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안 달린다고 불만글 올리고
며칠 어영부영 하던 차
갑자기 오이는 터져 나오고
갑자기 허리병은 바짝 도졌고
한 술 더 떠서 등에 담까지 붙어서
정말 지옥 같은 며칠을 보넀어요.
오이를 버리지도 못하고
남편은 따는 건 거드는데
하나도 담지를 못하니
엉 기면서 담아 보내고
조금 시간이 남으면 좀 쉬는데
그렇지도 못하다 보니
하루종일 담고 또 바로 저녁오이 따러 가고
또 따 가지고 와서 밤에 담고
씻지도 못하고 밥도 못 먹고
쓰러져 죽은 것처럼 자는지 마는지 하고 또 새벽에 나가고
이 짓을 한 10여 일 하고 나니 사람인지 혼 빠진 귀신인지
아무것도 못하겠더라고요.
컴을 열고 뭘 하는 것도
폰을 들고 뭘 하는 것도
병원에 가서 담이라도 치료받고 오려고 해도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아 그 또한 쉽지 않았고요.
어느 날 아침에 오이를 32 바구니를 땄는데
그걸 담으면서
빨래도 널어야 한다니까
자기가 보기에도 기가 막혔는지
내가 널어볼게 하더니
평생 처음 빨래라는 걸 다 넣어 봤는데
다음날 걷으러 가보니 참으러 가관이게도 널어 왔더라고요.
그래도 이 엄청난 발전을 기리기 위해 사진 한 장 찍어 아들들 단톡방에 올렸더니
아들들 반응이 재미있네요.
빨래 건조기도 있는데
하루에 한 사람이 세 번씩 벗어놓고
수건 3장씩 6장을 쓰니까
이틀에 한 번씩 빤다고 해도
빨래양이 하도 많으니까
오래 걸리고 시끄러워서 잘 안 쓰게 돼요.
정말 숨도 못 쉬게 아파서 밤에 씻지도 못하고
쓰러져 버렸는데
밥은 먹어야겠고
남편보고 밥 좀 해 앉혀 보라니까
한숨을 푹 쉬며 일어나
쌀 씻는 소리가 들리더니
물을 이만큼 넣어 얼마큼 넣어
자꾸 나와서 밥물을 보라는데
나가서 밥물을 불 정도면 내가 해 앉히지 이러고 있겠어요.
그렇게 요란하게 해 안친 밥은 겨우 생쌀만 면한걸 한술 먹고
다음날 보니 쌀을 밥솥에 안친 건지 바닥에 쏟은 건지
암튼 그렇게 정신없는 며칠을 보내고
마침내 오이도 팍 줄어들어
병원 가서 주사 맞고 담은 풀려서 조금 살만합니다.
엊저녁에 저녁 먹고 나가보니
커다란 복두꺼비가 이렇게 집을 들여다보고 앉았더라고요..
요즘은 개구리도 두꺼비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오랜만에 보는 두꺼비가 반가워 사진 한 장 찍었어요.
오늘 남편은 형제들 하고 서울 경복궁 나들이 갔고
오이도 얼마없어서 정말로 오랫만에 컴 앞에 앉아 살아 있음을 신고 합니다.
첫댓글 지니 누님!
제발 몸 걱강 핫메요...
이제 정말 그렬려고요~~
시끄럽거나 말거나 건조기 들려서 뽀송한 옷을 입어.
맨날 일이 많은 사람이 몰..
난 눅눅한옷이 싫어 무조건 건조기 돌려서 입는데..
남편이 세탁되기가 무섭게 꺼내오면 난 건조기속에 넣는다.
암소리 않하면 남편은 걍 건조대에 널거든..
갑자기 오이가 늘어나며 몸이 신호를 보낸거네.
너두 참말로 걱정이다.
맨날 해먹고 노는데도 새록새록 아픈데가 생기는데말야..
지금서부터 놀아도 이젠 아플일만 남았거든..
암튼 니몸 니가 알아서 하라마 ㅎㅎ
가끔 담이 잘 붇기는 했었지만
그 횟수가 점점 잦아져서 걱정이긴 해
허리아 늘상 아픈거니 그려려니 하는데
담이 붙어 놓으면 정말 큰일이더라고
이젠 담도 풀리고 오이도 줄어들고
비만 안오면 좋겠다.
비가 그치니 이젠 많이 덥네요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