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촌, 노후불량주택, 좁은 골목, 연탄재가 난무하던 강북구 미아동과 도봉구 도봉동 일대가 아파트와 주상복합이 어우러진 신주거타운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낙후됐던 이들 지역은 ‘강북U턴 프로젝트’란 대규모 개발에 들떠있는 모습들이다.
강북구 길음동에 위치한 미아뉴타운에는 1만 가구 이상의 대규모 주거타운이 조성되고 지하철 4호선 미아삼거리역을 중심으로 대형백화점, 주상복합 등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도봉구는 법조타운 조성과 신설~방학 간 경전철 개통, 창동 민자역사 등 대규모 개발이 예정돼 있다. 이에 발맞춰 도봉동과 미아동 재개발 사업도 숨가프게 달려가고 있다.
사통팔달 2차 미아뉴타운, 사업성 ‘高高’
부채꼴 모양에 미아뉴타운은 97만 9,914㎡ 규모로 북한산국립공원과 미아삼거리역 사이에 위치해 있다. 미아 6, 7동 일대에 있는 1차 미아뉴타운은 60만 6,056㎡ 규모에 3개 구역(6ㆍ8ㆍ12구역)이 사업진행 중에 있다. 지난달 17일 미아 8구역이 관리처분인가를 받게 되면서 미아 6동 일대 1차 미아뉴타운은 착공만이 남게 됐다. 이제 남은 재개발 구역은 미아5동에 위치한 미아9ㆍ15구역(이하 마아뉴타운 2차)뿐이다.
2차 미아뉴타운에서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미아9구역이다. 이 구역은 추진위원회 승인까지 이뤄진 상태로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내정해 놓고 있다. 미아9구역은 7만 5,372㎡ 규모로 용적률 243%를 적용해 총 2,575가구(임대 344가구)의 메머드급 단지가 형성될 예정이다. 건립 면적은 79㎡ 804가구, 105㎡ 1,035가구, 142㎡가 392가구다. 조합원수는 1,300명 정도로 일반분양은 900가구(미정) 가량 선보일 예정이다.
반면 미아15구역은 사업추진이 미비하다. 현재 뉴타운으로 지정된 상태로 사업추진에 대한 움직임은 전혀 없다. 조합원수는 400~500명 정도로 총 건립가구수는 1,000~1,300가구 정도가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미아동 중개업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2차 미아뉴타운은 대부분 평지로 이뤄졌고, 지하철 4호선 미아삼거리역 역세권에 위치해 있어 사업성은 강북구 으뜸이란 평이다. 여기에 미아뉴타운은 지리적으로 강북지역과 도심을 잇는 교통의 교두보 지역. 미아삼거리와 내부순환도로를 통해 도심, 강서, 강동, 강남권 등으로 진입이 수월한데다 2020년 왕십리~중계 간 경전철까지 개통되면 교통여건은 어느 곳에 비해도 빠지지 않게 된다. 또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등이 들어선 미아삼거리 일대는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돼 개발이 예정돼 있고, 차량으로 5분 거리인 드림랜드에는 2013년까지 대규모 공원이 조성돼 이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입지적으로 뛰어난 미아9ㆍ15구역은 거래도 꾸준한 편이다. 미아뉴타운은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지 않아 실거주 조건이 없는데다 179㎡이상의 지분을 매입할 경우에만 토지거래허가를 받으면 돼 투자수요가 많이 몰리고 있다. 여기에 지분 쪼개기도 많지 않아 조합원수가 적은 점도 수요자들의 발길을 잡는 이유 중 하나다. 단 소형지분이 적다보니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다.
미아뉴타운의 가격을 살펴보면, 미아9구역 105㎡로 배정받을 수 있는 대지지분 60㎡ 빌라의 경우 3.3㎡당 3,500만~4,000만 원 선, 66㎡ 기준으로 단독주택은 1,500만 원 선, 다세대•다가구는 1,200만~1,300만 원 선이다. 사업속도가 느린 15구역은 9구역보다 전반적으로 1,000만~2,000만 원 정도 낮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미아5동 수정공인 박양용 대표는 “1년 전에 비해 가격이 3.3㎡당 최대 400만 원 가량 상승했다”며 “가격이 오르자 거래도 줄어 지난해 한 달에 10건씩 했던 거래가 올해 들어서는 3건 정도 밖에 못했다”고 말했다.
<미아동 동부센트레빌에서 바라본 미아뉴타운 전경>
<미아뉴타운 구역도>
도봉2ㆍ3구역, 법조타운ㆍ경전철 호재
서울 북쪽 끝자락에 자리잡은 도봉구는 전 지역을 재정비촉진예정지구로 지정해 노후주택지역을 단계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여기에 법조타운조성, 창동민자역사, 신설~방학 간 경전철 등 굵직한 개발도 도봉구 변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 도봉구 개발의 중심에 위치한 도봉 2ㆍ3구역은 도봉구 재개발 지역 중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곳으로 현재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은 상태다.
국철 도봉역에서 도봉로를 따라 5분 가량을 걷다 보면 중랑천 변으로 낙후된 단독주택들이 빼곡히 자리잡은 것을 볼 수 있다. 이곳이 도봉동에서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도봉2구역과 3구역이다. 중랑천 변을 등지고 서로 마주한 이 구역들은 강북에선 보기 드물게 평지로 이뤄져 있는데다 구역 좌우로 북한산과 수락산이 둘러싸고 있는 배산임수 지역이다.
도봉3구역 북측으로 19만 8,000㎡ 규모에 법조타운이 골격을 갖추고 있고, 국철 방학역이 2020년까지 신설~방학 간 경전철 환승역으로 개통될 예정이다. 2010년 완공예정인 법조타운에는 지하 1층 지상 12층에 연면적 3만 8,476㎡ 규모의 북부지방법원과 지하 1층, 지상 13층 연면적 3만 5,879㎡ 규모의 북부지방검찰청이 들어서게 된다.
구역 내에는 빌라나 연립보다는 20~30년을 훌쩍 넘은 노후 단독주택들이 95%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조합원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지분쪼개기도 거의 이뤄지지 않아 조합원들의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개 구역을 합친 면적이 4만 여㎡ 총 515가구로 다른 재개발 구역에 비해 규모가 작고, 서울 외곽에 입지해 있어 도심 및 업무시설까지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역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는 도봉2구역은 총 1만 2,417㎡ 규모로 서원아파트와 마주하고 있다. 도봉 2구역 시공사로 선정된 경남기업은 용적률 210%를 적용해 105㎡ 173가구, 138㎡26가구 등 총 199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조합관계자에 따르면 “2구역은 300가구 미만으로 지어지기 때문에 임대아파트 건립의무가 없는데다 조합원도 150여명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30%가량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만 9,956㎡규모의 도봉 3구역은 직사각형인 모양인데다 도봉로와 접하고 있어 2구역보다 구역모양새나 입지가 더 뛰어나다. 이 구역은 삼성물산이 용적률 217%를 적용해 6개 동 56㎡ 53가구(임대), 112㎡ 190가구, 145㎡ 60가구 등 303가구를 공급할 예정에 있다. 조합원 수는 143가구로 일반분양(임대제외)은 150가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도봉 2ㆍ3구역은 입지와 사업진행 속도가 비슷해 지분시세도 거의 동일하다. 33㎡미만의 소형 지분이 부족한 도봉 2, 3구역은 도로변에 위치한 33㎡미만의 대지지분은 3.3㎡당 1,700만 원 선, 66㎡ 이상은 1,300만 원 선이다. 이는 지난해 8월 사업시행인가 전인 지분가격에 비해 3.3㎡ 400만 원 가량 오른 가격이다. 여기에 법조타운 골격이 갖춰지고 있는데다 경전철 노선까지 확정되면서 매물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도봉2동 미래공인 민경선 대표는 “현재 도봉3구역에 책정된 조합원 분양가는 3.3㎡당 1,100만 원 선으로 인근 도봉삼성래미안 102㎡가 4억 원 선이고, 추가분담금 없이 99㎡로 배정받을 수 있는 99㎡짜리 지분이 3.3㎡당 1,300만 원 선인 것을 감안하면 6,000만 원 이상 수익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