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도예선생이 기쁜 얼굴로 전해주는 소식! 태균이가 자리에 앉자마자 물레작업에 심취하더니 무려 5개를 연달아 만들어 냈답니다. 아침식사하면서 오늘은 2개는 꼭 만들자 다짐시켰었는데 갑자기 개과천선의 태도가 놀랍기만 합니다.
요즘 집에서 태균이가 만든 그릇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제주도 흙으로 빚어낸 건강한 갈색과 투박하지만 얼마나 감촉이 좋은지 설겆이할 때 뽀득거림이 너무 좋습니다. 도예작품을 위한 제주도 흙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일 아닌데 아버님이 이름있는 제주도 도예가라서 혼신의 노력으로 제주도흙을 가공하고 있답니다. 그 혜택을 태균이가 고스란히 누리고 있습니다.
준이는 오른팔을 풍맞는 형상으로 명치끝에 붙이고 다니더니 오늘은 오른 다리를 살짝 접니다. 준이의 몸 여기저기 불편한 동작을 만들어내는 경기들이 얼른 사라지기를 바래야 합니다. 그런 불편한 동작성 때문인지 요즘 준이는 한 개도 못 만들어냅니다.
종일 뜨겁고 무덥고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미친듯이 솟구치는 한여름입니다. 날씨때문인지 오늘의 컨디션은 영 형편없는 완이를 먹이고 데리고 다니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 중에 민속촌 안에 있는 편의점을 들리는 것은 완이에게는 너무나 큰 행복입니다. 과자와 젤리와 음료수가 쫙 진열되어있으니 얼마나 큰 기쁨일까요? 완이얼굴에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번지네요.
애타게 기다린 형아들이 돌아오자 후다닥 밖으로 뛰쳐가는 완이. 완이의 바다놀이는 자꾸 조개와 바닷물만 먹지않으면 더 오래 풀어놓아도 되는데 자꾸 바닷물 속 뭔가를 입으로 넣으니 일정시간이 지나면 끝내야 합니다.
오늘은 깊은 곳에서 시작하여 갑자기 소나기가 퍼부어대니 물이 낮은 곳으로 피신. 깊은 곳에 완이는 감히 못들어가고 태균이만 신나는 수영놀이.
완이는 작은 웅덩이 속에서 나올 생각을 하질 않습니다.
소나기가 몇차례 지나가더니 예상대로 수평선 저 쪽에 선명하게 드러나는 아름다운 무지개! 황홀한 풍경입니다. 물론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지만 뭉글뭉글 희한한 구름을 남겨주었습니다.
그 구름아래 태균이와 준이는 서둘러서 먼저 집으로 향합니다. 울퉁불퉁 너럭바위를 힘겹게 밟으며 집 쪽으로 멀어져 가는 두 녀석의 모습이 아련합니다. 풍경이 멋있으니 사람의 모습은 대충만 집어넣어주어도 작품같이 느껴집니다.
반복되는 일상에도 조금의 지루함도 없이 풍경이 늘 다른 듯, 전달해주는 메시지도 다 다른 듯 합니다. 오늘의 무지개! 정말 커다랗고 근사했습니다.
첫댓글 두 청년의 걸어가는 모습, 영화의 한 장면 같습니다.
하늘을 배경으로 현무암이 가득한 길을 걷는 두 청년이 그냥 애잔합니다.
행복한 인생을 끝까지 보살펴 주시라고 절로 기도 마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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