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이어 송년산행도 눈산행이 되었다.
산성공원에서 출발해 지화문 남장대터 개원사 현절사 전승문 연주봉옹성 우익문 수어장대를 돌아서
국청사 행궁으로 내려와 산행을 마치고 버스로 모란까지 가는 일정이다.
지화문 가까이 있는 백련사를 지난다. 백련사는 18개 불교 종단 중 원효종에 속한 절이다.
아주 깨끗한 5층석탑이 눈에 띈다.
지화문을 지나 오른쪽 성곽길로 올라선다.
지난 주 내렸던 많은 눈위에 새벽에 조금 내린 눈이 살짝 덮어 좋은 설경을 만들어 놓았다.
건너편 영춘정 소나무숲의 상고대가 햇살을 받아 눈부시다.
주변의 상고대가 너무 좋아 앞선 일행을 돌려 세운다.
그 느낌을 사진으로는 담을 수가 없다.
제2남옹성 밖의 거목이 하얀 가발을 쓰고 서있다.
남장대터에서 왼쪽길로 내려서 개원사로 향한다.
개원사까지 가는 산길이 인적이 적어 걷기 좋은 눈길로 남아있다.
중간쯤에서 남한산성에 있었던 10개의 절 중 하나인 흔적만 남아 있는 절터를 만난다.
몇 차례 문이 닫겨 들어 가 보지 못했던 개원사가 문이 열려 있다.
한 때는 산성 10개의 절을 총지휘했던 사령부였고 조선 불교의 총본산 역할을 담당했던
큰 사찰이었는데 일제에 의해 졸지에 폐사가 되는 비운을 맞았다.
천왕문에서 조금 내려와 일주문은 만난다.
'청량산개원사조계문'
조계문은 일주문과 같은 뜻으로 부산 금정산 범어사 일주문도 조계문으로 표시되어있다.
현절사에서 전승문까지의 산길도 설경이 좋은 코스다.
전승문은 여전히 복원 공사중이라 가림막속에 숨어있다.
전승문 북쪽 아래 마을이 고골인데 이곳은 낮은 야산과 구릉지대가 펼쳐져 있고,
북쪽으로 흐르는 한강에는 망월천, 덕풍천,산곡천 같은 작은 샛강이 흘러 들어가며 강줄기의 옆에는 평야가 형성되어 있어
B.C 4000여년 전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였으며,
수로를 이용한 타 지역의 선진문화를 받아들여 문화가 융성했던 지역이다.
남쪽으로 남한산, 동쪽은 검단산, 북쪽으론 한강이 흘러 군사의 요충지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백제의 시조인 온조가 이곳에 도읍을 정하고 470여 년간 한성백제의 수도로 위상을 떨치던 지역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한수의 쟁패를 놓고 삼국이 각축을 벌이던 역사의 현장 이기도 하다.
고려시대에 접어들어선 후삼국을 통일하고 태조의 개국을 도와 새로운 나라의 기틀을 조성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광주의 대호족 왕규가 세거를 이루었던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종때(983년)에 이르러서는 지방통제를 위한 지방관제를 실시하여
지방행정상 요지에 12목(광주,양주,충주,청주,공주,진주,상주,전주,나주,송주,해주,황주)을 설치하였는데
광주도 12목의 하나로서 읍치가 바로 이 곳 고골 이었다.
연주봉옹성에 올라 마천에서 출발한 박박사와 조우하고 오늘 산행팀이 완성된다.
수어장대 가기 전 왼쪽 언덕위에 커다란 바위 하나가 있는데 바로 병암이다.
산성 증개축 공사 관련 기록을 바위에 새겨 놓은 특별한 기록물이다.
지난 주 눈산행을 했던 인릉산과 그 뒤로 청계산과 오른쪽으로 봉긋한 구룡산 대모산이 내려다 보인다.
수어장대를 돌아 내려오면서 국청사를 지난다.
국청사도 병자호란 당시 승군을 모아 성을 축성하고 군사훈련을 하던 곳인데 일제에 의해 불타 없어졌다가
1968년에야 중건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국청사에서 좀 내려오면 영락교회에서 운영하는 영락수련원이 있고
영락교회 담임목사였던 한경직 목사 우거처가 잘 보존되고 있다.
종로 로타리에서 버스로 모란에 와 단골식당을 찾아
우리술 품평회 최우수상을 수상한 '즐포막걸리' 맛을 보고
연포탕에 돼지두루치기로 맛있는 송년회를 마무리한다.
지난 한 해 동안 참여해주시고 성원해주심에 감사를 드리고
새해에도 건강하게 더 열심히 산을 오를 수 있도록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