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즈볼 프로젝트 김남우] 올시즌이 끝난 후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한 박병호를 보기 위해 하루가 멀다하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경기장을 찾고 있다. 지난 8월 26일 목동 야구장을 찾은 스카우트들은 박병호의 ‘쇼케이스’ 를 감상할 수 있었다.
애 슬릿 미디어에서 제공한 ‘트랙맨’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박병호가 기록한 홈런은 159.34m로 측정됐다.(KBO 리그 공식 기록 135m) 이를 변환하면 약 523피트에 해당하는데,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500피트를 넘어간 홈런 타구는 단 한 개도 없었다. ‘트랙맨’ 시스템은 레이더를 이용해 투구의 모든 데이터를 산출해내는 시스템으로 타구거리의 1/100000mm까지 측정해낼 수 있다.
‘트리플 A 레벨 이상의 투수’를 상대하면?
박 병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성적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는 현재 성적에 리그 수준의 보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KBO 리그의 수준은 복합적이다. 전체적으로 더블A 정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근접한 선수들부터 루키, 싱글A 수준의 선수들까지 다양한 레벨의 선수들을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 강정호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외국인 선수들은 메이저리그 레벨에 근접한 선수들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외국인 선수들은 트리플A 이상이라 보면 될 것이다.
따 라서 박병호가 ‘트리플A 레벨 이상의 투수’들을 상대한 기록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의 메이저리그 예상 성적을 가늠해볼 수 있다. 이때 레벨은 트리플A 또는 메이저리그에서 뛴 경험의 유무를 기준으로 했다. 박병호가 이들을 상대로 어떤 성적을 남겼는지 살펴보자.(9월 2일 기준)
외국인 선수 상대 성적 (144타석 124타수)
.315 .396 .629 OPS 1.025 10홈런 BB% 11.81 K% 27.78
위 기록을 보면 박병호가 최소한 메이저리그에 근접한 선수들을 상대로는 괜찮은 성적임을 알 수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삼진이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도 위 수준의 장타력만 보여줄 수 있다면 삼진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미국에 진출해서 만나게 될 투수들의 레벨은 국내서 상대한 외국인 선수들 이상이 되겠지만, 또 모든 투수가 커쇼나 그레인키인 것은 아니다.
파워만큼은 미국에서도 최상위 레벨
박 병호의 파워는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도 뛰어난 수준이다. 기록원의 감에 의지해 측정하는 KBO의 홈런 비거리 대신 메이저리그와 동일한 방식으로 측정했을 때 그 파워의 ‘클래스’는 더욱 두드러진다. 애슬릿 미디어로부터 제공받은 메이저리그 중계에서 공을 추적하는 데 사용하는 ‘트랙맨’ 시스템을 통해 잠실과 목동 구장에서 박병호의 홈런 비거리 데이터를 구해본 결과다.
트 랙맨이 추적한 바에 따르면, 잠실과 목동에서 기록한 박병호의 홈런 평균 비거리는 134.09m(약 440피트)이다. 그런데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비거리가 가장 긴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올시즌 홈런 평균 비거리가 약 424피트이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멀리 공을 보내는 선수보다도 더 큰 홈런을 치고 있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와 KBO에서 사용하는 공의 반발력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무시할 수 없는 파워임에 틀림없다. (메이저리그 평균 약 397피트)
박 병호의 타구질 또한 메이저리그 최상위 레벨이다. 트랙맨 데이터에 의하면 박병호의 라인드라이브와 플라이볼 타구의 평균 속도는 161.52km/h를 기록했다. 시속 100.36마일의 타구 속도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박병호의 타구속도보다 빠른 타구를 기록한 타자는 스탠튼 한명에 불과하다.(시속 약 101마일)
박 병호와 함께 올시즌 KBO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에릭 테임즈의 기록과 이를 비교해보자. 테임즈의 잠실과 목동 구장에서의 홈런 비거리는 평균 123.48m이며, 라인드라이브와 플라이볼의 타구 속도는 153.67km/h이다. 비거리와 타구속도 모두에서 박병호가 앞선다. 박병호는 타구를 빠른 속도로 멀리 보낼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성공가능성이 테임즈보다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박 병호는 타구의 비거리와 속도뿐만 아니라 타구각도와 공의 체공시간도 평균을 상회한다. 박병호의 홈런 영상을 보면 굉장히 높게 날아가는 타구를 많이 볼 수 있다. 실제로 트랙맨 데이터에서도 박병호의 타구는 평균보다 약 4º 이상 높은 각도를 기록하고 있는데,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담장을 지닌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박병호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순수하게 파워만 봤을 때 박병호는 미국 내에서도 최상위 레벨에 견줄 수 있는 선수이다. KBO리그의 수준을 더블A 수준으로 낮춰서 본다 하더라도 이만한 파워를 지닌 우타 빅뱃을 구하기란 힘들다.
박병호의 빠른공 대처 능력은?
강 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당시에 가장 우려됐던 부분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평균 구속이 우리나라보다 5km/h 이상 빠르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는 달리 강정호는 시속 95마일(약 152km/h) 이상의 빠른 공을 상대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박병호는 어떨까?
아 쉽게도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속 95마일(약 152km) 이상의 공은 국내에선 보기 힘들다. 실제로 박병호가 올시즌 상대한 152km/h 이상의 투구는 총 5개로, 표본이 너무 적어 의미가 없다. 따라서 메이저리그 평균 구속인 148km/h 이상의 투구와 145km/h 이상의 투구, 140km/h 이상의 투구, 그리고 포심 패스트볼 전체를 박병호가 상대한 ‘빠른 공’의 기준으로 삼았다.
데이터 샘플
5월 8일~9월 1일 잠실과 목동 경기 (총 850구)
그 래프에서 보듯 박병호는 포심 패스트볼을 상대로 5할이 넘어가는 타율을 기록하면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구속이 빠를수록 더 높은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평균에 해당하는 148km/h 이상의 공을 상대로 만든 안타 4개 중 3개를 홈런으로 연결시켰고, 145km/h 이상의 공을 상대로 만든 7개의 안타 중에서도 5개가 담장을 넘어갔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148km/h~152km/h(시속 92마일~95마일) 포심 패스트볼 상대 타율은 .269, 장타율은 .433이다.
물론 앞에 어떤 구종을 던졌는지, 볼카운트 상황이 어떤지에 따라서 포심 패스트볼 상대 성적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빠른 공을 상대로 한 성적만 놓고보면 박병호 역시 강정호처럼 메이저리그의 빠른 공에 쉽게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변형 패스트볼
강 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초반 고전한 구종은 싱커라고 불리는 투심 패스트볼이다. 싱커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던지는 변형 패스트볼 가운데 하나로, 메이저리그에는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변형 패스트볼이 존재한다. 컷 패스트볼, 스플리터와 같은 이들 구종은 150km/h에 가까운 구속으로 미트에 꽂힌다.
메 이저리그에서 변형 패스트볼은 타자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포심 패스트볼의 구사비율은 36.4%인데, 변형 패스트볼(투심, 커터, 스플리터)의 비율 또한 27.9%에 달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에서 뛴 박병호에게 이는 익숙하지 않다. KBO리그에서 박병호가 변형 패스트볼을 만난 비율은 17%에 불과했다. 국내에서는 슬라이더(18.8%)를 변형 패스트볼보다 더 많이 상대했다.
트 랙맨 데이터에 의하면 박병호의 변형 패스트볼 상대 타율은 .222에 그치고 있다. 장타율은 .583으로 타율에 비해 나쁘지 않다. 변형 패스트볼을 상대로 4개의 홈런과 1개의 2루타를 기록해 방망이에만 걸리면 장타로 연결됐다. 문제는 방망이에 맞추질 못했다는 점이다.
아 무리 강한 타자라 하더라도 모든 구종에 강할 수는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강한 구종을 잘치면서 약한 구종을 얼마나 잘 참고 견디느냐다. 다행히도 박병호는 인내심이 강한 타자에 속한다. 올시즌 타석당 4.12개의 공을 보며 높은 인내심을 보여주고 있다.
박 병호의 변형 패스트볼 상대 성적에서 또한 인내심이 돋보인다. 변형 패스트볼 상대로 타율은 좋지 않았으나, 스윙%가 41.8%에 불과하고 출루율은 .349로 나쁘지 않은 수치였다. 박병호의 변형 패스트볼 상대 BB%는 16.0%로 상당히 높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변형 패스트볼의 유혹을 잘 참아낸다면 무사히 적응해낼 것으로 기대되는 요인이다.
지금의 박병호는 유망주 시절의 박병호가 아니다
박 병호는 LG 트윈스 시절 들쑥날쑥한 출장과 넓은 잠실 구장, 그리고 고정되지 않은 타순으로 인해 부진한 성적만을 남기며 만년 유망주로 불린 바 있다. 박병호의 미국행을 걱정하는 목소리 중에 이때 한정된 기회로 그가 자기 모습을 발휘하지 못했던 점을 지적하는 이들이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넥센처럼 믿고 기회를 주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박병호와 지금의 박병호는 분명 다른 타자다.
메 이저리그 진출 시 박병호의 최대 강점은 파워를 갖춘 홈런타자라는 점이다. 그 파워가 현 리그를 초월하는 수준이며 이를 누구나 인정하는 지금의 상황은 과거와는 분명히 차별화된다. 메이저리그 어느 구장에 가더라도 홈런을 넘길 파워를 지닌 박병호의 유일한 걸림돌은 부담감이다. 반대로 타자 친화 구장에 가게 된다면 우리가 예상하는 것 이상의 성적을 거둘지도 모른다.
박 병호의 진지한 자세와 성실함은 숫자로는 드러나지 않는 또 다른 장점이다. 박병호는 ‘내조의 여왕’이라 불리는 그의 부인으로부터 오래 전부터 영어를 배우고 있다 한다. 그가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에 대한 간절함과 노력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박병호가 자신의 능력에 믿음을 갖고 지금과 같은 자세로 야구에 임하기만 한다면,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도 먼 꿈이 아닐 것이다.
기록 출처: 애슬릿 미디어, KBO 홈페이지 문자중계, 베이스볼서번트(www.baseballsavant.com)
인포그래픽=이용희
쓰신분 허락받고 올리는겁니다..
괜찮다고 하시는분은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general&ctg=ranking_news&mod=read&ranking_type=popular_day&date=20150907&office_id=489&article_id=0000000052
bizballproject.com/?p=3075 여기로...
첫댓글 해적단으로 갔음 하지만 해적은 왼손타자가 필요한거 같고...주전 할 수 있는 팀으로 갔음 좋겠어요~
해적단 1루가 무주공산이라 가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본인도 강정호가 있으니 적응하기 쉬울거고 해적단도 강정호 성공사례가 있으니 불안감도 한층 줄어들었겠죠.
파이러츠가면 진짜 볼맛나겟네요 ㅎㅎ
앤젤스야 박병호 데려와라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