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
- 정현종
잃어버린 시가 얼마나 많으냐.
메모 안 해서 잃어버리고.
허공에 날려 보내 잃어버리고.
또 올 테니 잃어버리고.
세상에 널려 있어
잃고 말고 할 것도 없다고
잃어버리고.
그로 하여 유쾌한 나머지
그 자리에서 놓아 보내고……
껄껄대며 놓아 보내고……
ㅡ시집 『어디선가 눈물은 발원하여』(문학과지성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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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야말로 모든 예술의 시발점이고 문화의 총체일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인들이 매순간 시를 쏟아냅니다만
비평가들에게 주목받거나 독자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시인은 시를 씁니다
잃어버린 시를 되찾기 위한 방황일 수 있는데도 멈출 수 없나 봅니다
한번 이름을 얻고난 뒤로 그이는 여전히 시인입네 하며 삽니다^*^
첫댓글 시는 사유를 통해 얻어지는 가공되지 않은 의식 같은 것!
잃어버린 시와 놓친 시를 찾으려 애써보면 순수한 선의 세계로
인도 되어 질까요?
시는 개념이나 도구로 포장하지 않은 시인의 인식일 터인데.....
그 인식의 길이 매번 어렵고 멀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