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할머니와 결혼하다 (3생의 윤회법)
옛날 중국 국청사 절에 한산, 습득 두 스님이 살고 있었다.
하루는 그 절에 다니는 부자신도 한 분이 집에서 아들 결혼식을 올리게 되는데
주방일 볼 사람이 없다고 주지스님에게 부탁하여 이 두 사람을 청해왔다.
그런데 시간이 되어 신부가 들어오는 것을 보니 그 며느리는
3생 전에 장자의 할머니였다.
두 스님은 중생들이 생사 속에 윤회하는 것이 하도 우스워 서로 쳐다보며 웃었다.
옆에 있던 사람들은 영문도 모르고 따라 웃었다.
『 한산 습득은 작은 웃음 참지 못해
온종일 경 읽고 아미타불 불렀는데
세상 사람들은 나의 웃는 뜻을 모르고
나의 웃음에 세인 입만 더 하구나 』
이렇게 시를 읊고 있으니 장자가 며느리를 데리고 사당 앞에 와서 절을 시키면서
불을 치는데 한산 습득이 보니 그 북은 3년 전 장자의 고모가 죽어서 소가 된 것을
잡아먹고 그 가죽으로 만든 것이었다. 두 스님은 또 웃었다.
『 당위에 치는 북은 그대 고모의 시어머니의 껍질이고
냄비에 굽는 것은 그대의 살이다.
3세 전의 어머니의 할머니를 며느리로 데려오니
내가 지금 웃지 않고 어느 때에 웃겠는가? 』
그런데 장자는 이튼 날 주지스님을 찾아와,
『남의 신성한 결혼식에 와서 종일 웃음으로 무례를 범했으니
어떻게 그런 사람을 있는 절에 시주를 할 수 있느냐고 호통 치며
만일에 그 자들을 절에 그대로 두면 다시는 시주를 않겠다.』
하여 할 수 없이 두 스님을 쫓아내니 전호 사실을 고백하고
다음과 같은 시를 읊으며 절을 나가버렸다.
『 눈으로 방아를 보니 너는 어느 때에 와서 횡 하는가.
자기 집 문 앞 눈을 치고 쓸다가 쉬는 사이에
남의 집 기와 위에 서리로다.』
다른 전기에 의하면 그 뒤 한산과 습득은 다시 세상에 나오지 않고
깊은 산속에서 은거하면서 시와 웃음으로 산상을 보냈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