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단순한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참사랑의 원형을 보여준 파란 눈의 두 수녀님 이야기!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처럼 자신들의 삶이 세상에 드러나는 걸 원치 않고 진정한 마음으로 한센인들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친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님의 참사랑의 실천을 전한다. 소록도 사람들이 천사라고 부르는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1962년과 1966년부터 2005년 11월 22일 떠나던 날까지 소록도의 한센인을 위해 40여 년을 봉사하던 중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자 그동안 힘들게 살아온 소록도 환우들에게 부담되기 싫어 떠난다는 편지 두 장만 남기고 조용히 고향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다. 소록도에는 당시 10대들이 많이 발병하는 어린 한센병 환자가 많았는데, 두 사람은 부모가 필요한 어린 환자들에게 엄마와 가족이 되어주었다. 소록도에는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이 많았고 해야 할 일도 끝이 없었다. 두 사람은 세계 여러 나라 구호단체에 치료제와 결핵약, 감기약, 항생제, 피부약, 각종 연고, 비타민과 막대한 양의 의료용품 등을 서구 여러 나라에 도움을 청해 수십 년 동안 소록도의 환우들에게 나눠줬다.
소록도 자혜병원 100주년 기념행사에 오신 마리안느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했다. 아직도 연금을 모아서 가끔 소록도의 환우들에게 10유로, 20유로씩 편지 봉투 속에 넣어 보낸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이 시대의 참사랑을 실천하는 본보기다. 소록도의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두 수녀님의 감동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은 봉사와 희생, 차별 없는 사랑의 가치를 깊이 느낄 수 있도록 해주며, 우리에게 진정한 나눔과 인류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이야기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넘어, 오늘날에도 깊은 감동과 교훈을 주는 소중한 이야기이다.
목차
작가의 말
1. 알프스의 두 소녀
2. 그리스도 왕시녀회
3. 큰 꿈을 심어준 다미안 신부
4. 나이팅게일 선서
5. 처음 본 한센인
6. 한센인 마을의 아이들
7. 작은 사슴을 닮은 섬
8. 아기들의 또 다른 엄마가 되어
9. 반가운 손님
10. 고향으로 가다
11. 십 대들의 질병
12. 다시 찾은 소록
13. 소록도 사람들과 의료진들
14. 날개 없는 땅의 천사들
15. 서로 기대어
16. 드러내지 않는 삶
17. 이별 준비
18. 초록 나뭇잎과 파란 비둘기
참고 자료
연보
책 속으로
“마가렛,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픈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마리안느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건 나도 같은 생각이야.”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마음속에 작은 불씨 하나가 서서히 타오르고 있다.
“마가렛, 우리 이참에 간호학교에 들어가서 제대로 공부해 보는 건 어때?”
“좋아! 우리 함께 공부하자!”
두 소녀의 눈빛이 반짝였다. 간호사의 길을 향한 그들의 첫걸음이 시작되고 있었다.
--- pp.16-17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어느 날, 마가렛은 동료들과 함께 한국 땅을 처음으로 밟았다.
“아, 여기가 한국이구나.”
마가렛의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는 비행기에서 내려 기차와 버스를 타고 한센인 마을에 도착했다. 긴 여정에 쌓인 피로를 풀 겨를도 없이, 낯선 한국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간간이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였다. 길에서 만난 아이들은 맨발에 낡고 해진 허름한 옷을 입고 있었다.
“세상에, 이 추위에 양말도 신지 않았네. 아이 가엾어라.”
--- p.46
“얘들아, 그런 거 함부로 먹으면 안 돼!”
마리안느는 너무 안타까워 말렸다.
“배가 고픈 걸 어떡해요.”
아이들이 힘없이 대꾸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영아원에서 잘 놀던 세 살배기 아이가 해충으로 인해 갑자기 숨이 멎는 큰 사건이 일어났다.
“어쩌면 손쓸 시간도 없이 허무하게 가버리다니…… 흑흑.”
아이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놀란 마리안느는 큰 충격을 받고 한동안 눈물을 쏟았다.
“아기들에게 먹일 음식은 반드시 끓이고 철저히 관리해 주세요.”
--- pp.65-66
“마가렛, 우리 상금을 받아다가 좋은 곳에 쓰면 어떨까?”
마리안느가 물었다.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어서 좋긴 하겠지만, 난 시상식장에는 가지 않을 거야. 언니 혼자 다녀와.”
마가렛은 가까스로 대답했지만, 그런 자리를 불편해하는 그는 공개적으로 말했다. 마리안느도 그의 성격을 알기에 간호과장과 함께 가서 상을 받았다. 그리고 받아온 상금 전액은 구급차가 없던 국립 소록도병원에 기부했다.
--- pp.126-127
고향 오스트리아로 돌아가지 않고 소록도에 영원히 남길 원했지만, 큰할매 마리안느가 대장암에 걸리고 말았다.
‘내가 암에 걸린 줄 알면 사람들이 날 돕겠다고 나설 텐데…… 힘들게 살아온 그들에게 더 힘들게 할 수 없어.’
--- p.136
평생 소록도에서 가족처럼 살기로 했던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 할매는 처음 소록도에 올 때 가져온 낡은 큰 가방 하나씩을 들고 정든 붉은 벽돌집을 나섰다.
곱게 물든 벚나무 단풍이 떨어져 뒹구는 길을 따라 선착장을 향해 걸었다.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돌계단 옆 키 큰 동백나무는 다가올 겨울에 필 튼실한 꽃봉오리를 달고 있다.
두 사람은 선착장에 다다라 오던 길을 뒤 돌아보고 나룻배에 올랐다.
사십 년이 넘도록 고향처럼 살았던 소록도의 자연과 이곳 사람들이 준 사랑을 당연한 듯 받아왔던 미안함이 슬프게 밀려왔다.
--- p.147
줄거리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오스트리아 알프스 근처에서 태어나 성장하는데, 두 사람은 간호사가 되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키운다. 어린 시절 전쟁을 겪으면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다미안 신부님의 이야기를 통해 한센병 환자들을 돕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두 사람은 인스브루크 대학병원 간호학교에 입학하여 본격적으로 간호를 배우고 실습한다. 수업을 통해 간호사로서 가져야 할 태도를 배우고, 환자를 가족처럼 돌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는다. 그러던 중 한국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봉사활동이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어 소록도로 향하게 된다.
소록도는 한센병 환자들이 강제로 수용된 곳으로, 사회로부터 외면받고 있었고, 한센병 환자들은 고립된 채 생활하며, 많은 사람들이 가난과 질병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 특히, 부모가 한센병 환자인 아기들은 더욱 힘든 상황에 놓였다.
이에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아기들을 보호하고 돌보기 위해 영아원을 설립한다. 그러나 부모들은 처음에는 아이들을 맡기기를 꺼려했다. 영아원에 맡기면 아이들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점차 부모들의 마음이 열렸고, 아이들은 안전하게 영아원에서 자라게 된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한센병 환자들에게 의료 지원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위로도 제공했다. 사람들의 차별과 편견 속에서도 환자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주며, 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며, 소록도에 필요한 물품을 해외에서 지원받았다.
두 사람은 43년 동안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과 함께하며, 그들의 삶을 변화시켰다. 많은 사람들이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천사’라고 부르며 존경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마리안느의 건강이 악화되었다.
마리안느는 자신이 병들어 소록도 사람들에게 부담이 될 것을 염려하며, 조용히 섬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마가렛 역시 마리안느를 따라 함께 떠나기로 하는데 두 사람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편지 한 장만 남긴 채 고국 오스트리아로 돌아간다.
소록도 사람들은 두 사람이 떠난 후에야 그들의 헌신적인 사랑을 더욱 절실히 깨달았다. 한센병 환자들은 두 수녀님이 보여준 사랑과 희생을 잊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업적을 기리게 되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평생을 소록도를 위해 바쳤으며, 그들의 사랑과 희생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출판사 리뷰
작가의 말
작은 섬 소록도에는 일제강점기부터 강제로 들어온 한센병 환자들이 살고 있다. 소록도병원 원장인 일본인은 소록도를 아름답게 만드는 데 환자들을 강제로 일을 시켰고, 말을 듣지 않으면 감금실에 가두어 폭행했다. 그들은 온갖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었고, 도와주는 이도 없었다. 수치심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이 수없이 많았다. 소록도에는 지금도 그 참혹한 흔적이 남아 있다.
1945년 일본으로부터 해방되었지만, 환자들은 고향에서 이미 호적이 지워지거나 죽은 사람으로 되어 있었다. 더욱이 오랫동안 갇혀 지내서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것이 두려웠고, 설령 나간다 해도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다시 소록도로 돌아오곤 했다.
정부 지원으로 생활하던 환자들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나라가 몹시 어려워지자 끼니는 물론이고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해 병이 악화되었다. 게다가 병을 치료해 주는 의사와 간호사도 전염을 두려워해 오기를 꺼렸으며, 들어와서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떠났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님은 일반 사람들과 차별받으며 절망에 빠진 한센인 누구에게나 똑같은 희망을 주고, 사랑으로 포근히 감싸안았다. 무엇보다 한창 부모의 사랑을 받아야 할 10대 환자들을 위해 아동 치료실을 열고 다정한 엄마와 할머니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온갖 정성을 쏟았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소록도 사람들에게 ‘큰 할매’로 불리며 가족처럼 지내던 마리안느에게 갑자기 병마가 찾아왔다. 죽어서도 소록도에 묻히겠다고 했던 마리안느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 힘들게 살아온 소록도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기 싫어 조용히 떠날 준비를 했다. 늘 함께했던 ‘작은 할매’ 마가렛도 마리안느의 뜻에 따라 43년 동안 정든 소록도를 떠나기로 했다. 두 분은 소록도 사람들에게 편지를 남기고 고국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다. 조용히 왔던 것처럼 떠날 때도 그러했다.
두 수녀님이 떠난 후, 그들이 소록도에서 했던 일들이 하나둘 알려지기 시작했다. 소록도는 물론이고, 두 분을 만나기 위해 오스트리아를 찾아간 이들에게 수녀님들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소록도 사람들에게 한 일은 특별한 것이 아니며, 그들과 함께했던 시간이 정말 좋았고, 좋은 친구로서 우리를 매우 기쁘게 해주었다. 오히려 소록도에서의 시간이 우리에게 무척 행복했다. 무엇보다 우리가 지나치게 높이 평가되는 것이 부담스럽다.”
이처럼 자신들의 일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으셨기에, 글을 쓰는 내내 혹여 누가 되지 않을까 무척 조심스러웠다.
소록도에서 인연을 맺은 두 수녀님의 지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마리안느·마가렛 연수원과 M 치료실, 사택 등 두 분이 가슴에 품은 43년의 사랑의 발자취를 둘러보면서 미안함과 감사함에 눈물이 났다. 소록도 한센인들의 가족이 되어 주신 영원한 천사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님! 두 분이 노벨 평화상의 주인공이 되시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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