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라 여자의 콩떡 한 개
교토(京都)에는 오하라메 라는 유명한 콩떡이 있다.
찹쌀에 검은 콩을 꾹꾹 눌러 박은 볼품없는 떡이다.
값도 아주 싼 동전 한잎의 싸구려 떡이다.
헌데 이 볼품없는 떡은 교토의 명물 중의 하나이다.
오하라메(大原女)는 오하라의 여자 라는 뜻이다.
오하라와 교토는 차로 한 시간 거리이다.
그러나 머리에 한 단의 나무를 이고 걷자면,
서너시간 이상 걸려야 교토에 닿을 수 있다.
오하라(大原)로 나가는 교토(京都)의
데마치 야나기(山町柳)거리에 다와라야요시토미
俵屋吉富라는 떡집이 있다.
그 집 좌판에는 먹음직스러운 콩떡이 있다.
떡 한 상자는 열 개,한 상자를 다 살 수는 없다.
결국 그녀는 콩떡을 하나만 팔 수 없냐고 물어 본다.
주인은 고개를 가로 젓는다.
옷차림은 거지나 진배없이 더럽고,
게다가 장작을 머리에 이고 오느라고 땀 냄새는
진동을 한다. 떡집 주인은 행색이 너무나 초라한
그녀들에게 떡을 팔고 싶은 마음조차 없다.
처음에 떡장수는 그녀들에게 떡을 팔지 않았다.
행색이 너무 더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그녀들이 오하라 마을의 나뭇단 장수인
것을 알게 되었다.
비로소 그녀들이 내민 동전 한 푼이 얼마나 힘들게 번
것인가를 눈치 챈 것이다. 떡집 주인의 고개가 숙여진다.
한 닢의 동전이지만 그녀들에게는 천금보다
더 소중한 돈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날 떡집 주인은 오하라 여자들이 사먹는 콩떡을
좀 더 크고 실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낱개도 판매 라고 써 붙였다.
비록 단 한 개의 떡을 팔아주는 고객이지만,
그들을 없인 여겼던 자기 자신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 유명한 오하라메 콩떡의 사연이다.
하찮은 액수의 손님이라도 소홀히 하지 마라.
그들의 동전 한 잎이 얼마나 힘들게 번 것인가를 생각하라.
손님을 차별하지 하라.
오늘 돈이 없다고 해서 내일도 돈이 없다는 보장이 있는가?
일본의 상인들은 그런 사실을 오하라메의
나뭇단 장수들로부터 배웠다.
그리고 그 배움을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다.
오늘날 오하라메 라는 콩떡은 교토의 명물이 되었지만,
그 콩떡 속에 숨어있는 사연을 일본 과자 장인들은 알고 있기에,
일본의 과자가게에서는 단 한 개의 과자를 사는 고객이라도
정성껏 그 한 개의 과자를 포장해 준다.
오하라 여자들의 콩떡 이야기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교토에서는 해마다 4월 셋째주에는
오하라메 마쓰리(大原女祭) 라는 것을 한다.
오하라의 나뭇단 장수처럼 나무 한 단과 깡총한
하오리(羽織= 덧입는 겉옷) 옷을 입고,
바로 그 오하라 여자들이 걷던 길을 나뭇단을 머리에 이고,
걸어보는 축제이다.
참가비는 2천엔 그 옛날, 자식들을 굶기지 않기 위해서,
공부를 가르치기 위해서 그렇게 고생하던 어머니들을
생각해보기 위해서이다.
https://youtu.be/Y8KeqoGtS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