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4일 오전 9시 30분 화명동 지하철2번 출구 앞에 모여~~
경남고 33동기 산우회 화산-파리봉 등산데이.
원래 내려올 산을 바보스럽게 땀까지 흘리며 왜 올라가는 지 모른다는
울서방님이 근자 들어 산과 열애에 빠진 그의 꽃 해바라기 덕분에
할 수 없이 산과 친해지려고 노력중인 즈음이다 보니
목,금,토 연3일간의 만취-업무로, 스스의 날 은사님 모시기, 삼솔회 동기 모임등으로-로 인해
평소 같으면 아예 산행 엄두도 안 낼 것인데
산과 연애중인 나로서 5월에 좀 색다른 이벤트를 하고 싶던 차에
그들에게 조그마한 것을 드리고 싶어 -그것도 산행과 관계되는-
작은 기념품을 준비한 터라 내혼자라도 산행에 동참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자
완전 술통에 3일간 빠졌다 나온 서방님도 별 수 없이 일어나
샤블샤브 국물에 밥을 말아서 한그릇을 거뜬이 먹고 산행에 나섰다.
9시 30분 화명동 2번 출구 앞에서 삼삼산우회말고도 낮선 산악회원들도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전날 스승의 날 행사로 새벽녘에 들어온 서방님과, 서울서 내려온 형근선생, 법영닥터, 병현교수 등
경고 3학년 7반 학생들의 얼굴은 몰골이 영 아니었다. 더우기 옆에 가면 신 감냄새까지~~
5월~ 울 백수부부에게는 남다르다.
결혼 기념일, 부부 생일과 쌍알의 생일까지 모두 5월에 있는 우리 가족들이다 보니
다른 이들보다 5월의 의미는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동네까지 지인들이 산행을 위해 울 동네까지 온다고 하니
우리 부부를 좋아하고,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경고33동기들에게 뭔가를 주고 싶어-5월은 사랑&은혜&감사의 달-
내가 준비한 등산버프-해바라기 무늬에 love라는 글자가 조화로운 연두황금빛 멀티스카프-를
산행에 온 산우님들께 나누어 주고
드디어 화산을 찾아서 출발~~~
華山(아름다운 산)~ 화명동의 母山 그리고, 우리 백수부부가, 태훈씨부부가 살고 있는華明洞 !
-화산을 끼고 있는 동리중에서 가장 명당에 자리를 잡았다는 유래로 이름을 지은 동리-
화명지하철 2번 출구에서 화명동 북부산전력사업소 뒷길을 따라 10분 정도 아스팔트길을 따라 걸으면
등산안내도가 나오고 채소밭을 끼고 20여분 오르면 두갈래의 등산로가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보통의 산님들이 타는 파리봉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꺽어 오르면 바로 화산을 가는 등산길이다.
금성에 근무하면서 금정산의 이름난 곳은 거의 다 가본-?- 나였지만
화산이라는 지명도 모른채,
화산이라는 곳을 가본 적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5년전에 그곳을 오르면서
로프를 잡고 동료들과 몸부림을 치면서 금정산에도 이런 곳이 있냐며
투털거림과 경이로움을 반씩 썩어가며 정말 색다른 경험을 한 그곳이 아, 바로 화산이었다.
당시는 그지명이 화산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올랐던 것 같다.
만만찮은 들머리로 진입하면서 큰바위군을 지나서
어느 집안의 가묘인듯한 3기의 무덤-부부, 며느이, 아직 아들은 생존해있는 듯-을 보면서
역시 우리나라는 출가외인, 죽어서도 그 집안 귀신이 된다는 사실을 눈으로 보면서
로프지대-2군데, 5년 전 왔을 때 사실 로프가 불안했던 이유는 로프가 거의 삮아서 끊어질듯한 모양새를 지니고 있어서 불안감에 후들후들 떨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새로프로 교체되어 있었다-를 지나자 바로 나무사다리가 나왔다.
그리고 바로 나타나는 전망바위인 신선덤은 20여명의 산님들도 느끈하게 앉아서 간식과 담소를 나누며
화명동 일대와 낙동강의 전망을 한눈에 조망해 볼 수 있는 탁트인 곳이었다.
이곳에서 모두들 가지고 온 마지막 간식들을 내어서
신선덤위는 마치 작은 뷔페장을 연상케했다.
그곳을 지나자 오늘 산행의 주인공인 화산(544KM)~~
내가 5년전에 이름도 지명도 모르고 그곳을 스쳐지나 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런 만도 한 것이 표시석 하나, 그 흔한 시그널 조차도 없었으며, 어떤 표시도 찾을 수가 없었다.
단지 이쯤이 화산이라는 추측을 할 뿐이다.
등산도를 보면 로프를 (두개) 지나, 사다리를 타고 오르면 바로 전망바위인 신선덤이 있고,
그 인근이 화산이라는 증명아닌 증명으로 미루 짐작하여 여기쯤이 화산일 것이라 우리들이 믿고 있을 뿐이다.
화산에서 삼삼오오 기념사진을 찍고
사람 한명이 충분히 빠져나가는 침니바위를 지나 다시 전망바위, 그리고 안부를 지나치자
또 다시 나차나는 전망바위, 그리고 제1망루에서 단체 사진 및 기념촬영을 하고
아, 드디어 파리봉(6154KM)~~
화산에서 파리봉까지 오는 등산로에는 금정산의 어떤 등산로보다
전망바위들이 많았으며 다른 곳의 전망바위들 보다 그 규모가 대단한 것 같았다.
파리봉에서 화명동 방향으로 설치된 목조계단을 타고 딱 내려서면
또 다시 두갈래의 하산로가 나타난다.
평소 우리 부부들이 즐겨 하산하던 길과는 다르게 이번 하산은 왼쪽길을 선택했다.
지난 5월초 파리봉에 올랐다 내려오면서 계단 끝에서 왼쪽으로 가도 분명 화명동일텐데
다음에는 왼족 하산로를 한번 선택해보자고 둘이 나눈 이야기를 이번 산행에서 실행하게 될 줄이야~
왼쪽 하산길이 평소 우리 부부의 하산길보다
시간도 단축되고, 길도 휠 아기자기하면서 이쁜 것 같았다.
다음부터 우리 부부의 파리봉 하산길로 이길이다는 결정을 서로 눈으로 주고받으면서
한 30여분 내려오니 오른쪽 하산길에서는 볼 수 없는 계곡물이 나타났다. 그곳에서 산행의 땀을 씻으며
오늘 산행도 즐겁게, 안전하게, 행복한 산행이 되었음을 감사드리며 손을 씻었다.
그리고 이어서 오른쪽 하산길과 합류하는 아리랑 약수터가 나타났다.
아리랑 약수터에서 약수를 나누어 마시며
오늘 산행의 의미를 되새기며, 혹 남아 있을 마음의 찌꺼기까지 약수로 씻어내었다.
산성버스길을 따라 5분정도 내려오면 있는 가마솥 추어탕집에서
학교일로 등산에 불참했던 병현씨와, 막내 아들 병석이지킴이로 함께 못했던 태훈씨 부인과 귀염둥이 병석이....까지 합류하여
오늘의 산행대장이자 화명동 주민인 태훈씨가 베푼 점심 만찬(맑은 산초 추어탕과 좁쌀 동동주)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는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만찬을 끝내고 부른 배를 두르리며 나오니
가랑비가 흩날리고 있었다.
33산우회의 즐산 & 건산 & 행산을 축하하며, 헤어짐을 아쉬워 하듯이~~
이번 산행에서 처음 뵌 분들도 많아 반가웠고,
특히 멀리서 오신 두분-영배씨와 형근씨-의 찍새님과 식물박사 태훈씨의 카메라 덕분에
아름다운 화산행의 멋진 포토갤러리도 풍성해질 수 있었음에,
그리고 산행 대장 태훈씨의 멋진 산행코스 안내와 화산에 대한 지식정보에 감사드린다.
모두모두 5월의 마지막 날까지 행복하기를 기원하면서
경고33 & 33산우회! 사랑합니다.
(그외 산행기를 보시려면 http://blog.daum.net/uppro)
<이날의 산행도>
<누가 이렇게 적나라한 사진을!바위와 바위 사이에 삐져나온 해바라기 뱃살 장난 아니네~>
<파리봉 능선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정산의 전경>
<화산을 오르기 위한 마지막 난간인 로프지대를 V자를 그으며 오르는 해바라기>
<파리봉에서 넋을 놓은 해바라기>
<화산인근에서 백수부부 한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