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집을 나가는 이놈의 역마살은 초등학교시절부터 작금에 이르기까지
조금이라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산중 단촐한 홀로살이가 서너해를 지나가건만 건방진 내 영혼은
칩거지안이나 안분지족 따윈 찾아보기 힘들다
도적같은 몽타쥬를 지닌 독살이 총각이 집을 나가거나 돌아오거나
누구하나 관심 줄 사람이야 없건만
그저 장기판처럼 놀아주던 다람쥐 녀석이나 자명종처럼 시끄러운 세들어 사는 산까치
녀석에게나마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섬진강 평사리 모래벌에 차를 세우고 날뛰는 강바람 간신히 붙잡아 세워
라면을 끓여먹고 아무도 지나간 흔적없는 모래톱에 발자국을 찍고 돌아보니
내 견뎌가는 자국자국이 움푹패인 상처만 같아 눈물이 났다
참 거지같은 삶이다

k선배 허리띠 잡고 며칠을 기생하다가 진주땅 어느 문학모임자리까지 가게 되였다
클래식과 재즈의 까칠한 숨소리가 복고풍의 스피커를 간질대는 분위기 있는
찻집토론회를 마치고 살기 등등하던 더위도 퇴근할 무렵 근처 선술집을 찾았다
서민들의 아픈 한 시대를 끌어 안고 살았던 종로 피맛골도 중장비 굉음뒤로 연기처럼
사라진 요즘, 진주에서 만난 "평양빈대떡"이란 간판은 적지않게 정겹다
약간 무관심해 보이는 주인 아짐의 가식없는 맞이도 좋았고 다섯평도 채 안되 보이는
70년대풍의 너저분한 분위기도 좋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들뜨게 한 건 "거지탕"이라는 메뉴다
집 나온지 어언 한 주
나를 위한 음식이 분명했다
음식의 재료야 이름에서 대충 짐작은 했지만 빈대떡 몇 장에 곁들인 녀석은
감동을 자아냈다
그래 바로 이맛이여...

첫인상. 비쥬얼은 역시 거지다
색깔 역시 음식쓰레기 같다
하지만 한 입 뜨는 순간 짙게 우려낸 육수의 맛이 고스란히 혀끝을 감돈다
각종 부침과 지짐 그리고 해산물
한 겹을 들어내니 온전한 모습으로 바글바글 끓고있는 가자미가 통으로 한 마리
거지같은 삶의 노정에서 찾은 진주같다
*

4인용 낡은 탁자에 보도블록처럼 일곱명이 끼워 앉으니
한 사람이 움직일라치면 세 사람은 일어나야 했지만
거지탕 깊은 속 맛에 취한 우린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빈 술병이 알루미늄 탁자를 가득 메울 때쯤 우린 통기타가 있던 그 카페로
발길을 옮겼지만 주절주절 노래 몇 곡 쏟아내는 내내
낡은 냄비에 보글대던 거지탕과 십여년을 잊고 살던 얼굴 하나가 아른거렸다
보고싶었단 말인가...
20100000 별*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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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맣고 오래된 가겐데 진주에선 유명하답니다
맛이 정말 궁금하네요
맛있어요 ^^ 보기보다는..빈대떡도 맛나고요
무슨맛인지 궁금한데 넘멀어서리 ...
꽤 깊은 맛이 납니다. 육수의 비법이 있는듯..
깊은맛이 난다니 더욱더 궁금하네요 ...
ㅎㅎ거지탕을 파는 식당도 있군요....
명절 뒤에 집에서 해먹는 맛이랑 어찌 다를까...
명절찌개보단 확실히 맛납니다. 양도 엄청나고요^^
거지탕~~~~~~~~ 오; 첨들어봐염~ 맛나보입니다 ㅎㅎㅎㅎ
요거 비주얼이나 이름만 거지탕이지 사실은 귀족탕입니다^^ 각종 전 도 그 자리에서 직접 부쳐서 넣고요. 안에 보면 통가자미도 한마리 풍덩..이것저것 많이 들어 있습니다 ^^
가자미로 탕 끓이면~ 국물 션하고~ 가자미 살도 부드럽고 맛있는데요~
가자미탕도 맛있죠^^ 바닷가사람들은 가자미로 국도 끓여먹던데요. 미역국에 가자미넣어서. ㅋ 나름 맛있었던 기억이..
맛이상상이 되서~ 쓰읍~
^^
님의 글솜씨에 반했습니다..
작가이신지요?
감ㅅㅏ합니다 . 작가는 아니고요 글쓰는걸 좋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