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ポ(PO) 일본 최고의 문학, 예술지
《PO》155号(2014年 秋の号)
일본 문예지《PO》2014년 가을 호 한국 현대시 번역 소개 高銀, 元龜植, 金榮讚, 韓卿鏞, 安賢美(고은, 원구식, 김영찬, 한경용, 안현미 시인)
한성례 세종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시인) 번역
고은 高銀(コ・ウン)
지난 밤의 꿈
몇 해 전
내가 인도 데칸고원의 한 군데서
호주머니에 들어 있는 것들
여권이나 수첩 그리고 물병
인도지폐 얼마 따위
그런 것들과 함께
내 기억이라는 것도
어느 만큼 내 버린 다음
흘릴 땀 한 방울도 모조리
증발해 버린 채
실로 호젓이 서 있다가
아뿔싸
흰머리독수리 그 녀석의 눈빛과 부딪쳤던 일
하늘 속 쏜살로 내려와
늙어빠진 소의 주검을
마구 파먹다가
한 순간 고개 들어
문득 파먹기를 작파하고
나를 쏘아보던 일
흘러온 것이 세월인가 나인가
그 녀석보다는
그 녀석이 파먹던
늙은 소의 무식투성이 주검이
지난 밤 내 꿈 속을 가득 채워
행여 다른 것을 꿈꿀 수도 없던 일
昨夜の夢
数年前
私がインドのデカン高原のある所で
ポケットに入っていた
パスポートや手帳、そして水筒
何枚かのインドのお札
そんなものといっしょに
私の記憶というものも
幾分放って捨てた後で
最後の一滴の汗まで
蒸発してしまったまま
まさに侘しく立っていたのだが
しまった
ハクトウワシ あいつの眼光に出くわしたのだ
矢の如く空から降りてきて
老いぼれた牛の死骸を
むさぼり食っていたが
一瞬その頭をもたげ
ふと食うのを止めて
私を睨んだ
流れてきたのは歳月なのか私なのか
あいつよりは
あいつがむさぼり食っていた
老いた牛の無知極まりなき死骸が
昨夜の私の夢にぎっしり詰まっていて
とうてい他の夢を見ることなど出来なかった
오늘의 썰물
우리는 기억하리라
이 세상을 폭풍우로 두들겨 패야 할 때가 있다
이 세상을 성난 해일로 덮쳐야 할 때가 있다
비록 흰 거품을 물고 물러서지만
오늘의 썰물로 오늘을 버리지 말자
오늘이야말로 과거와 미래의 엄연한 실재 아니냐
우리는 기억하리라
기억해 자식에게 전하리라
오 끝없는 파도의 민족이여
그러나 이 세상을 한밤중 우는 아이로 달랠 때가 있다
역사가 아버지가 아니라 내 자식일 때가 있다
오늘을 내 자식으로
멀어져 가는 썰물의 파도소리로 잠재우건만
그뿐 아니라 이 세상을 온몸으로 참회할 때가 있다
참회란 땅을 치고 후회하는 게 아니라
하지 못한 일을 끝내 해내는 데 있지 않느냐
지금 우리에게 할 일이 있다
우리는 파도치면서 젊은 밀물로 돌아오리라
우리들의 생존 몇 천 년이 오늘이 되어
바다 전체로 온누리로
우리들의 밤을 하나하나 드높은 별빛으로 기억하리라
今日の引き潮
我々は憶えん
この世界を嵐で殴りつけるべき時がある
この世界を怒涛のような津波で覆い被せるべき時がある
たとえ白い泡を噛んで退いたとしても
今日の引き潮で今日を捨てるのは止めよう
今日こそ過去と未来をつなぐ堂々たる実在でないか
我々は憶えん
憶えて子孫に伝えん
おお、果てしなき波の民族よ
しかしこの世界を真夜中に泣く子供に対するように宥める時がある
歴史が父でなく我が子である時がある
今日を我が子として
遠ざかる引き潮の濤声で眠らせるのだが
それだけでなく、この世界を総身で懺悔するべき時がある
懺悔とはほぞを噛んで後悔することにあらず
成らぬことを成し遂げることにあるのではないか
今、我々にすべき事がある
我々は波打って若き満ち潮として帰らん
我々の数千年の生存が今日となり
七つの海が、全世界が
我々の夜を一つ一つ高き星明りとして憶えん
잠 깨어나서
잠 깨어나서 왜 이렇게 부끄러운가
밤 기적소리 지나간 뒤
한동안 누구의 숨소리 하나 없이
그 정적이
내 부끄러움을 빛내고 있다
아주 멀리 간 비둘기가
내일 아침
제 둥지로 돌아오리라
너무도 오랜 비극을 죽였다
너도나도 건달이었던가
차라리 고속도로의 밤
시속 1백 50킬로의 대형 트럭의 질주가
얼마나 진지한가
어쩌란 말인가
이제 진지한 시대가 끝나버렸는가
目が覚めて
目が覚めてどうしてこんなに恥ずかしいのか
夜の汽笛が過ぎ去った後に
ひとしきり人の息さえ一つもなく
その静寂が
私の恥ずかしさを照らしている
遥か遠くへ行ったはずの鳩が
明くる朝
自らの巣に戻って来ているだろう
あまりにも古い悲劇を殺した
誰もかれも無頼漢だったのか
むしろ高速道路の夜
時速一五〇キロの大型トラックの疾走が
いかに真剣であることか
どうすればいいのか
もう真剣な時代は終わってしまったのか
고은(高銀)
1933년 전북 군산 출생. 1952년에 출가하여 10년간 승려로 생활하다가 환속하여 시인과 재야운동가로 활동했다. 행동하는 문인으로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초대의장, 민족문학작가회의 의장 등을 역임했다.
국내에서는 한국문학작가상, 만해문학상, 중앙문화대상, 대산문학상, 단재상, 금관문화훈장을 수상했으며, 해외에서는 캐나다에서 그리핀 공로상, 노르웨이에서 국제문학제 비외른손 훈장, 스웨덴에서 시카다상을 수상했다.
1960년 첫 시집『피안감성(彼岸感性)』을 시작으로『해변의 운문집』『시여 날아가라』『만인보(萬人譜)』등 20권이 넘는 시집이 있고, 소설, 평론집 등 총 150여권의 저서가 있으며, 영어, 독어, 불어, 일어 등 세계 각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高銀(コ・ウン)
一九三三年、全羅北道群山生まれ。一九五二年に出家し、一〇年間仏教の僧侶であったが、一九六二年に俗人に戻り、本格的に詩人及び在野活動家として活動した。行動する文人として「韓国民族芸術人総連合」初代議長、「民族文学作家会議」の議長などを歴任した。
韓国では、<韓国文学作家賞>、<萬海文学賞>、<中央文化大賞>、<大山文学賞>、<丹斎賞>、<金冠文化勲章>などを、海外ではカナダの<グリフィン功労賞>、ノルウェーの国際文学祭の<ビョルンソン勲章>、スウェーデンの<チカダ賞>などを受賞した。
一九六〇年の第一詩集『彼岸感性』を初めとして、『浜辺の韻文集』、『詩よ飛んでいけ』、『万人譜』など二〇冊を越える詩集があり、小説や評論など全一五〇冊以上の著書がある。英語、ドイツ語、フランス語、日本語など、多くの言語で翻訳出版されている。
원구식 元龜植(ウォン・グシク)
비
높은 곳에 물이 있다.
그러니까, 물이 항상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말은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물은 겸손하지도 않으며
특별히 거만하지도 않다. 물은 물이다.
모든 자연의 법칙이 그러하듯,
낮은 곳으로 흐르기 위해, 물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이 평범한 사실을 깨달은 후
나는 네게 “하늘에서 물이 온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너와 내가 ‘비’라고 부르는 이 물 속에서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은
자전거를 타고 비에 관한 것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 내리는 이 비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지금 이 순간 이 비가 오지 않으면 안 될
그 어떤 절박한 사정이 도대체 무엇인가?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하염없이 어디론가 물처럼 흘러가는 것인데,
어느날 두 개의 개울이 합쳐지는 하수종말처리장 근처
다리 밑에서 벌거벗은 채 그만 번개를 맞고 말았다.
아, 그 밋밋한 전기의 맛. 코피가 터지고
석회처럼 머리가 허옇게 굳어질 때의 단순명료함,
그 멍한 상태에서 번쩍하며 찾아온 찰나의 깨달음.
물 속에 불이 있다!
그러니까, 그날 나는 다리 밑에서 전기뱀장어가 되어
대책없이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만 것이다.
한없이 낮은 곳으로 흐르기 위해, 물은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증발시켜 하늘에 이르렀는데
그 이유가 순전히 허공을 날기 위해서였음을
너무나 뼈저리게 알게 된 것이다.
바위가 부서져 모래가 되는 이유,
부서진 모래가 먼지가 되는 이유,
비로소 모든 존재의 이유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
하늘에서 물이 온다.
우리가 비라고 부르는 이것은 물의 사정, 물의 오르가즘.
아, 쏟아지는 빗속에서 번개가 일러준 한 마디의 말.
모든 사물은 날기를 원하는 것이다.
雨
高い所に水がある。
だが、水が始終低いところに流れるということは
修正されなければいけない。水は謙遜でもなく、
別に傲慢でもない。水は水だ。
すべての自然の法則と同じように
低いところに流れるために、水は
高い所に上らなければなかったはずだ。
この当然の事実に気付いた後で
私は君に「空から水が降る」と
はっきり言えるようになった。
君と私が「雨」と呼ぶこの水の中で
私が最も上手に出来るのは
自転車に乗って雨に関して考えることだ。
今降っているこの雨は、何処から来るのだろう。
今という瞬間、この雨が降らねばならない
その切実な事情はいったい何なのか。
こんなことを考えながら自転車に乗り
心うつろに何処かへ水のように流れるのだが、
ある日、二つの小川の合流する下水処理場の近くの
橋の下で、つい裸のままで稲妻に打たれてしまった。
ああ、あの薄い電気の味。鼻血が出て
石灰の如く脳みそが真っ白に固まる時の単純明瞭さ、
あのぼうっとした時にパッとひらめいた刹那の悟り。
水の中に火がある!
だから、あの日私は橋の下でデンキウナギになって
されるがままに物事の摂理を悟ってしまった訳だ。
限りなく低い所に流れるために、水は
自分の体を惜しみなく蒸発させて空に至ったが
それがひたすら虚空を飛ぶためだったということが
骨身に染みて分かったのだ。
岩が砕けて砂になる理由、
砕けた砂が埃になる理由、
やっとすべての存在の理由が解ったのだ。
空から水が降る。
我々が雨と呼ぶこれは水の射精、水のオルガズム。
ああ、降り注ぐ雨の中で稲妻が教えてくれた一言。
万物は飛んでいきたがるのだ。
풀밭에서 금지된 것들
초록빛은 언제나 나를 무장 해제시킨다.
나는 애인과 함께
신발을 벗고
조심스럽게 풀밭으로 들어선다.
아, 발바닥을 간지럽히는
쾌락의 계집애들.
그 연약한 풀잎 꼭대기까지
물이 올라와 있다.
나는 기꺼이,
시간의 독재자인 물을 받아들인다.
그 속엔 풀의 독이 들어 있다.
애인은 내게 늘 엄마처럼
풀독을 조심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좀처럼 말을 듣지 않는 나는
벌거벗은 채 온몸으로
그 독을 먹고
서둘러 금지된 물질의 영역으로 들어선다.
일찍이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이다.
생각은 말할 수 없이 단순해지고
걷잡을 수 없는 원시의 본능만이 꿈틀거린다.
물질이여, 너는 불 속에서도 뜨거워하지 않고
물속에서도 질식을 모르니
네가 바로 쾌락이로구나.
슬픔도 기쁨도 애간장을 녹이는 이별도
권력도 계급도 골 아픈 이데올로기도 없으니
내가 진정으로 당도해야 할 해방의 유물론이 바로 너로구나.
애인이여, 성스러운 바람의 매춘부여,
내게 좀 더 강한 풀독을 다오.
오늘은 원시의 본능을 타고
물질이 되고 싶구나.
만용을 부리며
나는 깊은 잠의 늪 속에 빠져든다.
지금 내가 무릎을 베고 누워 있는 이 여인은
일찍이 사랑의 여신이었거나
전쟁의 여신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녀가 나무 그늘 아래서
풀독을 먹은 애욕의 노예를 위해
이렇게 정성껏 귓밥을 파주며
치유의 노래를 부르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알고 있다, 그녀의 노래가
해와 달이 없던 시절 비탄의 근원이었던
태초의 상처에서 연유하고 있음을.
그리하여 죽은 자를 소생시키는 밤이 오고
하늘에서 별똥이 떨어져
건너편 숲의 머리가 온통 은빛으로 하얗게 빛나는 것을.
순간 시간이 정지되고, 어리석은 나는
벼락같이 깨닫는다, 보잘 것 없는 인간의 육체가 바로
인간이라는 사물의 소중한 기호임을.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이미 위대한 물질인 것이다. 갑자기 눈앞이 밝아지고
세상의 모든 별이 중심을 잃고
한꺼번에 내게로 쏟아진다.
아, 이제 그만!
나는 소리친다.
하루아침에 진리의 오묘함을 깨닫는 일도
이제 그만!
금지된 물질의 영역으로 들어서는 일도
이제 그만!
경고하건대 이런 것들은 모두
풀밭에선 금지된 것들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계속 소리친다.
그러나 내 몸은 이미
그것을 매우 즐기는 구조로 되어 있다.
草地で禁じられたこと
緑色はいつも私を武装解除する。
私は恋人と一緒に
靴を脱いで
慎ましく草地に足を入れる。
ああ、足の裏をくすぐる
快楽の小娘たち。
その軟弱な草葉のテッペンまで
水が上がっている。
私は喜んで、
時間の独裁者である水を受け入れる。
その中には草の毒が含まれている。
恋人はいつも母のように私に
草の毒に気をつけなさいと言う。
しかしなかなか言うことを聞かない私は
裸のまま、全身で
その毒を食らい
急いで禁じられた物質の領域に立ち入る。
かつて私は何でもなかった。
思考は限りなく単純になり
抑え切れない原始の本能だけがうごめく。
物質よ、君は火の中でも熱がらず
水の中でも窒息を知らないから
君こそ快楽だね。
悲しみも、喜びも、腸 を断つような別れも
権力も、階級も、頭の痛いイデオロギーもないから
私が真 にたどり着くべき解放の唯物論は君に違いないね。
恋人よ、聖なる風の売春婦よ、
私にもっと強い草の毒をくれ。
今日は原始の本能に身を任せ
物質になりたい。
蛮勇を振いつつ
私は深い眠りの沼に陥る。
今私が膝枕をしているこの女は
かつては愛の女神、あるいは
戦 の女神であっただろう。
でなければ、彼女が木陰で
草の毒を食らった愛欲の奴隷のために
こんなに丁寧に耳を掻きながら
癒しの歌を歌う訳がないだろう。
私は知っている、彼女の歌が
日と月のなかった時代、嘆きの根源となった
太初の傷に由来することを。
そうして死者を蘇らせる夜が訪れ
天から流れ星が落ち
向こうの森の頭がすっかり真っ白な銀色になって輝く。
一瞬にして時が止まり、愚かな私は
稲妻のように気が付く、みっともない人間の肉体こそ
人間という事物の大切な記号であることを。
死なずに生きているという理由だけでも
私はすでに偉大な物質なのだ。突然目の前が明るくなり
この世のすべての星が重心を失い
一挙に私に降り注ぐ。
ああ、もう止めよう!
私は叫ぶ。
一朝で真理の玄妙さを悟ることも
もう止めよう!
禁じられた物質の領域に立ち入ることも
もう止めよう!
警告するが、こんなことはすべて
草地で禁じられたことなのだ。
何も知らない私は叫び続ける。
だが私の体はすでに
それを酷く楽しむ構造になってしまった。
아령의 역사
쇠는 왜 녹이 스는가?
의심할 여지없이, 이것은
쇠로 만들어졌다. 오늘 아침 나는 이것을
철거중인 막다른 골목, 연탄재가
수북이 쌓인 전봇대 뒤에서
발견했다. 그리곤 너무 기뻐 소리쳤다.
와, 녹슨 아령이다!
그런데, 쇠는 왜 녹이 스는가?
아령이여,
쇠로 만들어진 것 중에서
네가 가장 인간적으로 생겼다.
너는 쇠의 알통!
누군가 너를 양손에 쥐고
지구를 들어 올리듯
애인을 들어 올리듯
세상을 들어 올렸을 것이다.
그런데, 쇠는 왜 녹이 스는가?
깨진 벽돌과 기왓장 조각들,
쥐똥들과 고양이 오줌이 지린 막다른 골목에
평행우주가 버려져 있다.
이것은 맨 처음 칼의 손잡이였을 것이다.
칼이 부러져 나가고
달랑 손잡이만 남았을 것이다.
손목이 잘려 나가도
누군가 끝까지 놓지 않은 칼의 손잡이.
기적이다. 모든 쇠붙이가 다 실려 나갔는데
너는 아직 살아남아 이곳에 버려져 녹슬고 있다.
ダンベルの歴史
鉄はなぜ錆びるのか
疑いなくこれは
鉄でできている。今朝私はこれを
撤去中の路地の突き当たり、練炭灰が
山積みになっている電柱の後ろで
発見した。そして喜びのあまり叫びだした。
わ~い、錆びたダンベルだ!
ところで、鉄はなぜ錆びるのか
ダンベルよ、
鉄でできたものの中で
君の姿は最も人間的だ。
君は鉄の力こぶ!
誰かが君を両手で握って
地球を持ち上げるように
恋人を持ち上げるように
世界を持ち上げたのだろう。
ところで、鉄はなぜ錆びるのか
壊れた煉瓦と瓦の欠片、
ネズミの糞やネコの小便の臭いが染み込んだ路地の突き当たりに
平行宇宙が捨てられている。
これは最初、刀の柄だったのだろう。
刃が折れてしまい
ぽつりと柄だけが残ったのだろう。
手首が切られてしまっても
誰かが最後まで離さなかった刀の柄。
奇跡だ。他の金物のすべてがその命を果たしたのに
君はまだ生き残ってここに捨てられて錆びていく。
원구식
1955년 경기도 연천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과와 숭실대 대학원 국문과 석사 졸업.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먼지와의 싸움은 끝이 없다> <마돈나를 위하여> 등.
한국시협상 수상.
현재 월간 <현대시>, 격월간 <시사사> 발행인.
元龜植(ウォン・グシク)
一九五五年、京畿道漣川郡生まれ。中央大学文芸創作学科を卒業し、崇實大学大学院国文学科で修士学位を取得した。一九七九年、《東亜日報》新春文芸に当選して文壇デビュー。二〇〇八年、<韓国詩人協会賞>を受賞した。現在、月刊《現代詩》、隔月刊《詩を愛する人々》の発行人である。
詩集には『埃との戦いは果てがない』、『マドンナのために』などがある。
김영찬 金榮讚(キム・ヨンチャン)
아니스와 별
너를 만나기 1세기 전부터 내리던 비가
너를 만나기 1초 직전에 쿵!
멈춘다
속눈썹 난간에 일렁이는 파도
1세기 동안 축적된 빗방울 모여든 네 눈동자는
근원이 맑다
물미역 냄새 풀썩풀썩 우리는 소행성 너머로 출정준비
나팔을 불고
산탄처럼 쏘아올린 어깨 위의
낱말들
북반구의 별들 일제히 입덧을 시작한다
アニスと星
君に会う一世紀前から降っていた雨が
君に会う一秒直前にドン!
と止む
睫毛の欄干に揺れる波
一世紀の間蓄積された雨粒の溜まる君の瞳は
根源が潔い
ワカメのにおいをプンプンさせて、私たちは小惑星の向こうへ出廷する準備の
ラッパを鳴らせ
散弾のように打ち上げた肩の上の
言葉たち
北半球の星たちが一斉につわりを始める
불멸을 꽃 피운 시인에게
시는 유리창 박살내는 광풍(狂風)일 수 있으되 고요히
눈 깜빡이는 가로등이어야 하고
시는 심해를 물결치는 물고기의 발광체(發光體) 은비늘일 수 있으되
등줄기에 물을 뿜는 고래의 심호흡(深呼吸)이어야 하고
시는 짙푸른 녹음에 놀라 질겁하고 날아오르는 새의 비상(飛翔)이어야 하되
수풀에 길을 더듬는 뱀의 낮은 포복(匍腹)이어야 하고
시는 침묵에 값하되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한 죄 암담한 모순에
오히려 빛나야 하고 주술사의 주술에 귀동냥,
범상(犯上)* 속의 적막(寂寞)을 캐낸
고요에 몸을 던진 절체절명의 파멸(破滅)이거나 불가능을 향한 자유혼 그 자체이어야 한다
인간의 통박으로는 도무지 잔머리 굴려서 도달(到達)할 수 없는 저 곳,
불가사의한 임계(臨界)에 깃발 꽂고 서있는
당신은 누구, 정말로 멀쩡한가?
*범상(犯上):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을 함
不滅を花咲かせた詩人に
詩は窓ガラスを破る狂風になれるが、静かに
またたく街路灯でなければならず
詩は深海に波を立てる魚の発光体である銀の鱗になれるが
背筋に潮を吹くクジラの深呼吸でなければならず
詩は深い緑陰に驚いて飛び立つ鳥の飛翔でなければならないが
茂みで道を辿るヘビの低い匍匐でなければならず
詩は沈黙に値するが言ってはならないことを洩らした罪や真っ暗な矛盾のために
かえって輝かなければならず、呪術師の呪術を聞き覚え
下克上の中の寂寞を掘り出し
静寂に身を投げた絶体絶命の破滅、或は不可能に向かう自由の魂そのものでなければならない
人間の浅知恵では策を弄しても決して到達できない彼方、
不思議な臨界に旗を立てて立っている
貴方は誰か、本当に平気なのか
베로니카의 지나친 눈물
한때 나는 중앙아시아의 뜨거운 모래바람이었나
바이칼 호반의 호면(湖面)에 떠도는 뜬금없는 구름
구름의 문양임을 자처했네
한때의 나는 마적단의 말발굽에 채인
돌
멩
이
구둣발에 채여 튕겨나간 돌멩이의 무거운
침묵
돌멩이의 돌멩이
돌멩이의 뜨겁던
열애(熱愛)
감정이 메말라 무덤덤한 마파람이기도 했네
한때 나는 또 모서리가 닳고 닳아 그토록 훼손 된
취주악의 낡은 악절
갈대의 음유(吟遊)이기를 바랬지만
악보는 찢어지고
비바람에 흔들린 음정, 악상(樂想)의 일부는 천궁에 부딪혀
머리 찧기도 했네
한때의 나는 정처 없는 꿈사냥꾼, 해거름 초저녁별처럼 은밀하던
밀애(密愛)는 어둑어둑
어쩌다가 부활절 새벽을 불러들인
여기는 도무지 어디
누구의 영토일까
베로니카의 눈물에 젖은 수건과 수건에 찍힌
차가운 나의 옛 얼굴
한때 나는 마른 수건 속에서 부글부글 피어나는
야생 엉겅퀴이거나
온몸의 가시로 자해(自害)를 일삼던
사막의 선인장이었던 것을
그러던 어느 날 질경이의 목숨, 도돌이표로 되살아난
도돌이표
도돌이표 뒤의 후렴구와
쉼표
쉼표 뒤의 베로니카의 애환(哀歡)이 그처럼 깊고 지난하다는 걸
휘어진 새끼발가락 굽어보며
나는 보았네
무관심하게 흩어졌던 나의 분신들을 꼼꼼히도
세심히 그 몰골 들여다보았네
베로니카여, 떼꾼하게 부은 눈을 젖은 수건 속에 파묻고
아직도 그렇게 우는가
울고만 있는가
ひと時私は中央アジアの熱い砂嵐だったのか
バイカル湖の湖面に行く当てもなく漂う雲
雲の紋様を気取った
ひと時の私は馬賊たちの馬のひづめに蹴られた
石
こ
ろ
靴の先で蹴られて飛んだ石ころの重い
沈黙
石ころの石ころ
石ころの熾烈だった
熱愛
感情が涸れて何の気配もなかった南 風 でもあった
ひと時私はまた縁が磨り減って毀損された
吹奏楽の古い楽節
葦の吟遊になることを願ったが
楽譜は破れ
風雨に揺らめく音程、楽想の一部は天宮にぶつかり
頭もぶつけた
ひと時の私はさまよう夢の狩人、日暮れの宵の星のように密かだった
愛情は薄暗い
どうにかして復活祭の夜明けを招いた
ここはいったい何処
誰の領土なのか
ヴェロニカの涙に濡れた手ぬぐいと 手ぬぐいに写し取られた
冷たい私の昔の顔
ひと時私は乾いた手ぬぐいの中からふくふくと咲く
野生のアザミか、
全身の棘で自害を事とした
砂漠のサボテンだったのだが
ある日、オオバコの命、反復記号として蘇った
反復記号
反復記号の後のリフレーンと
休止符
休止符の後のヴェロニカの哀歓がそれほど深く至難であることに
曲がった足の小指を見下ろしながら
私は気づいた
無頓着に散らばった私の分身たちを、念入りに
そして木目細かにその姿をみつめた
ヴェロニカよ、落ちくぼんで腫れた目を濡れた手ぬぐいにうずめて
まだそんなに泣いているのか
泣いてばかりいるのか
김영찬(金榮讚)
충남 연기 출생. 한국외국어대학 프랑스어과 졸업. 1991년부터 현재까지 무역회사를 운영하며 시를 쓰고 있다. 2002년 계간 《문학마당》 신인상 시부문에 당선되며 등단. 2003년 격월간 《정신과 표현》 신인상 시부문 당선. 시집 『불멸을 힐끗 쳐다보다』 및 『투투섬에 안 간 이유』 등이 있다. 현재 계간 《시와 표현》 편집위원, 웹진 《시인광장》 부주간이다.
金榮讚(キム・ヨンチャン)
忠清南道燕岐郡生まれ。韓国外国語大学フランス語科卒業。一九九一年から現在まで貿易会社を運営しながら、詩を書いている。二〇〇二年、季刊《文学広場》新人賞詩部門に当選して文壇デビュー。二〇〇三年、隔月刊《精神と表現》新人賞詩部門に当選。 詩集に『不滅をちらりと見つめる』、『トゥトゥ島へ行かなかった理由』などがある。現在、季刊《詩と表現》の編集委員、ウェブマガジン《詩人広場》の副主幹である。
한경용 韓卿鏞(ハン・ギョンヨン)
달 지기
달은 밤에 비치는 것이 아니라 박혀 있는 것이다
누구도 알 수 없이 내면에서 올라온 눈으로 쳐다보는 것이다
자정 무렵 퇴근길에서 보면 구만리 하늘에서 보내는 눈빛인지도
내가 한세상 돌아간 후에도 당신은 지켜보고 있으리라
나의 등이 쓸쓸하다 생각하여
당신은 마음을 달구어 존재를 내밀고 있는 것인가
어느 날 문득 가방이 무거울 때
어깨를 잡아주는 지하철의 손잡이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다
목구멍 모양이 뻗은 손마다 잡아주다 가방을 내려놓자
하루살이들이 내 등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가방 속에 달라붙는 것을 보았다
가로등도 밤에는 등골이 아프겠지
등(燈)은 아파트로 가는 길목마다
멀리서 자기를 보며 하루의 생을 끌고 가는 달 지기가 되는 것인가
병든 측백나무가 밤에 금빛같이 보일 때
얕은 땅에 박고 사는 영혼이 흐르는 것이라 한다
月守
月は夜を照らすものではなく、夜にはめ込まれたものなのだ
誰も知らない内面から湧き上がった目で見つめるものなのだ
夜中の一二時ごろ、退勤の途中で見ると九万里の上空から届く眼差しなのかも
私がこの世の一回りを終えた後にも貴方は見守っているだろう
私の背中が寂しいと思って
貴方は心を熱してその存在を表しているのだろうか
ある日ふとカバンが重いと思った時に
私の肩を握ってくれる電車の吊革のようなものかも知れないと思った
喉の形で伸びた吊革を一つずつ握ってカバンを降ろしたとき
カゲロウたちが私の背中から溢れ出るのを見た
そしてそのカバンの中に入って張り付くのを見た
街路灯も夜は背骨が痛いだろう
灯はアパートに繋がる街角ごとに
遠くから自分を見ながら一日の生を引きずって行く月守になるのか
病んだコノテガシワは夜になると金色に見える
そのとき、浅い土にくっ付いて生きる魂が流れるという
빈센트를 위한 만찬
지네를 자른다.
살아 있는 듯 꿈틀거린다.
지하실의 복도는 마디가 있다.
후미진 달이 갇힌 창 문이 내 안으로 길쭉하게,
깨진 유리창 속의 기억이 소름 끼친다.
지네를 자르듯 잘라 버려야지
긴 손가락으로 질끈질끈 자르듯 묶으니
살아 있는 피가 뚝뚝 떨어지며 목도리에 묻힌다.
죽어가지 않을 것 같다.
뒤돌아 본 내 지하실 복도
지네는 마디로 산다.
나는 죽지 않는 마디가 무섭고 열 개의 손가락이 무섭고
그보다 더 어울려 그려져 잊힌 목도리가 무섭다.
나의 닫힌 유리창을 열어보곤 언제나 목을 조른다.
목이 긴 해바라기를 바라보다 쏟아진 핏자국의 양귀비
아이리스에 젖어,
데이지 꽃잎으로 몰아쉬던
언덕마다 노을이 채색된다.
수도원의 첨탑 위로 달조각이 걸리면
까마귀 나는 밀밭풍은 또다시 이글거리는가.
젖은 불빛 아래 카페에서
압셍트*로 칵테일한 눈동자의 자화상을 그린다.
내 노오란 집이 떠가는
강물은 마디가 없다.
*고흐가 그린 에메랄드 빛깔의 술, 가난한 예술가들이 즐겨 마셨다 한다.
ビンセントへの晩餐
ムカデを切る。
まだ生きているようにうごめく。
地下室の廊下には節がある。
奥まった月を囲んだ窓が私の中で長く、
割れた窓ガラスの中の記憶にそそけ立つ。
ムカデを切るように切らなければ、と
長い指でぎゅうぎゅう切るように締めると
生き血がぽたぽた滴ってマフラーに染み付く。
死んでいきそうもない。
振り返って見た私の地下室の廊下
ムカデは節で生きる。
私は死なない節が怖くて、十の指が怖くて
それよりもさらに似合って描かれたが、忘れられたマフラーが怖い。
私の閉じた窓ガラスを開けてみては、いつも首を絞める。
首の長いヒマワリを眺めて零れ落ちた血痕のケシの花
アイリスに濡れ、
デイジーの花弁で吐いた
丘々に夕焼けが染まる。
修道院の尖塔の上に弓張り月がかかれば
カラスのいる麦畑は再び燃え上がるのか。
濡れた灯りの下のカフェで
アブサン*でカクテルを作った瞳の自画像を描く。
私の黄色い家が流れていく
川の水には節がない。
<著者注>
*アブサン(absinth):ゴッホの描いたエメラルド色の酒。貧乏な芸術家たちが愛飲したといわれる
라마
마추픽추가 잠들 무렵
라마는 안데스를 가르던 바람을 싣고 걸어온다.
우름밤바 강이 허기진 옥수수밭을 휘감을 때까지
독수리의 전갈을 들으려
신전에 묻힌 혼들을 위해 귀를 씻는다.
예언이 끝나는 곳에 푸른 하늘을 믿는
검은 눈동자가 머언 산을 바라본다.
모래에 묻힌 메아리를 기다리며
잊히지 않기를 다시 기원해 보지만
정복을 무너뜨리지 못한 요새
발목에 묻힌 풀벌레들
께나와 산뽀니아를 들려줄 성곽은 어디에도 없다.
이제
몰락을 삼킨 태양신의 후예가
매트로 전철역 광장에 와 있는가
날아간 철새의 곡조가 지하도를 따라 떠돈다.
잉카의 정령들이 먼지로 씻은 밤
오지에서 홀로 취해야 하는 적막을 알기에
산정에서 내려온 새들이 아침을 알려도
라마는 구비전설로 떠돌던 광야를
지우지 못한다.
ラマ
マチュ・ピチュが眠りに付くころ
ラマはアンデスを切り抜いた風を載せて歩いてくる。
ウルバンバ川が飢えたトウモロコシ畑にまとわり付くまで
ワシの伝言を聞こうと
神殿に埋もれた魂たちのために耳を洗う。
予言が果てる所で青い空を信じる
黒い瞳が遠い山を眺める。
砂に埋もれたこだまを待ちつつ
忘れられないようにともう一度祈ってみるが
征服を崩せなかった砦
足首のあたりに埋もれた虫たち
ケーナ*やサンポーニャ*を奏でてくれる城郭は何処にもない。
今
没落を呑み込んだ太陽神の末裔が
メトロ電車駅の広場に来ているのか
飛んでいった渡り鳥のメロディーが地下道に沿って彷徨う。
インカの精霊たちの埃でぬぐった夜
奥地で独りで過ごすべき寂寞を知っているからこそ
山頂から降りて来た鳥たちが朝を告げても
ラマは口碑伝説として彷徨った広野を
消すことができない。
<訳者注>
*ケーナ(quena):南アメリカのアンデス地方の民俗楽器で縦笛の一種。
*サンポーニャ(zampoña):南アメリカアンデス地方の民俗楽器。パンフルートに似た笛の一種である。
한경용(韓卿鏞)
1956년 제주도 출생. 제주도 김녕리와 부산 영도에서 성장.
인하대학교 졸업. 한양대학교 국제관광대학원 졸업.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정 수료.
2009년 시집 『잠시 앉은 오후』로 작품 활동 시작. 그 외의 시집으로 『빈센트를 위한 만찬』이 있다.
2010년 《시와 에세이》 신인상 수상.
韓卿鏞(ハン・ギョンヨン)
一九五六年、済州島生まれ。済州島金寧里 と釜山影島 で成長した。仁荷大学を卒業し、漢陽大学国際観光大学院を卒業。中央大学芸術大学院文芸創作課程修了。二〇〇九年、詩集『しばらく座った午後』を出版することで創作活動を始めた。他の詩集に『ビンセントへの晩餐』がある。二〇一〇年、《詩とエッセイ》新人賞を受賞。
안현미 安賢美(アン・ヒョンミ)
카이로
1
일몰 후 아홉 번째 달이 떴고
그는 동쪽 식탁 위에 왜가리처럼 놓인 촛대에 불을 붙였다
설명하고 싶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차원으로
그는 침묵을 사용하고 있었고
그가 사용하는 침묵은 골동품처럼 지혜로웠다
2
그때 폭설 속에 묻어둔 술병을 꺼내러 갔던 여자가 돌아왔고
그 여자가 데리고 온 낯선 공기는 순식간에 우리를 다른 차원으로 데려갔다
3
인생이란 원래 뭘 좀 몰라야 살 맛 나는 법
4
아홉 번째 핫산이 돌아왔다
설명하고 싶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차원으로
그는 인생을 사용하고 있었고
그가 사용하는 인생은 침묵처럼 두꺼웠다
5
다시 아홉 번째 달이 뜨고
다시 시간은 골동품처럼 놓여있고
다시 이야기는 반복된다
설명하고 싶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차원으로
원래 인생이란 뭘 좀 몰라야 살 맛 나는 법
カイロ
1
日没後、九番目の月が昇り
彼は東の食卓の上にアオサギのように立つ燭台を灯した
説明したかったが説明できない次元で
彼は沈黙を用いており
彼の用いる沈黙は骨董品のように賢かった
2
あの時、豪雪の中に埋めた酒瓶を取り出しに行った女が戻ったのだが
彼女が連れてきた慣れない空気は私たちを異次元へと連れて行った
3
人生とはそもそも何処かに知らないところがあってこそ楽しみのあるものだ
4
九人目のハサンが帰ってきた
説明したかったが説明できない次元で
彼は人生を用いており
彼の用いる人生は沈黙のように厚かった
5
再び九番目の月が昇り
再び時間は骨董品のように置かれて
再び物語は繰り返される
説明したかったが説明できない次元で
そもそも人生とは何処かに知らないところがあってこそ楽しみのあるものだ
그도 그렇겠다
그리하여 그도 그렇겠다 글렌굴드를 듣는다 당신은 가벼울 필요도 없지만 무거울 필요도 없다 내 생의 앞 겨울을 당신을 훔쳐보면서 설레었으나 그 겨울은 거울처럼 깨져버렸고 깨진 겨울의 파편을 밟고 당신은 지나갔다 글렌굴드를 듣는다 지나치게 자기 자신이 된다는 것 그게 시라고 나는 생각해오고 있다 그게 나무라고 나는 생각해오고 있다 포도나무가 있는 여인숙에 홀로 투숙한 여행객의 고독처럼 지금 서 있는 자리가 서 있어야할 자리라고 매일 아침 자신을 속이는 어떤 허무처럼 일인용이고 일회용인 한 개도 재미없는 삶처럼 그리하여 죽음처럼 글렌굴드를 듣는다 출근과 퇴근 누가 만든 미로일까? 당신은 무거울 필요도 가벼울 필요도 없다 당신이 없는 겨울을 거울처럼 들고 사랑의 부재 또한 사랑 아니겠는가 지금은 그런 생각도 해보는 겨울이다
それもそうだろう
それならそれもそうだろう グレン・グールド*を聴く あなたは軽い必要はないが重い必要もない 私の生の前の冬の間、あなたを覗きながら胸をときめかせていたが あの冬は鏡のように割れてしまい 割れた鏡の破片を踏みにじってあなたは過ぎ去った グレン・グールドを聴く 自分自身に成りすぎること それが詩であると私はずっと考えている それが木であると私はずっと考えている ブドウの木のある旅宿に独りで身を投じた旅客の孤独のように 今立っている場所が立つべき所だと毎朝自分をだますある虚無のように 一人用で使い捨てのまったくつまらない生のように そして死のようにグレン・グールドを聴く 出勤と退勤 誰が作った迷路だろう あなたは重い必要も軽い必要もない あなたのいない冬を鏡のように持つ 愛の不在もまた愛ではないか 今はそうも考える冬なのだ
<訳者注>
*グレン・グールド(Glenn Herbert Gould、一九三二~一九八二):カナダのピアニスト、作曲家。二〇世紀を代表するピアニストの一人であり、特にバッハの演奏者として定評がある。
투명 고양이
매일매일 출근해
바닥을 견디는 것
자신을 견디는 것
길고양이의 왼쪽 귀 끝
중성화 수술 표시로 잘려 나간 삼각형의 투명처럼
거기서부터 삶을 거기서부터 죽음을
Ctrl+C, Ctrl+V 처럼
인생은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는데
투명한 삼각형에 연루되어
그늘지고 멍든 쪽으로
공손하게 두 발을 모으고 있는
왼쪽 귀가 잘려 나간
길고양이의 결가부좌처럼
거기서부터 죽음을 거기서부터 삶을
Ctrl+X, Ctrl+V처럼
인생은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는데
매일매일 출근해
바닥을 시작하는
자신을 시작하는
투명 고양이
透明な猫
毎日毎日出勤し
底に耐えること
自分に耐えること
野良猫の左耳の先
不妊手術済みの印として切り取られた三角形の透明のように
そこから生を、そこから死を
Ctrl +C、Ctrl+Vのように
人生は何処かへ流れて行くが
透明な三角形に連累して
陰ってアザができた方に
丁寧に両足を合わせている
左耳の先が切り取られた
野良猫の結跏趺坐のように
そこから死を、そこから生を
Ctrl+X、Ctrl+Vのように
人生は何処かへ流れて行くが
毎日毎日出勤し
底を始める
自分を始める
透明な猫
안현미(安賢美)
1972년 강원도 태백 출생. 서울산업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2001년 문학동네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
시집으로『곰곰』(2006년),『이별의 재구성』(2009년),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2014년) 등이 있다.
2010년 제28회 신동엽창작상을 수상했다.
安賢美(アン・ヒョンミ)
一九七二年、江原道太白市生まれ。ソウル産業大学文芸創作学科卒業。二〇〇一年、<文学ドンネ新人賞>を受賞して文壇デビュー。二〇〇八年、<第二八回申東曄創作賞>を受賞した。 詩集には『熊熊』、『別れの再構成』、『愛はある日突然修理される』などがある。
《PO》第一五五号(二〇一四年冬の号)
金泰完(キム・テワン)訳、韓成禮(ハン・ソンレ)監修
訳者 金泰完(キム・テワン)
一九七五年、全羅南道莞島郡生まれ。ソウル大学経営学科卒業。数年間貿易会社に勤務しながら、技術関係の翻訳及び通訳業務に携わった。職場生活の間、知識や文化の交流に於ける翻訳の重要性に気付き、退社した後に詩人及び翻訳者である韓成禮氏に師事してい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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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경용시인님, 일본에 까지 필명을 떨치게 되어 축하합니다
감사 드립니다. 세상 어느 것이 제 혼자의 힘으로 되겠습니까, 여러 선후배님들의 많은 격려와 충고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내년에도 건필, 건안을 바라며 훈훈한 인간미의 시산맥의 맥을 이어 가도록 합시다.
시산맥의 경사 이기도 합니다--축하 드립니다--
얼굴이 붉어 지네요. 화려하게 등단하지는 않았드레도 한 눈을 팔지 않고 정진 한다면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도 같이 외국 지면에 소개될 수 있지요. 참조로 PO지는 오사까에서 발행하며 문예지가 우수하여 팔리는 책이라하더군요. 그간 김경주 황병승 김선우 진은영, 김기택 김행숙 최승호 맹문재 이영광 내 놓으라하는 시인들은 모두가 거쳐갔
지요.
한경용 선생님^^
시가 참 좋습니다
송년회때 뵙고
참 인상 깊었는데
온라인상으로 이렇게
글로 접하니 더 반갑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이령 시인님, 반갑습니다. 2013 시사사 등단을 하여 12 월 초에 시상식에서 뵈었지요. 제가 시집이 발간 되었을 때 생면부지의 제 시집을 예스 닷컴에서 사주 신 분 , 그 때 얼머나 기뻤는지요
한경용시인님

드립니다.
일취월장으로 발전하시는 모습
이아영 시인님 께서도 등단 15 년차 올 해 열린 시학 작품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이아영 시인님 께서도 수유리 교보에서 제일 처음으로 제 시집을 구매 하셨지요. 감사드립니다. 수만 명 의 고교 동문 중에서 , 수십만 명의 해병대에도 소개했지만 단 한 권도 안 팔리는 현실을 실감했거든요
한경용 시인님, 글로벌 시대를 맞아 시산맥의 경사 입니다. 충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회장님, 감축 드리 옵니다. 올린지가 언제 인데 지금 보셨습니까, 새해에는 문운이 가득 하시길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