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6일 현충일) 그동안 식구들과 약속했던 일을 시행했습니다.
오랜만에 식구들과 같이 에버랜드에 다녀오기로 했는데
아침일찍 서둔다고 서둘렀지만 12시나 되어서 출발했습니다.
어머니도 모시고 갈려고 했지만 집에 계시겠다고 하셨고
오늘 사람도 무척 많을 것 같고 괜히 고생시켜드릴것 같아서 저희만 출발했습니다.
연휴 끝이라서 길이 많이 막힐것을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가는 길은 막히질 않고 잘뚫려 있었습니다.
에버랜드 가는 길은 경부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나가다 보면
나온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아무리 가도 영동고속도로 빠지는 곳이 안보이더군요.
숱하게 지나던 길인데 오늘따라 이상하게도 마냥 직진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지도를 보니 한참이나 지났더군요.
그래서 다시 돌아갈려고 톨게이트를 지나고 보니 "남천안"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몇km만 가면 천안공원 바로 아버지 묘소가 있는 곳입니다.
온 김에 산소도 들르고 싶었지만 아이들과 철썩같이 에버랜드를 약속한지라
마음속으로 "죄송합니다." 하고 인사를 드리고 다시 천안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에버랜드에 도착하니 오후 4시30분.
12시에 출발해서 장장 4시간 반이나 걸렸지요.
집사람한테 잔소리 엄청 들으면서 그래도 저녁 5시부터는 야간개장이니
길에서 버린 돈은 굳었다고 자위를 하면서 들어갔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태균이와 함께 오셔서 하나라도 더 태우실려고
미리 줄을 서주시던 이야기를 집사람이 하더군요.
아버지의 모습이 새삼 그리워 졌습니다.
밤 10시가 넘어 에버랜드에서 출발을 하여 오는 도중에
왕십리에 pc방을 하는 친구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pc방을 이전하는데 전에 쓰던 의자 책상을 가져갈려면 가져가라고 해서
한번 가보기로 하고 왕십리로타리쪽으로 행선지를 바꿨습니다.
반포대교를 타고 강변북로로 차를 몰고가는데 그만 길을 잘 못들어
한양대앞으로 빠진다는 것이 동부간선도로를 타고 말았습니다.
당황한 저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차를 돌렸는데
강변북로를 타게 되었고 다시 아래로 내려오니 바로 한양여중 앞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정년퇴직을 하시기 전까지는 매일 다니시던 한양여자중학교....
저 또한 98년 이후로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던 학교였는데
그 학교를 지나면서 사실 소름이 끼치더군요.
오늘 운전을 하면서 이렇게 길을 많이 헤메는 실수는 처음이었고
어떻게 용인을 간다는 것이 아버지 산소가 있는 "남천안"까지 갔는지
또 돌아온다고 온 것이 길을 잃고 아버지 학교인 "한양여중"까지
오게 되었는지 참 아리송 하였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함께 하셨다는 생각이 들면서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벽 1시30분 pc방에 와보니 오늘 매상을 최고로 올렸더군요.
길을 무척 헤매기는 했지만 참 기분좋은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모든 것에는 다 뜻이 있다.
아버님 산소가 있는 남천안까지 간 김에 산소를 다녀왔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아버님이 함께 하심을 느끼게 하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