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욱이한테 편지가 왔어요...
근데 학교로 편지가 오니까 확인이 제때 되지 않아서...
좀 지난 편지더라구요.. 암튼, 편지 전문을 옮겼구요,
콤마 하나도 틀리지 않답니다...무려 3장이나 썼더라구요..
마니마니 편지 쓰세요~~
소보 식구들에게(everybody)
잘 지내고 있겠지... 내가 겪어 본 소보사람들은 힘든일이 있어도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있기 때문에 잘 지내고 있을거야! (형식을 갖춰서 서론에는 날씨와 비슷한 걸 쓸려고 했는데 도저히 글이 떠오르지 않아 그냥 주저리 써야겠다. ^^;)
지금 난 태영이형이 있는 곳에서 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지. 태영이형은 잘 배웅해줬나... 아마 무척이나 기분이 착잡했을텐데... 내가 군대가는 날 다들 서울역까지 나와줘서 얼마나 고마웠던지... 진짜 그렇게 해줄 줄은 몰랐는데...
이래서 나도 동아리가 좋은가봐... 집 빼고 맘 놓고 편히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는 곳 중이 하나니... 그 날 정말 모르게 서울역 왔으면 내 감정이 어떻게 됐을지 아마 죽었을걸^^ (이벤트!) 다행인지 몰라도 동한이 덕택에 살았네. 이 말 다시 꺼내면 동한이 아픈 곳 또 찌르는 건가... (동한이는 잘 다니고 있겠지. 아는 사람 별로없이 힘들겠다.)
나와줘서 정말 고마웠는데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이별해서 너무 미안하던데...엄마도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뭐라도 줄걸'.. 나도 그냥 휙하니 돌아서서 가서 미안!... 나중에 나가면 정식으로 멋지게 함 '충성'외치면서 인사할게.. 그니 이해해줘... 조금씩 군기가 잡혀가고 있다. 이제는 '예 162번 훈련병 최동욱'도 조금씩 익숙해져가고 '~요'보다는 '~있습니다.'가 아직은 힘들지만 입에 숙달될라고 하고.... 훈련도 조금씩 배우고 있지... 지금까지 배운 훈련중에 국민체조와 비슷한 도수체조, 그리고 몸으로 하는 경례와 총을 갖고 하는 몇가지 동작등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것과 대형 스크린을 통해 교육하는 것 등 여러가지를 배우고 있지. 처음 5일날 온 날은 모든 사람들... 내가 아는 사람들이 그리워지구... 언젠가 한 번은 작업으로 제초작업을 하는데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에 나오는 가사처럼 '풀 한 포기 친구얼굴~' 이 말이 그렇게 가슴에 와 닿을줄은... 군대가기 며칠전에 친구가 불러줬을 때 덩달아
신나게 부른 그 노래가 그땐 왜 이리 마음에 꽂던지...
군대가 이것 알려주더군. 한 번 너가 아는, 자주 만나던 사람들과 떨어져 있어봐.. 그럼 알게될거야. 너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깨닫게 될거라는거... 그래서 지금 그걸 깨우치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이 시간이..... 헤헤^^
필수형은 몽골맞나?? 형 몽골 잘 갔나요? 잘 갔다오고 병걸리지 말고 건강하게 돌아오길..또 술 1.5L섞어서 왈칵 먹지 말고요...^^; 영근이 형은 (최강 학습부짱) 중급반 잘 다니고 있겠죠? 형 잘 배워서 많이 애들 갈켜줘요. 그리고 다음에 나오면 술 먹어요. 이왕이면 우람이의 정좌(?)에서^^ 자욱이 누나(막강봉사부장)는 열심히 또 생활하고 있겠지...
참 부러웠는데 뭔가 그리 열심히 하는게 보기 너무 좋았어요... 계속 그렇게 지내요^^ 우람쓰(무적홍보부장)은 잘 지내고 있나.. 저번 겨울처럼 또 게임에 빠져서 밤새느라 동아리 안 오거나 폐인 생활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형님 없다고...너 그때 잠자느냐고 안 나온거 죽음! 마지막까지...
회장을 바치고 있는 서기와 총무! 유진누나와 진이는 잘 지내고 있지... 그 때 와줘서 너무 고마워~~ (점수 땄음^^) 그리고 찬미... 전화해준거 고마워! 또 새로 학습부 차장이 된 찡공이(진극) 지금쯤 집에서 잘 쉬고 있겠지! 진극이는 앞으로 잘 할 것 같아. 동우나 진희는 수화 더욱 열심히 교정하고 나중에 나가서 검사한다. 헤헤... 성미야 편지 잘 받았다. 오빠를 그렇게 잘 봐주다니... 나중에 힘들 때 편지 읽을게. 짐 수중에 편지가 없어. 잃어버릴까봐 친구한테 맡겼거든... 보내달라고 했으니 곧 오겠지. (아, 윤영(얼굴빨개지는 아이)이는 [카르페디엠]. 내 생활이다. 이 곳에서도.)
그 밖에 모든 사람들. 1기 선배들! 너무 고마운 형 누나들... 내가 동아리에 못을 박게 한 장본인... 정말 지난 1년동안 못 볼거 다 보여주면서 서로 지냈던 기억들 좋은 추억으로 남고.. 2기들은 기짱이었는데 늘 잘해주지 못하고 그냥 어리벙벙하게 있는 날 잘 대해주고 잘 이끌어주고...
3기들은 내가 휴학해서 잘 못해주고 내가 옆에서 잘 도와줬어야 하는데 못해준게 너무 미안하네. 선배들한테 받은거 다는 아니더라도 되돌려 주었어야 하는데 그게 좀 아쉽다. 내가 이젠 해줄게 없으니 나중에 오면 잘해줘~~~^^
태웅이는 짐 워하고 있을려나... 별로 안 남았지만 즐겁게 보내라. 글로 내 주소 적어나라. 나 다음달 21일까지 여기 있을테니... 너 배웅 못해줘서 미안쿠...
내 얘기 잠깐 쓰면 난 맨 처음 들어와서 그 곳에서 약 일주일정도 있다가 지금은 그곳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받기 위해 기달리는 상태. 그동안 배운거 -> 총으로 하는 동작 약간 배우고 오늘은 총 분해해보고... 너무나 신기해... 총이 이렇게 생겼구나 느끼니...또 국민체조와 비슷한 도수체조도 배우고, 대형 스크린으로 여러가지 교육도 받았지. 젤 걱정되는게 늦게자고 늦게 일어나서 '잘 할 수 있나'였는데 아직 긴장이 되서 그런지 피로해서 그런지 잠도 잘 자고 잘 일어나... 밥도 점점 맛있어져서 잘 먹고 나중에 살쪄서 나갈지도 모르겠제... 시간이 얼마 안 지난 것 같은데 가깝게는 6주훈련이 멀게는 이병... 전역이 아직 멀게만 느껴지지만 남자끼리만 있어서 그런지 편하고 더욱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좋네.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사람들을 보지 못하고 사회얘기 못 듣는게 아쉬울 뿐이지.
다음 주 말부터 아마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앞으로 열심히 해서 남자다운 모습 보여줄게... 그럼 다들 건강하구 정말~~ 그래야 나중에 만나지! 또 쓸게... 소보 화이팅!
P.S 동아리 사진 좀 보내주지! (이왕이면 최근걸로...)
나의 에피소드1 : 나 삭발했음. 염색기 있다고...^^
태영이형 주소와 혁수형 주소도 알려줘...
-7월 16일 월요일 내무실...
소보의 영원! 동욱-
* 주소는요...
충남 논산시 연무읍 죽평리 사서함 76-10호
제 26교육중대 3대대 11중대 4소대
162번 훈련병 최동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