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뿌리 추출물이 비염을 완화시켰다
할미꽃 뿌리를 말려 한약재 '백두옹'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의학연구원 제공© 제공: 파이낸셜뉴스 |
할미꽃 뿌리를 말려 한약재 '백두옹'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의학연구원 제공 |
[파이낸셜뉴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융합연구부 김태수 박사팀은 할미꽃 뿌리로 알려진 한약재 '백두옹'의 알레르기 비염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비염에 걸린 실험쥐에 할미꽃 뿌리 추출물을 먹여 비염증상이 최대 38% 개선됐으며, 콧물을 만드는 세포가 최대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김태수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친숙한 한약소재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분석해낸 결과"라며 "백두옹 추출물에서 알레르기 질환을 개선하는 현상을 밝혀낸 만큼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한의소재 기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할미꽃은 전통적으로 뿌리를 캐 햇볕에 말려 '백두옹'이라는 약초로 사용했다. 예부터 백두옹은 해독의 효능이 있어 염증 완화, 지혈, 지사약으로 사용해 왔다.
연구진은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실험쥐에 백두옹 추출물을 먹여 치료효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대표적 알레르기 비염 증상인 코 문지르기가 38%, 재채기 횟수가 35% 개선됐다. 또 코속 상피조직의 두께도 최대 24% 감소했다. 이와함께 코 점액을 생성하는 술잔세포의 수도 최대 49% 줄어들었다.
이어서 실험쥐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백두옹 추출물을 먹인 실험쥐들에게서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히스타민 등의 발현이 유의미하게 줄어드는 것도 관찰했다. 나아가 백두옹 추출물의 명확한 약리현상을 밝혀내기 위해 알레르기 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Th2' 세포의 분화 및 활성 변화를 살펴봤다. 그 결과, 백두옹 추출물이 Th2 세포 내에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신호전달 체계 'STAT6/GATA3'에 영향을 미쳐 Th2세포의 분화와 활성을 조절한다는 것도 밝혀낼 수 있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국제전문학술지인 '생물의학 및 약물치료(Biomedicine & Pharmacotherapy)'에 지난 4월 18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콧물 줄줄에 ‘에취~’…알레르기 비염 잡을 길 열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한의학연, 할미꽃 뿌리 백두옹 효능 확인
코 문지르기·재채기 횟수 등 크게 감소
한국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인 할미꽃 모습. 뿌리 부위는 한약재인 ‘백두옹’의 원료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연구진은 11일 백두옹이 알레르기 비염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점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제공© 경향신문
국내 연구진이 할미꽃의 뿌리로 만든 약재가 알레르기 비염을 개선하는 데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김태수 박사팀은 11일 할미꽃의 뿌리로 만든 한약재인 ‘백두옹’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개선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디슨 앤드 파마코테라피’ 최신호에 실었다고 밝혔다.
할미꽃은 한국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로 몸통 전체에 털이 돋아나 있다. 산과 들판의 건조한 양지에서 주로 자란다. 할미꽃의 뿌리는 약재로 쓰는데, 흰머리 노인을 뜻하는 ‘백두옹(白頭翁)’이라고 부른다. 할미꽃의 뿌리를 캐낸 뒤 햇빛에 말려서 만든다. 한의학연구원에 따르면 백두옹은 염증 완화, 지혈, 지사 등에 사용돼왔다.
이번에 연구진은 백두옹이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실험용 쥐에게 백두옹 추출물을 경구 투여했더니 알레르기 비염 증상인 코 문지르기와 재채기 횟수가 대조군에 비해 각각 최대 38%, 35% 줄었다. 코 점액을 생성하는 ‘술잔세포’의 수도 대조군보다 최대 49% 감소했다.
연구진은 백두옹 추출물이 몸속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효과를 내는지 규명하기 위해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Th2’ 세포를 관찰했다.
그 결과, 백두옹 추출물이 Th2 세포 내에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신호전달 체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진에 속한 지건영 기술연구원은 “백두옹 추출물이 Th2 세포의 활성을 억제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은 전 세계 인구의 10~40%가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와 대기오염 등의 영향으로 발병률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항히스타민제 등을 사용해 치료하지만 장기 투여에 따른 부작용 등으로 완전한 치료는 어렵다. 이번에 나온 연구진의 분석으로 인해 알레르기성 비염을 치료할 또 다른 방법이 생긴 셈이다. 연구진은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한의학 소재에 기초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