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
길가에 차례 없이
어우러진 풀잎들 위에
새벽녘에 몰래 내린 이슬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선풍기를 돌려도 겨우
잠들 수 있었던 짧은 여름밤의
못다한 이야기가 저리도 많은데
아침이면
창문을 닫아야 하는 선선한
바람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숨이 막히던 더위와
세상의 끝날 이라도 될 것 같던
그리도 쉼 없이 퍼붓던 소나기에
다시는
가을 같은 것은 없을 줄 알았는데
밤인 줄도 모르고 처량하게 울어대는
가로수의 매미소리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상큼하게 높아진 하늘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이왕 묻어온 가을이라면
촛불 밝히고 밤새 읽을 한권의 책과
눈빛으로 마주해도 마음을 읽어내고
열무김치에
된장찌개 넣어 비벼먹어도 행복한
그리운 사람이 함께 할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김학진-
첫댓글
그무덥던여름도
휙~지나고
이쁜 코스모스가
한들 한들요
좋아
효
싱긋이웃으며
맛난저녁을
드세요
~♡^
실남이님
좋은글에 귀한걸음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수고많으셨어요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