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머리카락을 뽑는 건 나쁜 버릇이 아니라, 불안하고 복잡한 마음을 달래려는 몸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발모벽은 머리카락을 뽑고 싶은 충동을 참기 어려워 반복해서 뽑게 되는 상태입니다. 주로 머리, 속눈썹, 눈썹에서 나타나며, 피부를 뜯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과 같은 계열로 분류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1~2%가 발모벽을 겪을 만큼 드물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머리카락을 뽑을 때 마음이 진정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하며, 스트레스가 컸던 일을 계기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스스로 뽑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무의식적으로 손이 가는 경우도 많아, 잠든 사이에 뽑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발모벽은 ADHD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발모벽이 있는 성인 중 ADHD를 함께 가진 비율은 일반 인구보다 약 6배 높았습니다. ADHD를 함께 가진 사람들은 주의가 쉽게 흐트러지고,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나오며, 앞일을 계획하기 어려워하는 충동성이 더 강했습니다. 연구진은 집중하기 위해 머리카락을 뽑게 되거나, 충동성 자체가 두 가지 어려움을 함께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ADHD 약을 먹기 시작한 뒤 머리카락을 뽑기 시작했다가, 의사와 상의해 약을 바꾸자 사라진 아이의 사례도 보고되었습니다. 다만 더 많은 사람을 살펴본 연구에서는 ADHD 약을 먹는 사람과 먹지 않는 사람의 발모벽 정도에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약이 발모벽을 일으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발모벽을 지속시키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수치심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발모벽을 겪는 사람들은 큰 고통과 부끄러움을 느끼며 이를 숨기려 애쓰고, 대부분은 도움을 받지 못합니다. 이렇게 커진 수치심은 다시 불안을 키우고, 불안은 또다시 머리카락을 뽑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행동을 바꾸는 치료는 효과가 있지만 다시 반복되는 경우도 많아, 행동뿐 아니라 아이가 느끼는 부끄러움까지 함께 돌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또 뽑았어?'보다 '요즘 마음이 힘들었구나'라는 한마디가 악순환을 멈추는 시작이 됩니다.”
가정에서 해볼 수 있는 해결 방안 3가지
① 혼내기보다 아이의 부끄러움을 덜어 주세요
머리카락을 뽑는 모습을 보면 걱정되는 마음에 다그치게 되지만, 꾸중은 아이의 수치심을 키우고 오히려 몰래 뽑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가 일부러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고, "네 잘못이 아니야, 같이 방법을 찾아보자"라고 말해 주세요. 아이가 자신의 어려움을 숨기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② 손이 가는 순간을 함께 찾고, 대신할 행동을 만들어 주세요
아이가 주로 언제, 어디서 머리카락을 뽑는지 함께 살펴보세요. TV를 볼 때, 숙제를 할 때, 잠들기 전처럼 특정 상황이 있다면 그때 손을 바쁘게 할 수 있는 말랑한 공, 피젯 장난감, 부드러운 천 등을 준비해 주세요. 충동성이 강한 ADHD 아이에게는 "참아"라는 말보다 손으로 대신 할 수 있는 행동을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알아차리고 다른 행동으로 바꿨을 때는 꼭 칭찬해 주세요.
③ ADHD 약을 먹고 있다면 변화를 기록하고 의사와 상의해 주세요
약을 먹기 시작하거나 바꾼 뒤 머리카락을 뽑는 행동이 새로 생기거나 심해졌다면, 언제부터 어떻게 달라졌는지 기록해 두세요. 이때 약을 스스로 중단하거나 양을 조절하지 말고, 반드시 담당 의사에게 알리고 함께 결정해야 합니다. 연구에서는 약 자체보다 아이의 불안과 충동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므로, 발모벽과 ADHD를 함께 이해하는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을 권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Mackay, C. E. (2023). Trichotillomania: a perspective synthesised from neuroscience and lived experience. BMJ Mental Health, 26, 1–3.
Narine, C., Sarwar, S. R., & Rais, T. B. (2013). Adderall-induced trichotillomania: a case report. Innovations in Clinical Neuroscience, 10(7–8), 13–14.
Chesivoir, E. K., Valle, S., & Grant, J. E. (2022). Comorbid trichotillomania and 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in adults. Comprehensive Psychiatry, 116, 15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