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문역에서 내려다본 장터, 왼쪽과 오른쪽으로 도로를 따라 앞에 보이는 것과 비슷한 장이 펼쳐있다.
오일장 이야기, 대한문학세계 기자, 소운/박목철
사람은 편리함을 추구하는 본능이 있지만,
때로는 불편함에 대한 향수도 쉬이 잊지 못하는 속성이 있는 듯하다.
동네마다 대형 마트가 생기고,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고도 편하게 장을 볼 수 있는 세상을
살면서도 전국적으로 오일장이 아직도 명맥을 유지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다.
대형 마트에 밀려 동네 구멍가게 들이 망한다고 아우성을 치는데 비해 오일장은 오히려
점점 활성화되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관광지로 오일장을 내 세우는 곳도
많이 있고 장날이면 오일장을 즐기려는 관광객이 넘쳐나기도 한다.
오일장은 인구도 많지 않고 산업화나 도시화가 이루어지기 전의 시장 기능이라 할 수 있다.
한곳에 정착해서 가게를 운영하기에는 경영이 어려우니 5일 정도 시차를 두고 넓은 지역의
구매자를 집결시켜 판매하는 형태가 오일장이라 하겠다.
쉽게 표현하면 이동하는 시장이 오일장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은 인구가 밀집된 도시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고 판매 시설의 현대화는 물론 취급하는 물건의 종류도 아주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바닥에 펼쳐놓고 파는 원시적 형태의 오일장에 환호하는 현대인의 취향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도 하다.
* 오일장의 매력은 선보이는 물건들이 현대적이지 않다는데 있지 않나 생각한다.
소운도 오일장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아마 대부분의 나이 든 분들은 오일장의 왁자한 분위기와 구경거리에 오일장을 손꼽아 기다리던
추억이 있으실 것이다. 사실 예전의 오일장은 장터의 기능과 더불어 잔칫집이나, 공연장의 기능도
겸하고 있었다. 약장수나 장돌뱅이의 입담은 TV나 라디오가 없던 시절에는 놀라운 볼거리였고,
온갖 먹거리와 구경거리까지 한꺼번에 펼쳐진 장터는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었다.
제, 추억의 장터는 포항 인근의 -도구-라는 작은 바닷가 마을에 자리한 동해 국민학교의
뒷마당이었다. 바닷가인 탓에 바닥은 모래가 깔려 있었던 거로 기억한다.
아버지가 이곳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계셨기에 방학을 맞으면 형과 나는 언제나 아버지가 계신 곳에
가서 방학을 보내곤 했다. (아버지와 떨어져 살게 된 이유는 다음 적당한 기회에 쓰려고 함)
무료한 시골에서 장날은 우리 형제가 손꼽아 기다리던 잔칫날과 같았다.
먹거리, 구경거리가 널려있는 장터를 신이 나서 다니던 기억이 엊그제같이 선명하다.
하나 더 우쭐했던 것은 의사인 아버지가 동네 분들의 존경을 받는 분이셨기에 만나는 사람마다 깍듯이
인사를 하곤 해서 아버지 손목을 잡은 나까지 으쓱해진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뚜렷하다.
지금도 여행을 하다가 장날인 곳을 지나게 되면 꼭 차를 세우고 구경을 하게 된다.
어린 시절의 장터가 추억 속에 자리한 탓이다. 아마 다른 분들도 나름의 장터에 대한 추억이 오일장을
존속시키는 배경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 장터에는 팥죽, 메밀전, 올갱이 국수 등, 우리의 향수를 자아내는 먹거리들이 유혹한다.
딸들이 양평에 자리 잡고는 내 서재까지 멋있게 꾸며 주었다.
"아버지 이제 양평에서 편하게 글 쓰세요," 하지만 도시에 길든 습성은 아직도 서울을 떠나지 못하고
양평을 오가고 있다. 처음 한동안은 조용한 분위기가 오히려 글을 쓰기 어렵게 하기도 했다.
이곳 양평은 3일과 8일이 장날이다. 장날이 되면 추억을 찾아 장터를 찾게 된다.
양평에는 서울 변두리보다 더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장날 장터의 규모도 대단하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장터가 한곳에 몰려있지 않고 넓게 퍼져 있다는 점이다.
이웃 용문의 장터(5일 10일)는 아주 짜임새가 있다. 용문역을 중심으로 동선이 편리하게 T자 형태로
자리하고 있어 차를 두고 기차를 타면 바로 장터 앞에 내리게 되어 많이 걷지 않아도 된다.
장터에 앉아 막걸리 한잔 기울이는 낭만을 맛볼 수 있기에 용문 장을 자주 찾게 된다.
* 소운은 이런 할머니들의 한가한 모습이 좋아 장터를 자주 찾는다.
오일장의 매력은 상품이 고전적이라는 점과,
할머니들이 들고나오는 소박한 채소들을 만나게 된다는 즐거움이다.
다 팔아봐야 몇 푼이나 될까 싶은 나물이나 곡물들을 길거리에 펼쳐놓은 할머니들을 대하면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세월을 거슬러 어린 시절의 이웃을 만나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개 쑥떡, 개구리 튀김, 개고기 팝니다. 도시에서는 낯선 상품들이 오히려 정겹기까지 하다.
소운은 이곳에서 베개도 사고, 침대 깔게도 샀다. 백화점보다 오히려 기분 좋은 쇼핑을 즐기곤 한다.
전을 앞에 놓고 막걸리도 마시며 세월을 훌쩍 지나 옛 시절로 돌아간 행복을 맛보았다.
계획하지 않던 물건들을 이것저것 사다 보면 보따리가 커진다. 얼큰하게 취기가 올라 보따리를 들고
기차를 타고 오면서 생각했다.
-아마도 오일장은 추억의 보관소로 우리 곁에 오래 존재할 것이라고-
* 예상보다 좋은 품질의 잠자리 용품을 소운은 여럿 샀다. 부부의 미소가 장터 분위기 같이 따사롭다.
장터,
노천 주막에 앉아 막걸리를 마셨다
土酒(지평막걸리)를 집어 드니
"서울 분들은 서울 막걸리만 찾아서,"
고개를 저었다
시골 장터에서 서울 술을 마셔서야,
꼬치에 꿰인 참새구이를 먹다
문득,
이거 병아리 아닌지 몰라
시골 장터에 앉아
시골 술을 마시면서
그놈의 의심,
서울 사람 아니랄까 봐,
* 장터 주막에 앉아 오가는 이를 바라보며 마시는 막걸리 한잔, 한가롭고 행복하기까지 하다.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네, 댓글 감사드립니다.
너무 좋은 모습입니다
추억이 깃든 장소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겨워보입니다....큰장이네요..ㅋㅋ
교통이 편해서 외지인인 많이 찾는 탓인가 합니다.
어렸을 때 할머니 치맛자락을 붙잡고
10리 길을 걸어 장에 가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저도 그런추억이 있어서인지 지나다가도
장이 선것을 보면 꼭 찾게 되더군요,
며칠전 장에 갔는데 먹거리 볼거리 많아서 너무 재밌었는데~
요즘은 지자체에서 관광자원으로 개발을 하고 있더군요,
장날!
제고향 장날은 2, 7 일
고향을 찾으시면, 아마 장을 찾으실것 같습니다. ㅎㅎ
오랜 추억을 깨우네요 ^^
아마 요즘애들은 흥미를 느끼지 않을것 같습니다.
추억이 없어서이지요,
아... 장터 막걸리와 파전... 정겨운 풍경입니다~~~
깔끔한 매장 보다도 이런 장터가 한결 더 졍겹긴 합니다.
그시절이그리워요 장날 기다려지죠.
저도 달력에 이웃 장날을 표시해 놓고 있습니다. ㅎㅎ
오일장의 추억이 새롭군요 .언제나 정겨움이 있었다는…
그렇습니다. 옛장터의 추억,
좋은 휴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추억과 낭만이 서린 곳....
요즘 애들은 그런 추억이 없어요,
삭막하지요.
고향의 오일장 생각만해도 마음이 푸근해지며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나네요......
누구나 비슷합니다.
고향 생각도 나고요,
작은구름님!
ㅡ덕분에
시간여행을
다녀온 기분에
취해 봤습니다
저도 한번
그 길 을
따라가 볼
작정입니다
서울내기의
의심줄은
끊어놓고 갈
마음이지만 ㅡ
글쎄요~그건
다녀 와 봐야
알게 되겠지요?
기차 타고 많이들 오시더군요,
산나물 축제도 5,5 .부터 열린다고 합니다.
장터에서 국밥에 막걸리 한잔 낭만이 있습니다
다녀오시면 좋은글 올리십시오
성남~모란~에도오일장
잘있쓔~후후~전국제일일걸유~아마두
특히 동물까지 취급한다고 소문 났더군요,
최고, 인정합니다.
모란장이 제일 큰 장터인건 맞습니다.
저도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그 시절 같이 살았던, 그러나 먼저 가신 님들이 그리워 눈물납니다.
추억속의 분들은 이미 다 가셨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5일장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납니다.
그런 맛에 장터를 찾지않나 생각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맛있는게 많네요
장터는 먹거리가 많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지않습니까? ㅎㅎ
사람 사는 모습 들이 정겹네요
그런 모습이 좋아서 장터를 찾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장구경은 언제나 좋은 듯 ^^
그래서 장터들이 오히려 활성화 되는것 같습니다.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를 여시기 바랍니다.
장터에 퍼질고 앉아서 막걸리 한잔 하고 싶네요~ㅎ
소운도 그맛에 장터를 자주 찾습니다.
장터의 멋이지요,
어릴적 할머니따라 갔던 기억이...
댓글 다시기 바쁘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