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6일 AM09:30 MBC라디오 여성시대 "윤병대의 맛있는 여행" (FM96.5)
### CODE<2> + 맛있는 여행
류>
이>
윤> (인사)
MC> 갑자기 날씨가 너무 쌀쌀해져서 가을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데요
이럴때는 또 어디로 가서 뭘 먹어 줘야 하나요?
윤> 지난주에 구리시의 코스모스 꽃 이야기를 해 드렸는데 오늘은 꽃 이야기 그 두 번째로 메밀꽃을 찾아 가 봅니다.
MC> 메밀꽃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를 닮아서 청순하고 참 예쁜데.....?
윤> 일단은 그렇다고 하고요.........
얼음으로 살짝 얼린 육수에 무 즙과 고추냉이를 풀어 찍어 먹는 시원한 메밀 국수는 별미 음식이다. 메밀은 루틴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 주므로 혈액순환에 좋은 음식으로 잘 알려져 있어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질환 등에 좋다고 합니다.
이 메밀로 만든 음식 중에 남녀노소 모두가 건강식으로 즐길 수 있는 음식은 메밀국수, 메밀묵, 메밀전병, 메밀수제비, 메밀 칼국수(콧등치기), 메밀빵 등 수도 없이 많은데요, 이 모든 음식이 한자리로 모이는 동네가 있습니다.
바로 지금 이 맘 때쯤이면 들판에 소금을 흩뿌려 놓은 듯 하얀 꽃이 소담스럽게 피어 가을바람에 손짓하는 강원도 평창의 이효석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된 봉평의 메밀밭입니다.
이 곳에 가면 메밀고장 답게 메밀요리라면 그의 모든 것이 다 있는데, 먼저 솥 뚜껑 뒤집어 놓고 묽은 메밀반죽을 주전자로 부어 손으로 휘~ 휘 저어 얇게 부친 뒤 속에다 김치를 넣고 돌돌 말아 먹는 메밀전병이 갈 가는 나그네를 불러 세웁니다.
호~호 불며 한입 베어 물면 메밀의 고소한 맛이 새콤한 김치와 잘 어우러져 가을이 입안으로 들어 옵니다.
그 다음은 메밀묵이나 메밀국수 한 그릇 말아 먹어야 하는데, 왜 메밀묵은 아무리 양반님이라도 쳐 먹어야 한다 쟎아요.
메밀묵 한 덩이 곱게 칼로 쳐서 멸치육수에 양념간장 끼얹어 김 가루 뿌리고 숫가락으로 퍼 먹으면 파르르 떨며 입안으로 쏙 들어 가는 것이 애처러워 보이긴 하는데, 입안에서는 그만 사르르 녹듯이 목구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게눈 감추듯 사라져 버리니 이 맛에 안 반할 사람이 또 누가 있겠습니까.
MC> 가만히 생각 해 보니 메밀요리가 상당히 다양하네요... 메밀로 하는 또 다른 요리는 뭐가 있을까요?
윤> 감자 파 숭숭 썰어 넣고 넓게 떠서 팔팔 끓인 메밀 수제비는 또 어떻고, 메밀 수제비 이게 아무 것도 않넣고 끓여도 메밀 본래의 독특한 향과 구수함이 자꾸만 퍼 먹게 하는데요, 메밀은 소화도 잘 되 조금 과식했다 싶어도 금방 배고 고프고, 메밀의 검은 껍질이 섬유질이 풍부해 배변 작용을 도와 몸 안의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 주는 작용을 한다고 하니 이 얼마나 좋은 웰빙건강 식품입니까!
그런데요 메밀은 아주 찬 성분을 가진 음식으로 찬 음식으로 배탈을 일으키는 분은 피하시는 것이 좋다고 하고요, 성질이 차다 보니까 메밀음식에는 꼭 파가 들어 가는데요 여기에 겨자를 첨가해 찬 기운을 중화시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메밀 속에 많이 들어있는 루틴 성분이나 비타민 B1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메밀만 건져 드시면 별 효과가 없으므로 메밀 음식을 드실 때는 국물까지 아낌없이 모두 마셔 주는 것이 좋습니다.
배부르게 잘 드시고 나면 그냥 오실 것이 아니라 메밀빵이나 메밀쿠키도 있으니까 한 봉다리 사서 가져 오시면 장거리 여행에 금방 배 고프면 메밀 근기없다고 말씀 하시지 마시고 간식으로 드셔도 좋고 집에서도 드실 수 있어 좋습니다.
MC> 이웃 일본에 서도 "소바"라고 메밀국수가 있쟎아요?
윤> 맞습니다. 소바[蕎麥]는 메밀을 뜻하며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뜨거운 국물이나 차가운 간장에 무·파·고추냉이를 넣고 찍어 먹는 일본요리입니다.메밀국수는 '소바키리[蕎麥切り]'라 하고, 일본의 승려들이 즐겨 먹던 쇼진요리였다가 일반가정에 전해졌다는 설이 있습니다.
일본의 메밀국수는 채반에 건진 면을 맑은장국에 찍어 먹거나 곁들여 먹는 음식에 따라 유부소바· 튀김소바· 치킨소바 등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MC> 이 많은 메밀요리를 먹으러 어디를 가서 뭘 보고 와야 할까요?
윤> 강원도 평창은 5일장이 서는데 5. 10일날 입니다.
물론 5일장에 가시면 더 좋겠지만 평창을 지나는 길에 메밀음식을 드시고 싶으면 그냥 시장을 찾아 가시면 됩니다.
지금 봉평장에는 장돌뱅이 허생원은 없지만 메밀꽃이 피면 관광객으로 숨이 막힐 정도입니다.
봉평의 산자락 밑에는 어디라고 할 것 없이 넓게 펼쳐진 들녘은 마치 눈이라도 내린 듯 온 사방이 흰색 물결 일렁이고 군데 군데 심어진 옥수수가 가을을 재촉하고, 봉평의 대표 문인인 이효석 선생의 생가를 복원해 두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메밀밭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개울에는 옛 모습 그대로 섭다리와 징검다리를 만들어 개울을 건너볼 수 있도록 해 두었습니다.
MC> 평창까지 찾아가는 길은 ?
윤> 중앙고속도로를 들어가 만종분기점에서 강릉방향으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면온IC에서 나가면 됩니다.
면온IC에서 나와서 우회전하여 휘닉스파크 쪽을 지나가면 둔내와 장평/봉평으로 갈림길이 나오고, 여기서 우회전해서 장평/봉평방향으로 가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