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되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기차 여행에 매료되어 주말과 평일 가릴 것 없이 틈만 나면 떠나고 있어요.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인데도 마약에 중독된 것 마냥 쉴 수가 없네요.”
초등학교 때, 기차를 타고 문경 외가댁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기차 여행가이자 마니아인 박준규 씨의 기차 사랑은 시작됐다. 지금은 폐선 되어 사라진 역이지만 그때의 그 역의 풍경이 아직도 기억에 또렷하다고. 그 기억에 이끌려 대학에 입학 후, 컴퓨터 PC통신을 통한 동호회 활동을 시작으로 다시 기차에 빠지게 됐다고 말한다.
현재까지 모아놓은 열차표만 1000여장. KTX 첫번째 탑승자라는 타이틀, 한 달 평균 8번 이상 기차를 이용해 여행을 떠나고, 그동안 모아놓은 관공서에서 나오는 여행 책자, 각 기차역의 역사가 소개된 책자, 기차 여행 수기 책, 각종 지도, 직접 찍은 사진 등이 집에 셀 수 없이 쌓여있단다. 얼마 전에는 1999년도에 철도의 날 100주년을 기념해 발행한 <철도여행> 책자를 잃어버려 대전에 있는 철도공사까지 찾아가 구해왔다고. 기차에 대한 열정이 이처럼 남다른 박준규 씨가 생각하는 기차가 지닌 매력은 무엇일까. “어떻게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기차가 집처럼, 아니 때로는 집보다 더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아요.
화장실, 먹을 것 등의 편의시설도 모두 갖춰져 있고, 정체 없이 계획한 시간대로 움직일 수 있어서 더욱 그런 것 같아요. 게다가 의자를 돌려 앉을 수 있어 친구 넷이서 이야기를 나누며 가기에도 좋잖아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행은 인생의 시간이며 기차는 여행의 연인이다’라는 말을 소개해주고 싶네요.” 기차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읊어대는 그이지만 기차로 인해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긴 적이 1~2번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몇해 전, 국내 유일의 스위치백(경사진 곳에 선로를 지그재그형으로 여러 층 부설하여 열차가 오를 수 있도록 만든 것) 구간인 나한정역과 흥전역 사이의 기찻길을 사진으로 남겨놓고 싶어 사진을 찍으며 철로를 걸어간 날이 었다. 물론 역무원의 허락을 받고. 열차가 오는 것은 물론 기적 소리도 듣지 못한 체 철로 위에서 열차가 오는 방향을 등지고 서서 한참 사진촬영에 정신이 팔려있었던 것. 다행히 기관사가 자신을 보고 열차를 미리 멈춰 살아날 수 있었다고 한다. 영화 <박하사탕>의 촬영지인 진소철 철교를 찾아 가던 날도 마찬가지였다고.
생사의 갈림길에 선 적이 여러 번이지만 박준규 씨는 기차가 좋고, 그러한 모험이 좋기 때문에 이를 멈출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어 자신이 다녀온 기차여행지 중 일반인이 찾아갈 수 있는 곳을 소개해 주었다.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이 있는 역이라 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정동진역을 갈 때, 역에 도착하기 전 창밖을 유심히 보시길 바랍니다. 탁 트인 바다를 보실 수 있을거에요. 또한 정동진역을 지나서 강릉역까지도 기차를 타고 가보시길 권합니다. 기찻길 옆에 바로 바다가 있거든요. 해안도로인 7번 국도도요. 기차 안에서 푸른 바다와 태양빛이 어우러진 그 광경을 보신다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실 겁니다. 또한 가을에 단풍이 들었을 땐 승부역을 꼭 지나가보세요. 역사를 지키고 있는 커다란 단풍나무가 참 인상적입니다.”
지난주에는 똬리를 튼 철길 촬영을 위해 치악역을 다녀왔다는 그. 다양한 철도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놓은 자료와 함께 기찻길 옆에 숨겨진 맛 집의 명함도 600여 장이나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언젠가 이를 정리해 <철도 맛 기행> 책을 펴내고 싶은 작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고. 이러한 개인적인 소망과 더불어 ‘107주년 철도의 날’을 맞아 지니고 있는 바람도 마지막으로 남겼다. “수익성이 적은 간이역을 폐지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무조건적인 폐지보다 곡성역 같은 테마공원을 조성해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기차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곳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열차를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요.”
기획/취재 황의경 사진 하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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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호~ 사진이 정말 멋지세요~ 쥔장님 여기저기 메스컴 많이 타시네요~ 멋지세요~ ^o^
감사합니다.
사진두 자꾸 찍으니 자연스레 포즈 나오구 사진빨 잘받네... ^^
감사합니다.
멋지네요....이제는 스타로써 대접 받으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굿
감사합니다.
역시....멋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