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게 기다리던 그라운드에 봄이 돌아왔지만 개막전 엔트리 등록여부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현대 심정수, 기아 최상덕, 롯데 박정태 등 팀의 간판격인 선수들이 부상과 시범경기 성적 부진으로 개막전 엔트리에서 제외돼 체면을 구긴 반면 SK 임준혁, 현대 오재영, 롯데 박진환 등 낯설은 신진 선수들이 당당하게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올시즌 가장 유력한 홈런왕 후보로 거론되는 현대 심정수는 왼쪽 옆구리 근육 파열로 개막전에 결장했다. 부상당한 근육은 아물고 있지만 훈련부족으로 화끈한 화력시범을 보이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제 4,5선발 후보 임선동과 위재영도 구위가 회복이 안돼 엔트리에서 빠졌다. 대신 청원정보고를 졸업한 신인 오재영이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하며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 제 5선발을 꿰찼다. 아직 경험과 완투능력은 부족하지만 게임운영능력은 신인답지않다는 평가다.
기아는 차세대 한국마운드의 대들보로 불리는 김진우가 오른 무릎 수술로 이탈한데 이어 토종 에이스 최상덕마저 등에 담이 들어 개막전 명단에서 빠져 시름이 깊다. 1~2선발이 모두 개막전에 빠졌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기대주 임준혁의 출현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포수에서 지난해 말부터 투수로 전향한 고졸 2년차 임준혁은 대담한 배짱과 시속 150㎞에 이르는 강속구로 시범경기에서 1승 3세이브를 기록해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절치부심 재기를 노려온 롯데 박정태도 엔트리에서 탈락해 눈물을 흘렸다. 그 어느해보다 튼실하게 훈련을 치렀지만 공격보다는 수비불안 탓에 2군행의 아픔을 곱씹었다. 내야수 박현승도 시범경기 부진으로 부상에서 회복한 이대호에게 3루 자리를 내주고 2군으로 밀려났다.의외의 주목을 받는 선수는 대졸신인 박진환. 동아대를 나온 박진환은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하지 못했지만 김용희 2군 감독의 추천으로 시범경기 중반에 합류해 불같은 방망이를 선보이며 당당 2루 주전자리를 꿰찼다.
이 밖에 LG는 투수 최원호가 옆구리 부상으로 빠진 대신 신윤호가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엔트리에 합류했고 삼성은 왼손투수 오상민이 몸이 덜 만들어졌다며 자청해서 엔트리에서 빠졌다. SK마운드의 채병룡 제춘모 영건듀오는 각각 부상과 컨디션난조를 이유로 제외됐다.
이환범기자 wh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