍니다^^**
감사합니다한울타리님산신령이 짖궂은 폭우 을
날씨가 좋았었는데
카페 묵언수행자 한말쌈^^
완등 축하드리고
이제 남진하셔야죠^^
고고~~~^^
써니님의 귀한 마실 감사드립니다
남진은 아직
혹시 꼬시면 몰라도
@뫼바람 나두 꼬시면 혹시? ㅍㅎㅎ
난 이거 안해^^ ㅋ
그러도 한번 혀봐유^^
미쳐 버리실 거예유
마무리 땜빵 으로 완주를 추카 추카 합니다.
이제는 무얼 하나 하는지
祝=\\\=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