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지(自由意志)
에덴동산에서 우리는 神으로부터 자유의지를 선물?받았다는 이야기는 납득이 잘 안 된다.
자유의지란 "자기가 원해서"인데, 우리는 우리가 원해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나로 말미암아(自由) 내가 원하는대로(意志) 이루어지는 게 사실상 하나도 없다. 태어남은 물론, 학교 직장 결혼 출산 등과 심지어는 죽음까지도...
태어나는 것은 그저 우연이요, 죽는 것은 필연이란 것만 다르다.
그러면 또 사랑은 우연이고 이별은 필연이 되나?
세상사가 내맘대로 되지 않는 것도 그래서지 싶다.
사실상 따지고 보면, 감자를 땀흘리며 캐나 돈을 열심히 집중해서 세나 별 차이도 없다. 아파트가 80평이건 20평이건 또 뭐가 다른가.
다른 이유를 굳이 찾자면? 그냥 쇼(show)일 뿐이다. 화려함과 단출함. 그리고 보는 관객수의 차이?
그래! 그러고보니 인생이 쇼인 것 같다! 많이 보여주거나 적게 보여주거나. 크게 보이거나 작게 보이거나.
그런데 적당히 벗으면 설레지만 다 벗으면 시큰둥하다 질리듯이, 너무 많이 보여주면 식상할 것도 같다.
그래서인지 이런 노랫가사가 참 찰지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님을 위한 행진곡)
이 시 역시도 감칠맛 난다.
"우리 어디서 다시 만날까..." (김광섭, 저녁에)
너는 나에게 80억 분의 일이니, 우연이라고 하기엔 운명같고, 헤어졌다 다시 만나면 태어날 때부터의 숙명이 아닐까?
그래서 함부로 '자유'를 말할 때 왠지 원래 내것이 아닌 것처럼 낯설다. 그리고 특히 자유를 목적으로 삼을 땐 부자연스럽기까지 하다. 뭔가를 의도해서 진실을 감추려는 듯. 그럴 땐 차라리 '해방'이라고 해야 맞을 듯.
내 생각(意思)과 의견과 의도와 의지를 자유에서 그 이유와 원인을 찾는다면 공허하게 들리면서도 슬플 것 같다.
왜 슬픈지는 각자가 생각해보자.
내 경우는, 폭력과 책임과 공동체를 연상했다.
아무튼, 자유의지는 그저 "관념의 지배"라는 생각이다.
오늘의 명상 끝.
kjm _ 2021.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