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무것도 즐겁지 않다고 말할 때, 그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마음이 보내는 도움 요청일 수 있습니다."
섭식장애를 겪는 아이들에게서 자주 보이는 모습 중 하나가 무기력함입니다. 좋아하던 일에 흥미를 잃고, 친구를 만나도 즐겁지 않으며, 무엇을 해도 기운이 나지 않는 상태입니다. 이처럼 즐거움을 느끼는 힘이 줄어든 상태를 '무쾌감증'이라고 부르는데, 연구에 따르면 섭식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이런 상태를 훨씬 더 많이 경험합니다. 특히 사람들과 어울리며 느끼는 즐거움이 크게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는데, 거식증을 겪는 사람의 약 10명 중 7명이 사람과의 관계에서 즐거움을 느끼기 어려운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무기력함은 마음의 다른 어려움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할수록, 그리고 우울감이 클수록 사람들과의 시간에서 즐거움을 덜 느꼈습니다. 섭식장애를 오래 겪을수록 이런 경향도 더 강해졌습니다. 또 충분히 먹지 못하는 상태 자체가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과 즐거움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즉, 아이가 사람을 피하고 무기력해 보이는 것은 성격 탓이 아니라 섭식장애와 함께 나타나는 증상의 일부일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이 무기력함은 회복될 수 있습니다. 섭식장애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과 성인을 살펴본 연구에서는 치료를 받는 동안 무기력함이 뚜렷하게 줄어들었습니다. 회복된 사람들도 아직 아픈 사람들보다 즐거움을 더 잘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치료를 마칠 때까지 무기력함이 많이 남아 있던 사람일수록 섭식장애 증상도 더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식사와 체중뿐 아니라, 아이가 다시 일상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지를 함께 살피는 것이 회복에 중요합니다.
"식탁 위의 회복만큼, 일상 속에서 다시 웃는 순간을 되찾는 것도 회복입니다."
가정에서 해볼 수 있는 해결 방안 3가지
① 음식과 상관없는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주세요
섭식장애를 겪는 아이에게 식사 자리는 부담스러운 시간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섭식장애를 겪은 당사자들은 음식이 없는 사회적 상황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산책, 함께 보는 영화, 보드게임, 그림 그리기처럼 음식이 중심이 아닌 활동을 짧게라도 자주 함께해 보세요. 처음에는 아이가 즐거워하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즐거움을 느끼는 힘은 천천히 다시 자라납니다.
② 아이가 감정을 알아차리고 말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기 어려울수록 사람들과의 즐거움도 줄어듭니다. "오늘 기분이 어땠어?"보다 "아까 친구 이야기할 때 조금 속상해 보였는데, 맞아?"처럼 구체적으로 물어보세요. 아이가 대답하기 어려워하면 "답답한 것 같기도 하고, 지친 것 같기도 하네"처럼 감정에 이름을 붙여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때 아이의 감정을 고치거나 판단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③ '즐거움의 회복'도 치료 과정에서 함께 살펴 주세요
치료를 받으며 무기력함은 줄어들 수 있지만, 많이 남아 있다면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예전에 좋아하던 것에 다시 관심을 보이는지, 친구를 만나고 싶어 하는지 같은 작은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해 보세요. 그리고 이런 변화를 담당 선생님과 꼭 공유해 주세요. 특히 우울감이 함께 있는 아이는 무기력함이 더 클 수 있으므로, 아이가 지나치게 처지거나 모든 것에 의욕을 잃은 모습이 계속된다면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Tchanturia, K., Davies, H., Harrison, A., Fox, J. R. E., Treasure, J., & Schmidt, U. (2012). Altered social hedonic processing in eating disorders. International Journal of Eating Disorders, 45(8), 962–969.
Dolan, S. C., Brown, T. A., Wierenga, C. E., Kaye, W. H., & Reilly, E. E. (2022). Changes in anhedonia over the course of eating disorder treatment. International Journal of Eating Disorders, 55(3), 399–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