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폭력은 직접 맞은 아이뿐 아니라, 부모 사이의 폭력을 보고 들은 아이에게도 큰 영향을 남깁니다. 연구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기관을 찾는 아이들 중 약 5명 중 1명이 가정 폭력을 목격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폭력을 목격한 아이들은 직접 폭력을 당한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의 어려움을 겪으며, 무서운 장면이 갑자기 떠오르거나, 쉽게 놀라고 예민해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우울감, 낮은 자존감이 대표적으로 나타납니다.
폭력이 오가는 환경은 아이가 감정을 다루는 법을 배우는 데에도 영향을 줍니다. 감정을 조절하는 힘은 어린 시절 가정 안에서 자라는데, 어른들이 화를 폭력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보며 자란 아이는 화를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을 배우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청년 670명을 살펴본 연구에 따르면, 어린 시절 신체적 학대를 당했거나 부모 사이의 폭력을 목격한 사람일수록 화가 쉽게 나고 그 화를 조절하기 어려워하는 경향이 컸습니다. 그리고 이런 분노 조절의 어려움은 이후 연인 관계에서 폭력 피해를 겪을 위험과도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화가 크게 치밀어 오르면 위험한 사람이나 상황을 알아차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폭력의 책임은 언제나 폭력을 행사한 사람에게 있으며, 이는 피해자의 탓이 아닙니다.
다행히 감정을 다루는 힘은 다시 키울 수 있습니다. 가정 폭력을 목격한 7~16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이름 붙이기, 불편한 감정을 다루는 방법, 다른 사람과 건강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12주간 배운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과 우울감이 줄어들었고, 이런 변화는 치료가 끝난 뒤에도 이어졌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구별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증상 회복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또 이 프로그램은 아이가 폭력으로부터 안전해진 뒤에 시작되었으며, 폭력을 행사하지 않은 보호자와 아이의 관계를 단단히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화를 참으라고 말하기보다, 화를 안전하게 다루는 법을 함께 배울 때 아이의 마음은 회복됩니다."
가정에서 해볼 수 있는 해결 방안 3가지
① 아이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환경을 가장 먼저 만들어 주세요
회복은 폭력이 멈추고 아이가 안전하다고 느낄 때 시작됩니다. 아이 앞에서 큰 소리로 다투거나 물건을 던지는 일은 피하고, 갈등이 생기면 아이가 없는 곳에서 차분히 이야기해 주세요. 그리고 아이에게 "그 일은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분명히 말해 주세요. 만약 지금도 가정 안에 폭력이 있다면 혼자 감당하지 말고 반드시 도움을 요청하세요. 긴급한 상황에서는 112, 상담과 보호가 필요할 때는 여성긴급전화 1366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②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화를 다루는 방법을 함께 연습해 주세요
폭력을 목격한 아이는 무섭고, 슬프고, 화나는 감정이 뒤섞여 있어도 그것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합니다. "지금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무서운 것 같기도 하네"처럼 아이의 감정에 이름을 붙여 주세요. 화가 치밀어 오를 때는 함께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거나, 잠시 다른 공간으로 가서 마음을 가라앉히는 방법을 평소에 연습해 두면 좋습니다. 아이가 화를 폭력이 아닌 말로 표현했을 때는 꼭 알아차리고 칭찬해 주세요.
③ 보호자와의 관계를 단단히 하고,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 주세요
아이의 회복에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믿을 수 있는 보호자와의 안정적인 관계입니다. 매일 짧게라도 아이와 단둘이 이야기하거나 함께 노는 시간을 만들어 주세요. 또 감정 조절과 대인관계 기술을 배우는 상담이나 집단 프로그램은 아이의 외상 증상과 우울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를 돌보는 보호자 자신도 지치고 상처받았을 수 있으니, 보호자 역시 함께 상담을 받는 것을 권합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Lacasa, F., Álvarez, M., Navarro, M.-Á., Richart, M.-T., San, L., & Ortiz, E.-M. (2018). Emotion regulation and interpersonal group therapy for children and adolescents witnessing domestic violence: A preliminary uncontrolled trial. Journal of Child & Adolescent Trauma, 11, 269–275.
Iverson, K. M., McLaughlin, K. A., Adair, K. C., & Monson, C. M. (2014). Anger-related dysregulation as a factor linking childhood physical abuse and interparental violence to intimate partner violence experiences. Violence and Victims, 29(4), 564–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