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사시 이런 상식도
○ 본편 - 떡 쌓기
시루떡을 쌓아 올리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기술이다.
그 동네에서 떡 쌓는 기술이 좋은 분이 와서
2시간에 걸쳐 온갖 정성과 기술을 다해 쌓아 올린다.
떡을 쌓는 것도 하나의 예술이고 일정한 법칙에 의해 이루어진다.
맨 밑에는 시루떡 17줄을 쌓고 그 다음에는 옆설기(나물떡) 1궤,
그 위에 준주(녹두) 고물로 만든 떡을 2궤, 경단 부편, 국화전, 작과,
조약, 쑥구리 등을 차례차례 쌓아 올린다.
밑에는 좁게, 위로 올라가면서 넓게 쌓아야 하기 때문에
허물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술이다.
○ 기제사가 1년에 14회
안동군 퇴계동의 진성 이씨(이퇴계) 종가는 1년에 기제사만도 14회나 된다.
퇴계 선생이 불천지위(不遷之位)이고
그 분의 정식 부인이 두 분이므로 선생의 불천위 제사3위와
고조 내외 2위(位), 증조 2배(二配) 3위, 보주(寶胄- 훌륭한 자손) 2배 3위,
선조 2배 3위를 합하면 14회이다.
여기에 명절에 지내는 제례까지 합치면 1년에 16번이나 된다.
따라서 어떤 달은 두 번씩 제사를 지내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르면 제사 비용은 물론
친척이나 내방객 대접들의 정신적, 경제적인 부담 또한 만만치 않다.
그리고 종가는 그 규모가 상당히 크다.
양진당의 경우 77칸의 넓은 저택인데 관리에 많은 비용이 들어 애로가 많다.
○ 멜론을 올린다.
퇴계 이황 종가의 다례상에는 멜론이 오른다.
고산 윤선도 종가는 제사상에 바나나뿐 아니라 오렌지도 올린다.
불천위(不遷位- 4대가 지났어도 자손 대대로 기제사를 모실 수 있게
국가나 유림에서 인정한 조상) 제사임에도 그렇다.
이상하거나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다.
멜론· 바나나· 오렌지가 이상하다면
15~16세기에 들어온 토마토나 17세기 이전에 들어온 수박이
제사상에 오르는 것도‘법도에 어긋난 일’이다.
“전래되는 예서를 보더라도 음식의 종류 자체에 대한 제한은 없다”
“다만 집안의 형편에 따라 음식 가짓수를 조절할 수 있다”
“제철 과일을 조상께 정성껏 바치는 것이 제사이기 때문에
멜론이든 망고든 음식의 종류를 가릴 바는 아니다”
○간남(肝南)
‘어동육서’로 표현되는 상차림에서
좌간남(左肝南)·우간남(右肝南)이란 표현이 먼저다.
‘간남’이란 손님 상 남쪽에 차려지는 중요한 밥과 반찬을 말한다.
좌측에는 육남(肉南, 갈비찜·수육·육탕 등)을 뒀고,
우측에는 어남(魚南, 조개전·멸치전·합탕 등)을 뒀다
상차림에 있어서도 좌의정·우의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음양질서에서
양(陽)에 해당하는 고기 반찬이 좌간남으로 보다 격이 높은 음식이다.
결국 제사 상차림은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좌간남·우간남’의 법식에 맞춘 데서 기인한다.
○ 적(炙)
제사상에서 가장 중요한 음식은 적(炙)이다.
적(炙)은 제사상의 가운데에 위치한다.
술안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적(炙)’이며,
밥반찬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좌간남·우간남이다.
『묘사의절』은‘적’을 “우(羽)·모(毛)·린(鱗) 3적의 첨합(添合)”이라고 기록한다.
깃털을 뜻하는 우(羽)는 닭이나 꿩고기로 만든 적이다.
모(毛)는 털을 의미하니 육지의 고기를 말한다.
원래는 소의 간(肝)을 구운 것이다.
린(鱗)은 비늘이니 물고기로 만든 어적(魚炙)이다.
제사에서 술을 세 번 올릴 때
초헌(初獻)에서는 술과 함께 간적(肝炙)을 올리고,
아헌(亞獻)엔 어적(魚炙)을,
종헌(終獻) 때 계적(鷄炙)는 바치는 것이 조선 왕실 법도라도 한다.
세 번 술을 올릴 때마다
세 차례 적을 번갈아 올리고 물리고 하는 것이 맞지만
양반가에서는 이를 쌓아 올려서 고임상으로 냈다.
적을 고이는 순서도 밑에서부터 쇠고기-생선-닭(꿩)의 순서여야 하지만
집안마다 다르다.
*『예기』에는 “제사는 부부가 함께 올린다[夫婦共祭]”라고 돼 있다
주자가례』에도 의례 절차에서
모두 "주인[宗孫]과 주부[宗婦]가 함께 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
제사 참례는 공자·주자 시대에도 완전히 남녀평등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