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佛事는 부처님의 일事
불사佛事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공공연하게 드러난 적이 없었다는 점은 좋습니다.
그러나 불사佛事라면 좋은 일이고
공덕을 쌓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너무 대형불사를 세워놓고 진행 되다 보니
왜 꼭 대형불사여야 하는가에 대한 점입니다.
언제부터 동양최대, 세계최대를 강조하는 불사가
갈수록 심한 것이 다른 시선으로 보면
의심을 갖는 불자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불사佛事란
한문 그대로 ‘부처님의 일’을 말합니다.
부처님이 이 사바세계에 오신 것을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이라고 말하지요.
바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오셨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이 하신 제일 크고도 중요한 일은
바로 중생衆生을 교화敎化하는 것입니다.
또 부처님께서 큰 위신력으로
역사役事하시는 일인 교화를 가르키는 말임과 동시에
부처님의 덕德을 나타내는 모든 것이 불사에 포함됩니다.
부처님의 덕을 나타내고 기리는 일의 대표적인 것은
불상을 조성하고 가람을 짓는 일일 것입니다.
또 그렇게 눈에 보이는 성과가 있어야
불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불사佛事는
이렇게 외형적인 것들만 잇는 것이 아닙니다.
단순히 절을 짓고,
탑을 세우고,
전각을 세우는 것만이 아니라
스님네가 경을 공부한다든지,
또 경을 강의한다든지,
절을 고친다든지,
법복을 만든다든지,
그런 것도 다 중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해서
불가에서는 다 불사佛事라고 합니다.
혹은 경전을 쓰거나 인쇄해서 널리 유통시키고,
불전에 와서 행하는 의식,
법회, 제사 같은 것들도 불사佛事입니다.
더 나아가서 인재양성을 위하여 실시하는 교육도 불사이며,
좋은 책을 만드는 것도 불사이고,
신도들이 합심하여 새 신도를 인도하고
어려운 이웃과 군장병을 위문하는 것도 중요한 불사佛事입니다.
따라서 절에서 일상적으로 행하는
모든 일 가운데 불사佛事가 아닌 것이 없고
세상의 모든 곳에 부처님의 진리가 가득하듯이
부처님이 불사하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불불사佛事 중에는
가람을 짓거나,
탑을 세우고
불상을 조성하며,
경판을 제작하는 등
유형의 자산으로써 길이 남게 하는 불사가 있는가 하면,
가사불사나 10만등 불사와 같이 일시적으로
사람들에게 불교와 인연공덕을 심어주는 불사를 하기도 하고,
불교라는 이름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보살행을 하는 등
다양한 불사가 지금도 어디선가 불사가 이루어지고 있을 겁니다.
불사佛事가 가끔은 수행을 등한히 하고
공덕신앙功德信仰만을 강조하는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근대 한국 선불교를 중흥시킨
경허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옛 부처의 세계가 한없이 넓고,
보배로운 구름과 상서로운 구름,
웅장한 누대가 중중무진重重無盡하였다.
그런데 어찌 부질없이 벽돌을 쌓고
나무를 포개어 울긋불긋 단청하고,
종을 치고 북 두드리기만을 능사로 하고 있는가.”
이는 탑과 사찰,
건축 조성만을 숭상하는 공덕신앙에만 매달리는 것은
불교의 정법이 쇠퇴하는 징조라는 말씀입니다.
요즘 나라 곳곳에는
동양 최대,
한국 최대를 지향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요즈음의 불사 또한 공덕신앙功德信仰에의 편중은
물량주의적 사고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중생의 소구 소망에 간절히 응하는
불보살님의 가피가 결코 물량주의와
동일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합니다.
그렇게 크게, 크게를 외치니
불자들도 덩달아 큰 사찰만 찾게 되고,
눈으로 보는 것으로 사찰 규모를 판단하고,
불교방송에 두어 번 나온 스님들은
어느 날 큰 스님으로 불리어지고 있고,
외형보다는 불법佛法과 경전과 기도 원력으로
중생을 이끌고 갈 참 스님이 많이 배출되었으면 하는데
부질없는 탐욕심으로 중창불사라는 명목하에
수행은 뒷전으로 밀리고 화주,시주들 끌어 들이는데 만
정신이 팔려 있다면 그 불사라면 초라한 토굴승 보다 못합니다.
불자님들도 예전과 다릅니다.
스마트폰으로 많은 공부 할 수 있는 루트가 많아졌지만
이제는 엉터리 수행스님들을 어느 정도는 가릴 줄 알게 되었습니다.
대작불사에 동참하여 설판재자設辦齋者 이름을 남기고
그것을 자랑삼는 불자도 참불자가 아니라고 해야합니다.
이제는 물량주의에서 벗어나
큰 사찰에서만 불교대학을 운영할 게 아니라
소규모 사찰에서도 참불자를 배출하고
그 사람들이 많이 생긴다면 그 일이야말로 진정한 불사입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토굴지기가 허공에 대고 쏘아 올린 넋두리지만
우리 불교가 진정한 참스님을 찾아 방황하지 않도록
법도량에서 너무 대작불사에
너무 매달리지 말고 참수행자 되었으면 합니다.
이것이 오늘의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2024년 04월 16일 오전 08:16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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