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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자를 세 번 치고 세워서 보이시고)
아시겠습니까?
안다고 해도 틀렸고, 알지 못한다 해도 틀렸다 할 것이니, 여기에서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이 문제는 능히 아는 사람은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다시 깊이 생각을 해야 됩니다.
提起須彌第一槌(제기수미제일추)
電光石火太遲遲(전광석화태지지)
象王行處狐蹤絕(상왕행처호종절)
獅子咆哮百獸危(사자포효백수위)
수미의 한 주장자를 잡아 일으키니
전광석화도 오히려 크게
더딤이로다
코끼리가 지나간 자리에
여우의 종적이 끊어지고
사자가 한 번 우니 뭇 짐승이 위태롭도다
이 산승이 여러분에게 매달마다 말씀을 드리지만, 산승의 이 의지를 전혀 알아듣지를 못하고,
여기 앉아 있는 대중 신도는 항상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어가지고, 이 산승이 하는 이야기는 항상 물에 기름 돌듯이 별따로 산승은 산승이요,
여러분은 또 여러분대로 그렇게 각각 돌아가서, 여러 신도님에게 크게 이익되는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오랜 세월 동안 여기서 근 10년이 넘도록 항상 말씀을 드리고 해도,
어느 누가 저한테 찾아와서법에 대해서 간절히 자기 마음에 참으로 깊이 감동이나서, 또 무언가가 한 생각이 깨우쳐졌다든지, 또 의심이 나고 몰라서 좀 알고 싶다든지, 이런 마음을 일으켜서 와서 묻는 분을 저는 보지 못했어요. 반대의 영향은 많습니다.
“도무지 스님이 하는 얘기는 못 알아들어서 답답하기만 하고 물으려고 해도 물을 것도 없고, 마음에 조금이라도 뭐가 아는 게 생겨야 되는데,
도리어 스님은 항상 아는 것도 버려라 하고 자꾸 몰라야 된다 하니 더 생각이 캄캄해지고 답답해져서 법문을 들어봐야 별로 마음에 감동이 일어나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스님한테 와서 물을 게 없어서 안 옵니다. 반대로 꼭 부탁드리고 싶은 거는 우리가 알아듣기 좋은 말씀을 좀 많이 해 주십시오. 목사가 설교하듯이 또 말 잘하는 법사가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는 그런 법문하는 것도 섞어서 우리기분에 먹힐 수 있는 그런 법문도 좀 많이 해 주십시오.
그래야 사람들은 많이 오고듣고 이러지, 스님처럼 항상 "알겠느냐?" 하고 주장자 치고, "아는 것도 전부 버려라" 자꾸 이러면, 우리가 아는 게 재산인데 그것조차 버리라고 하니 기가 막히고 신심이 안 납니다.”
그런 분이 참 많아요. 그래서 이 법문이라는 게 참 어렵다는 것입니다.
자꾸 거짓말을 많이 해달라고 하는 요청인데, 그렇게 해가지고 이익이 있느냐? 사실은 큰 이익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지만은 이걸로 인해서 참으로 깨침의 길로 갈 수 있고 이익된 길이라면 부득이 해야 된다 해서 말씀을 해드리는 것입니다.
終日數他寶(종일수타보)하나 自無半錢分(자무반전분)이로다. 於法不修行(어법불수행)하면 多聞亦如是(다문역여시)로다.
종일토록 남의 보물을 세어도 자기에게 반푼의 이익도없네. 법을 알기만 하고 닦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이 들어도 이와 같으리.
닦아 행하지 않으면 아무리많이 듣고 많이 배우고 담아놔도 그것이 자기 인생을바꿔 놓을 수는 없어요. 또 여러분이 마음 가운데서 '복을 주십시오' 하고 기도를 하지 않습니까?
법당에 오면 '나는 오늘 소원이 있으니까 뭘 해 주십시오' 하고 그렇게 애를 쓰고 뭘 달라고 해서 다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여기 오는 분은 한결같이 달라고 하고, 그렇게 하는 마음으로 와서 하는 건 마치 남의 돈을 헤아린 것과 같이 아무것도 자기한테 돌아오는 게 없다는 겁니다.
오늘 여기 오신 여러분은 다 잘 살고 싶어서 온 거 아니겠어요? 복되게 출세도 하고, 현실의 모양보다도 좀 더 탈바꿈해가지고 더 크게 모양을 갖추고 살고 싶고,
소나타를 타다가도 그랜저 타고 싶은 생각이 나면 그걸 또 해야 된다는 마음이 일어나는 거고, 여러분이 추구하는 그 욕망은 끊임없이 일어난단 말입니다.
금으로 집을 지었다고 합시다. 그 순간은 마음에 '좋다'이런 생각이 나겠지요.
그러나 그 마음이 3일이 안가고 바뀌어서 그 다음에 무슨 생각이 나느냐? ’허공에 날아서 다니는 그런 게 좀 없나?' 이러한 바라는 욕심이 끊임없이 이어져 갑니다.
이번에 내가 하는 일 이것만 해결되면 그 다음엔 괜찮겠지 하고, '요번 일만 해결되게 해 주십시오' 하고 부처님 앞에 기도하지 않습니까?
그 일이 어떻게 해서든 해결이 됐다고 합시다. 그러면 내 마음이 만족하고 편안해서 더 할 일이 없느냐?
그 일이 해결이 되자마자 금방 다른 일이 일어나요. 일어나게 돼 있어요.
그러면 매일같이 와서 일어나는 그 일을 해결하게 해 주십시오 하고 자꾸 빌고 기도하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말하자면 종일토록 남의 돈을 세지만 한 푼도 자기한테 돌아오는 게 없다,
헛공사를 한다, 기도도 헛기도한 것이고, 염불도 헛염불 한 것이고, 참선하는 사람이 '깨쳐야 되겠다' 하고 앉아서 참선하면 그 사람 역시 마찬가지로 '나 복 주시오' 하고 앉아서 하는 것하고 똑같은 사람이에요.
주어 담아서 내가 뭐든지 해야 된다는 그런 바라는 생각이 먼저 쉬어져야 된다는 겁니다.
그 생각을 방하착 하지 않고는 그다음 한 단계를 올라갈 수 있는 게 되느냐?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되느냐할 때, 오늘 여러분이 법당에 오신 것은 달리 온 것이 아닙니다.
모든 마음 가운데 가지고 있던 생각부터 깨끗하게 정리를 해야 됩니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그 생각은 올바른 생각이 아닙니다. 그게 여러분 인생을 행복하게 해주는 생각이 못 됩니다.
여러분이 오늘 이 법당에 와서 생각 하나를 바꾸지 못하면 아무리 절에 다녀 보세요. 되나요.
복을 주는가요. 한 생각 바꾸지 않고는 자기 인생의 발전이 없습니다.
가정에도 평화도 안정도 행복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 자신이 한 생각을 얼른 뒤집어 엎어야 여러분자기 자체가 평화가 되고 안정이 되고, 주춧돌을 바로 세우면 기둥이 바로 서듯이, 모든 생활이 제자리에서 바로 잘 서서 이 세상에 정말로 편안한 생활을 맛보고 살 수 있는 길을 점점 더 크게 창조해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 와서 여러분이한 생각을 바꾸지 못합니다.
제가 과거에 어느 절에 있을 때, 그 마을의 어느 신도님이 좀 잘 살아요.
그런데 이분은 절에 다녀도고작해야 초파일, 칠석, 백중 이런 행사 때나 한 번 가고 절에 가는 거를 싫어해요.
그래서 제가 어느 날 돈이 없고 쌀이 없어서 탁발하러간 게 아니고 자루를 하나 들고 그 집에 갔는데, 그 집의 주인이 아주 못마땅히 생각해요.
"기왕에 왔으니까 쌀이나 한 두대 드릴 테니까 가지고 가십시오.“
"그래요? 좋습니다.
내가 그 쌀 받으려고 하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쌀을 받아놓고 제가얘기를 했습니다.
"지금은 복이 좀 있어서 댁에서 이렇게 좀 잘 산다고 하지만, 현실에 내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나의 인생이 항상 바뀌어 가는데, 지금 그 마음 쓰는 걸로 봐서는 앞으로 미래의 일이 참 암담하고 큰일입니다.“
"왜 우리 집이 앞으로 안 좋아지겠습니까?“
"내가 와서 안 좋아진다 좋아진다 말하기 이전에 그건그렇게 되게 돼 있습니다. 모든 만법이 원래 그렇습니다.“
"어떻게 돼 갑니까?“
"그거는 오늘 현실에 내 마음 쓰는 걸 보면 이 집의 미래가 어떻게 된다는 건 환히 드러납니다.“
점쟁이한테 가서 물어볼 거하나도 없습니다. 오늘의 이 순간에 내 마음 하나 쓰는 거를 딱 보면 이 사람이 이 다음의 미래에 어떻게 된다는 거는 환히 드러나는 겁니다.
지금 마음 쓰는 그대로 미래를 창조하니까요. 다른 데서 창조하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내 밑에 자손들이 저렇게 여럿이 나왔는데 발전이 안되겠습니까?“
"내가 볼 때는 집의 아들이 앞으로 이 집 재산을 다 말아먹겠습니다.
"스님, 참 들어보니 악담을 하는 것 같은데, 그럼 이만 올라가세요.“
"글쎄 나는 지금 가면 그만이지만, 내가 이렇게 해주는 말을 잘 들어주셔야 됩니다. 나는 진실로 생각을 해서 여기 왔습니다.
내 말을 잘 들어주십시오. 내가 돈 좀 있을때 잘 마음을 쓰십시오.“
그 사람이 어떠냐? 밑에 애들은 아주 오만불순하기 말할 수 없고, 부모들이 돈 많고 좀 잘 사니까 애들한테 어려운 거 없이 다 잘해주니까 애들이 다 좋은 거예요.
내가 지금 순간의 현실이 좋으면 미래에도 항상 그렇게 좋을 줄로만 착각을 하고 있지, 오늘의 내 일이 이렇지만 내일의 일이 어떻게될까 하는 걸 생각하는 사람은 잘 없어요.
애들 부모들이 애들이 해달라는 대로 다 잘해줘보세요. 다 잘해주면 애들이 무슨 아쉬운 게 있나, 앞으로도 어려운 게 있느냐 없느냐 몰라요. 근데 그 집 애들이 새총을 가지고 못 사는 집 애들한테 싸가지고 눈을 멀게 하지 않나, 자기들이 먹는 걸 좀 달라고 그러면 침을 뱉어서 주질 않나,
또 달라 그러면 조금 떼주고는 땅에다 내버리지 않나, 이렇게 괄시하고 하시를 해요. 그 부모들조차 그렇게 인색한 데다가 아주 욕심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내가 가서 그 많은 욕심을 고치라는 마음으로 가서 한참 인과에 대한 법문도 해주고 많이 이야기해줬더니, "스님 잘 알겠습니다.“
그런 후로 자기 아는 신도들한테, "그 절에 있는 그 스님한테 가면 안 좋겠다.
스님이 와가지고 자꾸 날 보고 마음을 잘 쓰라고, 난 마음 잘못 쓴 일도 없는데 자꾸 그런 말을 하더라. 쌀을 내가 좀 줬는데 그게 적어서 그러는가 뭐 때문에 그런 건지 몰라도 그렇더라.“
이렇게 반대로 얘기를 자꾸 하는 거예요.
얼마 뒤에 내가 해인사 선방에서 공부를 하고 지내다갔는데, 그 이웃에 아는 사람이 하는 말이, "스님 말대로 그집이 지금 아주 곤란한 지경을 당했습니다.“
왜 그러냐 했더니, "좀 있으면 그 보살님이 여기 올 겁니다.“
그래서 보살이 왔는데, "아이고 스님 그동안에 어디 계시면 연락이라도 해주시지 그래 연락도 안 하셨습니까?“
"나를 안 보려고 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날 봐야 할 일이 있습니까?“
"그때는 잘 몰랐는데, 어찌 스님이 우리 집이 앞으로 이래 되는 걸 알고 그러셨는지, 우리 집의 대주가 갑자기 쓰러져서 반신불수가 되고 그런데다가 저 아들이 말을 듣지 않고 있는 재산을 자꾸 없애 치우기에 할 수 없어서 프랑스로 유학을 보냈더니만, 거기 가서 가져간 돈을 몽땅 다 쓰고는 다시 집에 와서 이번에는 일본을 보내달라는 겁니다.
"너 유학해서 공부 좀 하고 마음 고치라고 했더니, 공부해서 대학교는 들어갔느냐?" 하니 "그거 해서 뭐 합니까?
있는재산 가지고 살면 되지, 뭘어려운 공부를 할 게 있어요?" 그러니까 아버지가 중풍 든 몸으로 일어나서 뺨을 한 대 갈기니까 그만 자기 아버지를 발길로 차서 아버지가 넘어져서 몸이 양쪽 다 마비가 되는 지경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밤만 되면 무서운 게, 무슨 말만 하면 아들이 밤에 나가서 칼을 간대요. 나한테 누구든지 뭐라고 말만 하면 찌른다고.
그 애가 보기에는 얌전해 보이고 아무 표가 없는데 속에 아주 독한 게 들어서 말을 안 들어요.
그 사람 미래의 가정이 빛이 나고 잘 되느냐, 자기 가정에 이익이 되고 사회에 이익이 되고 나라에 이익이되고 일체 중생에게 이익이될 수 있는 그런 훌륭한 자식이 나오느냐 그거는 순전히 그 부모 마음 쓰는 데 따라서 되는 거예요. 부모가 마음 한번 잘못 쓰면 그게 어디로 가느냐?
그게 바로 자식한테로 전해내려가고 그 집은 가망성이 없어요.
그래서 여러분이 어떻게 하면 잘 사느냐 이걸 항상 추구하는데, 잘 사는 것은 마음 잘 쓰는 데 달렸다는 겁니다.
그래서 나한테 와서 "스님, 우리 영감님이 다시 병이 낫고 살아나서 우리 가문이 좀 잘 되게 해야 되는데 어떻게 해야 됩니까?“ 해서 "내가 지어놓은 것은 분명히내가 받아야 돼요.
그걸 없애 치우려면 어떻게해야 되느냐? 한 생각에 달려 있어.“
한 생각이 뭐냐? 내가 항상얘기했지만, 심청이처럼 그런 마음을 실천에 옮기면앞으로 미래의 자식이나 무엇이나 잘못될 것이 백겁적집죄 일념돈탕진(百劫積集罪 一念頓蕩盡)으로 한 생각 바로 잘 일으키면 본래 청정해서 부처이거니, 단용차심(但用此心)하면 직료성불(直了成佛)이라 다만 그 마음을 밖으로 쓰기만 하면 바로 그대가 부처이니라.
그런데 여러분이 그 마음을 막상 쓸려고 해도 안 되거든요.
내가 부산에 있을 때 어느 신도님 한 분이 날 보고 얘기하길, 절에 가니 스님이 자기한테, "저기 법당이 비가 새는데 시주 좀 하시오
.“ 그래서 얼마 한다고 적어놓고 집에 와서 있으니, '내가 그 자리에 왜 갔지?' 이 생각이 나더라는 거예요. '내가 공연히 절에 가서 돈을 낸다고 적어놨는데,
그거 내가 빌린 돈도 아닌데 안 주면 그만이지 내가 걱정할 거 뭐 있나?' 이렇게 마음이 변하더라는 거예요.
중생의 마음이라는 게 찰라찰라 변합니다. 여러분은 금방 문 열고 나가면 변해서 딴 생각이 나버려요. 딴 생각이 버뜩 들어와서 '좀 잘해야지' 하는 그 마음이 어디로 갔는지 없어져 버려요.
그래서 본래 부처님 마음을쓰려 해도 안 써진다 이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되느냐할 때 부처님은 순간순간 그 마음이 일어날 때 얼른 머리를 돌이켜서 ‘이 마음이 어디서 일어났는고?
일어났는 이놈은 무엇인가?’ 하고 얼른 되잡으라고 그랬어요. 빨리 되잡아서 안으로 깊이 생각을 자꾸 하면 그 마음에 의해서 나쁜 생각이 무너져요.
화두도 마찬가지로 그래서 화두를 하는 거예요. 화두를 왜 하느냐?
화두를 생사를 걸고 열심히일념으로 하지 않으면, 그 오래 가지 못해 변하는 생각, 삿된 생각이 자꾸 일어나는데 그놈을 항복을 못 받아요.
그와 같이 오늘 여러분들도내 마음 하나 바꾸기 위해서 온 거요. 내 마음 하나 바꿔보기 위해서 108배 하고 삼천배도 하고 부처님 말씀도 듣고 하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복을 지어보라고 신도님들 보고 말을 하면 말을 잘 안 듣습니다. 그게 참 크게 애통한 일이고 가슴 아픈 일입니다.
이 산승은 걸망지고 떠나면그만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을 위해서 그렇게 말씀을 드리는데 그 말을 여러분은꼭 명심해서 들어주셔야 됩니다.
海底泥牛耕白月(해저니우경백월)
雲中木馬驟清風(운중목마취청풍)
胡僧懶捧西乾鉢(호승나봉서건발)
半夜乘舟過海東(반야승주과해동)
바다밑에 진흙소는 밝은
달을 갈고
구름 가운데 나무말은
밝은바람을 떨치더라
달마는 서천승을 꺼려하여
한밤중에 배를 타고 해동을 지나가더라
(대원 대종사 초하루법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