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영혼의 사랑을 만났습니다.
한국영화를 다시 보았고 오늘의 감동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입니다.
권혁수가 남긴 마지막 편지가
날 슬프고도 아름다운 감동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세상에 가장 슬픈 건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 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다른 남자에게 보내는 것입니다.
이젠 진정 되돌아올 수 없는 길로 나아가야만 합니다.
아... 실로 두렵고 안타깝습니다.
한 여자를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고 그랬다고 믿었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먼저 가고 님은 남겨둬야만 합니다.
이젠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다는 것이
진정 내 가슴을 슬프게 합니다. >
대충 이런 내용이었죠.
내 더렵혀진 영혼을 정화하듯이
진실된 남자의 영혼의 사랑이란 무엇인지
슬픈 감동으로 깨우쳐 주었습니다.
하병무(?) 원작이었던가요 ?
기회 되는대로 꼭 원작을 읽고싶더군요.
그분이 어떤 분이기에
이토록 아름다운 순수 사랑의 결정체를
이토록 아름다운 슬픔으로 감동시키는지
꼭 확인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끝내 이루어질 수 없었기에 이토록 안타까웠을까요 ?
차분하면서도 깊고 뜨거운 감동의 눈물이 마르지 않은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남자의 향기...
거기엔 아름다운 영혼이 깊이 녹아있더군요.
아~ 저토록 순수한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일까 ?
그토록 깊은 사랑이 끝내 운명의 허락을 받을 수 없는 것일까 ?
세상이 미워지더군요.
너무나 순수하기만 한 남자가 안타까움을 넘어 미워지기까지 했습니다.
조금만 욕심을 줄이지..
차라리 조금만 사랑을 줄이지..
그냥 그걸로 만족할 것이지..
자기 욕심도 챙기지...
시높시스 분석
1. 덕목
순수영혼의 사랑의 아름다움
2. 집필의도와 기획의도
너무나 순수하고 깊은 사랑이 있다. 그러나 그들 앞에 펼쳐진 운명은 너무나 가혹하고 안타
까운 몸부림에도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기에 더욱 더 애절하고 안타깝다. 현실로는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지만 영혼으로나마 그들의 사랑과 운명은 구원받을 것인가.
이 시대 사랑은 많지만 진정 순수와 감동의 사랑은 얼마나 보기 어려운가 ? 사랑의 아름다
움과 고귀함은 육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순수한 영혼의 사랑으로 이뤄짐을 보일 때 이
작품은 이 시대의 소중한 보물이 되리라.
3. 등장인물
권혁수 : 순수 영혼의 열혈남아. 한집에서 자라게될 여자아이를 처음 본 그날 그는 운명을
예감한다. 모든 것을 다 바쳐 이 아이를 사랑하겠다고. 나의 목숨까지도. 12살이었다. 가진
것 없는 그가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운명의 점지를 받는 길은 주먹의 길이었으니,
그들의 사랑이 불안하고 고통서러운 이유도 주먹의 길의 운명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신은혜 : 8살 혁수와 함께 같은 집에서 오누이처럼 자라게 된다. 이심전심인지 그들은 오누
이의 정을 넘어 소중하고도 아름다운 사랑을 키우게 된다. 동생 아닌 여자로서 사랑받기를
원하지만 운명에게 사랑 받지는 못했나 보다. 사랑하면서도 같은 길을 갈 수 없는 여자의
운명이란.. ?
정승우(?) : 대형조직의 행동대장 격이었으나 혁수에게 참패한 후 그의 깊은 인격에 존경심
을 가지고 모신다. 부하로서, 친구로서 혁수의 오른팔이 되어 그를 돕는다.
검사 :(조민기 분) 유력정치가 집안의 엘리트. 한눈에 은혜에게 반해 집요한 구애와 청혼 끝
에 어렵게 결혼에 성공한다. 은혜를 깊이 외골수로 사랑했기에 은혜와 혁수가 남매가 아닌
남이란 걸 알았을 때의 배신감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덕봉 : 조직의 이인자 격. 실력은 없기에 처세에 민감하다.
두목 : 조직의 우두머리치고는 품격이 가벼운 인물.
소규모 조직 두목 : 변두리 두목으로서 혁수를 인정하고 주먹의 길로 인도하나 그를 품기엔
그릇이 적음을 깨닫는다.
백** : 혁수네 조직과 세력다툼을 벌이는 조직의 두목. 혁수에게 패해 은퇴를 결심하나 기
회를 엿보아 복수전에 나서고 서로간에 많은 피와 대가를 요구하게 된다.
부장검사 : 조민기의 선배 검사로서 절친한 사이. 주먹에 대한 현실세계의 응징력을 대표하
며 기득권층의 시각을 대표한다.
혁수 아버지 : 은혜를 데려와 키운다.
여가수: 혁수를 좋아하고 한때는 그의 여자가 되기도 하나 그의 몰락으로 떠나게된다. 그녀
가 갖는 아이 은수는 혁수와 은혜의 사랑의 결정체로 은혜에게 전해진다.
은혜 대학 친구, 조직 꼬붕들, 교도소 인물 등.. 생략.
4.전체줄거리
한집에서 살게된 8살 여자아이를 보며, 혁수는 자신의 사랑의 운명을 감지한다. 모든 걸 다
해 목숨까지 걸고라도 사랑하겠노라고.
고향에서 열혈남아의 의분을 이기지 못해 폭력사건을 일으킨 후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혁수 앞에는 은혜의 사랑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보금자리는 커녕 일용할 약식
도 부족한 그들이기에 막노동판을 견디며 사랑과 미래의 꿈을 키우려 하나, 혁수에겐 주먹
이라는 재능과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건설현장에서 주먹계의 개입이 있자 그가 나서게되고 그는 결국 유력 주먹들까지도 물리치
게된다. 은혜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고픈 그는 주먹계의 유혹에 넘어가고, 다시 전국계 주먹들
까지 격파해 스카웃 된다. 이 과정에서 정승우라는 오른팔을 얻게 된다. )
물질은 풍요로워졌으나 주먹의 길은 불안정의 위험이 상존하는 길. 혁수도 은혜도 미래의
불안감인지 오누이의 사랑이라는 외피를 벗어던질 용기를 내지 못한다.
주먹에서 혁수의 출세가도가 계속 될수록 그의 불안정 또한 높아만 간다. 주먹엔 의리가 생
명이고 조직은 헌신과 희생을 요구하는데 의리의 사나이인 그가 이를 회피할 수는 없다.
2년 늦게 대학에 입학한 은혜에게 구애와 청혼을 거듭하면서도 거절만 당하던 조민기는 혁
수의 남은 수감기간 6년을 덜어 가석방해주는 대가로 결혼을 승낙 받는다.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님을 보내야만 하는 혁수의 가슴은 무너지
나, 그는 우리 은혜를 사랑해 달라고 신랑에게 간절히 부탁한다. 우리 은혜는 짜게 먹으면
몸에 안 좋다고 생각하니, 스푼에 소금을 묻혀 먹어야하고, 밥솥에 지은 누룽지는 꼭 맛있게
먹어줘야만 한다고. 그런 피눈물나는 부탁의 대답은 야속한 것이었을까 ? 이젠 나의 은혜이
니 걱정 말라는 민기의 대답.
승우는 이해하지 못하고 절대 이 결혼에 반대한다. 그럼에도 묵묵히 보내려는 혁수도 그녀
를 결혼단상으로 에스코트할 때엔 수많은 추억과 상념과 충동이 이어졌으리라. 슬로로 처리
된 이 장면이 한없이 길도록 느껴짐은 그의 영혼의 무게감이 반영되었으리라.
행복해야만 하는 그녀에겐 새로운 시련이 닥친다. 부장검사로부터 혁수와 은혜가 남남사이
이고 그들은 동거인이었으며 그가 잡힐 때 그녀도 호텔에 있었다는 말은, 그들의 순수함을
모르고 인정할 수 없는 민기에겐 청천 날벼락의 배신감이었으라. 그의 상처 입은 사랑의 미
련은 복수심으로 불타오르고 그들의 결혼생활을 파국으로 치닫는다.
무릅 꿇고 비는 혁수의 애원과 죽음이라는 협박에 굴복한 듯한 민기였지만, 그의 자존심은
나약한 은혜를 더더욱 괴롭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인내의 한계에 도달한 은혜와 혁수에 의해
그는 사고를 당하고 만다.
3년의 세월이 흐르고 혁수는 사형집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운명을 뒤늦게 안 은혜는
알콜 중독으로 캐나다에서 신음하던 중, 그들에게 남은 유일한 구원은 만남뿐이라는 승우의
결심으로 그들은 면회할 수 있게된다.
혁수에겐 이젠 남은 소원이 없다. 그녀를 만났기에. 그녀 또한 소원의 하나를 이뤘다. 술 먹
으며 수 없이 빌었던 그 소원이었기에. 그들은 운명을 아는지 깊은 키스의 황홀감에 빠져든
다.
은혜는 뒤늦게 후회하고, 진짜 살인자는 자기였다고 부장검사에게 고백해 보지만, 시간은 운
명을 되돌려주지 않았다. 그 시간 마지막 유언과 함께, 그는 하이얀 비둘기가 이끄는 새로운
세계로의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을 떠나고 말았기에.
혁수가 남긴 편지를 읽으며, 돌아온 고향엔 아버지와 함께 은수가 기다리고 있었고, 이름 한
자씩을 딴 은수를 키우는 것이 그들의 사랑을 지키고 키우는 것임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
다.
몸은 가고 없는 그였지만 그들 영혼의 사랑은 아름다웠으며 영원히 그 사랑은 살아 숨쉬며
언젠가 그들은 다시 만날 것이다.
이 작품과 인물설정의 특징
한 여자를 너무나 사랑하였기에, 그리고 그 사랑의 결실을 더더욱 키우고 싶었기에 남자는
값싼 사랑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녀의 행복을 위해 선택한 길이 아무리 큰 대가를 요구하더
라도 그는 감내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
순결과 순수함이 더러운 세상과 만났을 때엔 필연적으로 충돌하고 상처 입을 수밖에 없다.
세상의 색깔에 동화되는 것이 범인의 길이겠건만, 순수영혼이야 말로 자신의 삶의 의미인
그에겐 정면돌파 외엔 방법이 없었다. 그 어떤 현실적 대가도 그는 감내하며 자기 삶의 의
미를 훼손치 않으려 들었다.
그의 삶의 의미는 그녀에 대한 사랑, 이를 실현시키는 길은 자신의 주먹, 주먹에서 살아가는
길은 실력과 의리와 헌신, 그는 자신의 철학을 완강히 신봉했고 자신의 철학을 실천해 나갔
다.
그 필연의 결과가 죽음의 길일 수밖에 없을 지라도 그는 거부치 않았고 자신의 철학과 운명
에 순응하였으며 만족하려 노력하였다.
남자의 향기는 누구에게나 있을지 모르나, 진정 가치 있는 향기는 결코 가볍게 얻을 수 없
는 운명의 무게가 실려있었다. 자신의 사랑과 정신과 영혼을 건 남자의 향기는 외롭고 고통
스러운 무게만큼이나 아름답고 진한 운명의 향기였으리.
아... 사랑은, 진정한 영혼의 사랑은...
이토록 무거운 짐을 짊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건 사람들만의 것이란 말인가 ?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세상의 천박한 사랑에 경종을 울리는
참사랑 전달의 천사들은 아니었을까...
내가 작가라면
난 결코 이런 작품을 쓸 능력도 품성도 없는 사람은 아닐지...
심금을 울리는 이런 작품.... 난 도저히 쓸 수 없음에...
안타까운 눈물을 흘리고 싶다.
어떤 사람이 어떤 기분과 자세로 쓸 수 있었기에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일까 ?
난 정말 ... 알 길이 없다.
작가로 살아가고자 하는 이에게 넘은 수 없는 벽을 실감하는 기분을 알 수 있을까 ?
이 작품엔 한없는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작가 인생엔 한없이 높아만 보이는 절벽 앞에선 기분
암담하면서도 비감어린....
보는 중간 중간에.. 내가 작가라면 이렇게 저렇게 해볼텐데..
생각치 않은 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난 그들의 포로가 되어 있기에
도저히 어떻게 저항할 엄두가 나지 않고 있다.
시간들이 꽤나 흐른 후가 아니면
난 이 작품에 감히 뭐라 손을 댈 수 없으리.
진실로 오래도록 잊지 못할 명작을 만났고,
그 향기가 내 내면에 오래 남아
이 인간을 순화시켜 주기를...
(98년 봄, 류시원 한재석과 열연하던 KBS 드라마 "순수"에서의 명세빈,
그때 그 떨리던 감동으로 다가왔던 그녀의 아름다움...
이번엔 외모로가 아닌 그녀의 내면으로
그 아름다운 감동을 진하게 맛본 듯.
김승우와 함께 그녀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작가, 감동 등 모든 제작진에게도... )
2001년 12월 15일 토요일 새벽 05시 경.
세진
꼬리말쓰기
산책시간 아직까지 소설을 읽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드라마화 되어 MBC에서 방영되더군요. 반가웠습니다. 과연 소설만큼의 감동을 불러올 것인지 지켜보고 싶군요. 들리는 말로는 소설은 정말 대단한 감동을 부르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초조하고 기다리기 힘드신 분들 소설로 읽어보심이 어떠할지요 ? [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