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13일 연중 제6주간 화요일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14-21
그때에 14 제자들이 빵을 가져오는 것을 잊어버려, 그들이 가진 빵이 배 안에는 한 개밖에 없었다.
15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주의하여라.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하고 분부하셨다.
16 그러자 제자들은 자기들에게 빵이 없다고 서로 수군거렸다.
17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빵이 없다고 수군거리느냐?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
18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너희는 기억하지 못하느냐?
19 내가 빵 다섯 개를 오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 빵 조각을 몇 광주리나 가득 거두었느냐?”
그들이 “열둘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0 “빵 일곱 개를 사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에는,
빵 조각을 몇 바구니나 가득 거두었느냐?”그들이 “일곱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2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
더러운 세상에서 깨끗하게 살기
나는 큰 아들이지만 위로 누나가 없기 때문에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불문율을 어기고 부엌에서 자주 어머니의 식사 일을 도와주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요리하는 것을 보면서 비교적 많이 익혔는데 나의 어머니께서 아주 귀한 옛날 음식을 잘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는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였습니다. 때로는 특별한 음식도 만드시고 양반 가문의 독특한 비법을 적은 쪽지를 보면서 요리를 하셨는데 특히 국화주를 담는 비법이라든지, 식혜의 색깔이나 맛을 독특하게 내는 법, 보신탕을 끓일 때 냄새가 나지 않게 하는 법, 만두나 송편을 아주 예쁘게 빚는 법, 신선로를 만들고 두부나 엿을 만들거나 화전을 부치고 강정이나 쌀 과자와 여러 가지 떡을 만들기도 하셨습니다. 나도 그 순서를 잘 기억하였다가 혼자 만들어보고 싶으면 집에 아무도 없을 때 만들어서 내 놓으면 핀잔도 듣고 맛있다고 칭찬도 들었습니다.
우리가 어려서는 지금은 아주 귀한 밀농사를 많이 지었습니다. 밀은 보리보다 추위에 강하고 가뭄에도 잘 자라는 곡식이라서 농사가 편했습니다. 그래서 밀을 수확하면 씻어서 말려서 방앗간에서 곱게 가루를 내어 밀가루로 칼국수도 만들고, 수제비도 뜨고, 빵도 만들어 먹게 되는데 빵을 만들어 먹을 때는 정말 신나는 날입니다. 그 때의 술 빵은 지금도 길에서 팔면 옛날 생각이 나서 자주 사서 먹어보면서 ‘옛날 맛이 나지 않는다.’고 투덜대기도 합니다, 밀 껍질을 따로 모은 것을 ‘밀기울’이라고 하는데 이 밀기울로 반죽을 하여 베보자기로 싸서 꼭꼭 밟아 발효를 시키면 누룩이 됩니다. 그냥 통밀을 찧어서 누룩을 만들면 ‘뇍겡이’ 누룩이라는 것이 생기고, 하얀 가루로 만든 누룩은 발효는 더디지만 술의 색깔이 곱고 쉬 쉬지 않아서 고급술을 담글 때 사용되기도 합니다.
빵을 만들 때에는 글루텐(gluten)이라는 단백질이 있는데 이는 빵을 부풀게도 하고 빵의 맛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글루텐은 보리나 밀 등의 곡식에 존재하는데 강력분에는 약 40%정도 들어 있습니다. 글루텐은 몇 가지 단백질이 혼합하여 존재하는 것으로 당 및 지방질도 함유하고 있습니다. 밀가루에 소량의 물을 가해서 반죽하여 덩어리를 만든 다음, 이것을 다량의 물속에서 주무르면 녹말이 물속에 현탁(懸濁)하여 제거되고, 점착성이 있는 덩어리로 남는 것이 글루텐입니다. 이 글루텐이 밀가루에 많이 들어있어 물을 균등하게 흡수하는 것과, 면이 잘 늘어나는 것은 모두 글루텐이 존재하기 때문에 밀가루를 조리하거나 가공하는데 기본이 되는 성질입니다.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여자가 누룩을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온통 부풀어 올랐다. 하늘나라는 이런 누룩에 비길 수 있다.”(마태오 13, 33)>고 말씀하신 것은 글루텐과 같이 부풀어 올라 많아지고 골고루 물을 흡수하여 서로 끈기 있게 붙어 부드러워지는 누룩의 성질을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하느님 백성이 더욱 많아지고, 하느님의 나라가 세상에 골고루 퍼져나가고, 서로 형제들이 끈기 있게 붙어 친교를 이루어 사람들이 더욱 온유하게 되는 성질을 닮으라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누룩은 일반적으로는 술을 만드는 곰팡이를 곡식에 번식시킨 것을 말하는데 곰팡이의 빛깔에 따라 황국균(黃麴菌) ·흑국균(黑麴菌) ·홍국균(紅麴菌) 등이 있는데 막걸리나 약주에 쓰이는 것은 주로 황국균입니다. 그런데 누룩으로 술을 만들 때는 곰팡이가 술밥을 발효시켜서 양조(釀造)하게 되는데 이는 썩게 하는 원리가 기본인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하시는 것은 부정하고 부패하는 것을 경계하라는 말씀입니다. 부정과 부패로 정직한 사람들이 물들어 같이 썩는 것을 경계하시는 말씀입니다. 부정부패한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같이 변해집니다. 그러나 주님으로부터 하늘나라의 복음을 듣고 그렇게 살기로 결심한 사람들은 정말 주님의 말씀대로 깨끗하고 아름답게 살 수 있습니다. '처렴상정'(處染常淨)이라는 말은 <부패하고 부정한 세상에 살아도 항상 깨끗하고 단정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렇게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주님은 다시 그 말씀을 강조하십니다. 믿음이 부족해서 세상의 일에 눈이 어두워지고, 듣지 못하고 생각도 못해서 먹을 것만 밝히는 바리사이들과 헤로데의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매일 그렇게 사는 데에 길들여진 자신의 삶을 반성해봅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무도 유혹하지 않으십니다.>
▥ 야고보서의 말씀입니다. 1,12-18
12 시련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렇게 시험을 통과하면, 그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13 유혹을 받을 때에 “나는 하느님께 유혹을 받고 있다.” 하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악의 유혹을 받으실 분도 아니시고, 또 아무도 유혹하지 않으십니다.
14 사람은 저마다 자기 욕망에 사로잡혀 꼬임에 넘어가는 바람에 유혹을 받는 것입니다.
15 그리고 욕망은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다 자라면 죽음을 낳습니다.
16 나의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착각하지 마십시오.
17 온갖 좋은 선물과 모든 완전한 은사는 위에서 옵니다. 빛의 아버지에게서 내려오는 것입니다.
그분께는 변화도 없고 변동에 따른 그림자도 없습니다.
18 하느님께서는 뜻을 정하시고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를 낳으시어,
우리가 당신의 피조물 가운데 이를테면 첫 열매가 되게 하셨습니다.
축일2월 13일 성녀 가타리나 (Catherine)
신분 : 수녀
활동 지역 : 리치(Ricci)
활동 연도 : 1522-1590년
같은 이름 : 까따리나, 카타리나, 캐서린
성녀 리치의 카타리나(Catharina de Ricci, 또는 가타리나)는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Toscana) 지방의 피렌체(Firenze)에서 태어나 알렉산드라(Alessandra)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의 두 숙모가 있는 인근의 베네딕토회 수녀원에 보내져서 교육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신심이 깊었던 그녀는 집으로 돌아와서도 집안일뿐만 아니라 수녀원에서 배운 대로 신앙생활에도 충실하였다. 특히 그녀의 생애를 관통하게 될 그리스도의 수난에 대한 신심을 키워나갔다. 부자 청년과 결혼을 권하는 아버지를 설득해 결국 토스카나 지방 프라토(Prato)에 있는 도미니코회 수녀원에 입회하였다.
입회한 후 카타리나라는 수도명을 받은 그녀는 입회 초기에 큰 병을 앓았지만, 그 고통마저도 그리스도를 본받고 그분의 수난에 동참하기 위한 은총의 시련으로 받아들였다. 완덕을 향한 모범적 생활로 존경을 받은 그녀는 젊어서부터 수녀원의 수련장과 원장직을 맡아 훌륭히 수행하였다. 장상직을 사임한 후에도 성녀 카타리나는 놀라운 신앙 체험을 한 인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예를 들어 매주일 같은 시간에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탈혼 상태에 들어가곤 했는데, 이때 그녀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수난에 흠뻑 취하곤 했다. 이러한 현상은 12년 동안이나 정기적으로 일어났다.
성녀 카타리나의 영향은 수녀원의 벽 안에서만 인정된 것이 아니었다. 교회 지도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그녀의 의견을 듣기 위해 모여들었다. 늘 겸손함을 잃지 않고자 노력했던 성녀 카타리나는 교회의 개혁 운동에도 최선을 다해 성 필리푸스 네리우스(Philippus Nerius, 5월 26일)와 성 카롤루스 보로메오(Carolus Borromeo, 11월 4일) 그리고 교황 성 비오 5세(Pius V, 4월 30일)와 함께 현대 교회의 개혁자로서 높은 칭송을 받아왔다. 성녀 카타리나는 1590년 2월 2일 선종했고, 1732년 교황 클레멘스 12세(Clemens XII)에 의해 시복되었으며, 1746년 교황 베네딕투스 14세(Benedictus XIV)에 의해 성인품에 올랐다. 병자들의 수호자인 성녀의 축일은 지역에 따라 2월 2일 또는 4일에 기념하기도 한다.
오늘 축일을 맞은 가타리나 (Catherine) 자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