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이 영화를 3번도 넘게 보았지만,
예전에 패션에 관심을 크게 갖기 전에 봤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패션디자인과에 들어온 지금 다시 보게된 이 영화는 완전히 다른 영화였다.
영화 초반부에 나오는 패션을 그저 물건으로 생각하는 주인공의 모습과,
패션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변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마치 1~2년 전의 나를 보는거 같았고,
영화 속에서 점점 스타일리쉬하게 변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본 뒤,
요즘 TV에 나오는 남성복 수트 광고가 왠지 좀 더 마음에 와 닿았다.
(여자와 헤어졌고, 삶은 나아진건 없고, 직장은 짤렸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데
헤어진 그녀와 사람들에게 복수(?) 하기 위해 멋진 수트를 입고 나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는 광고였다. 옷이 그 사람의 실질적 지위는 올려주지 못하지만,
그 사람의 가치와 품위를 더 돋보이게 해 줄 수 있다는 뜻인것 같다.)
그땐 아무 생각없이 보았던 패션계의 치열한 경쟁도 조금 더 진지하게 받아 들일 수 있었다.
영화 중반쯤 일에 바빠져서 옛 친구들을 소홀히 하게 되는 주인공을 보면서
대학에 들어오면서 바쁘단 핑계로 소홀해진 내 고등학교 친구들을 생각나게 해주었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자신은 변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조금씩 틀어지고 있는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해주었고,
몇년전 봤던 이 영화와, 수업시간에 다시 본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사물을 볼때, 그 사람이 처한 상황과, 위치에 따라서 그 사물이 얼마나 다르게
비춰질 수 있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