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사회 운영원리와 동물 세계의 운영원리를 혼동"
"감성지능지수(EQ) 파괴된 ´노/빠/증후군´ 재확인시켜"
필자가 인터넷 게시판을 보며 종종 접하는 것이 있다. 많은 네티즌들 속에서 회자되고 있는 ‘노/빠 증후군’이다. 한 달 전쯤에는 이 ‘노/빠 증후군’을 발생시키는 노사모의 뇌구조에 대한 설명도’까지 나와 네티즌들의 웃음을 샀다.
전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과 네티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니, 요즈음엔 하나의 현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처음 접할 때는 ‘누군가 장난삼아서 재미있는 것을 만든 것이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친노집단의 저명한 인사들까지 그러는 것을 보고, 하나의 ´집단 병리현상´처럼 생각이 든다.
그런데 요즈음 또 다시, 우리 사회에서 대표적 ‘노/빠’의 한사람으로 통하는 열린우리당의 유시민 의원이 이상한 말을 했다고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유시민 의원의 중앙대 강연 내용이 문제가 된 것이다. 유시민 의원은 한 학생의 ‘386세대가 변했다는 소리가 있고, 또 반체제 운동을 하던 386중의 몇몇은 사상전향을 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고 한다.
그는 "비록 30,40대에 훌륭한 인격체였을지라도, 20년이 지나면 뇌세포가 변해 다른 인격체가 된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60대가 되면 가능한 책임있는 자리에 가지 않고 65세부터 절대 가지 않겠다는 것"이 개인적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가 다운되면 알아서 내려가야 하는데 비정상적인 인간은 자기가 비정상이라는 것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낸시 여사가 ‘레이건 대통령은 치매에 걸렸다’는 말을 해, 레이건을 이용하려는 정치가를 경계한 예를 들며 전직 대통령들이나 나이 먹은 사람들의 정치발언 행위와 그를 이용하려는 정치권 일각의 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고 한다.
조선일보의 보도가 나온 직후 유시민 의원 측은 “조선일보가 왜곡해석해서 전달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그런 말을 하긴 했지만, ´노인을 폄하´할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조선일보가 의도적으로 왜곡 해석하여 보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의 질문과 유시민 의원의 답변이 담긴 동영상을 본 필자는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충분히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시민 의원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분위기다. 조선일보의 왜곡된 해석만을 탓할 뿐, 자신이 한 말이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전혀 자성하는 눈치가 아니다. 말 그대로 ‘노/빠 증후군’이다.
유시민 의원 측의 말처럼 유의원의 발언은 ´생물학적´ 내용으로 보면 그다지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젊을 때는 세포를 비롯해 모든 것이 왕성하지만, 늙게 되면 그 기능이 떨어지고, 그 핵심 원인중의 하나가 뇌세포의 파괴라는 것은 이미 의학적으로 밝혀진 내용이다.
그런 생물학적 현상은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동물의 왕국´을 보면 극명하게 드러난다. ´동물의 왕국´에서는 한 군집단을 거느린 맹수가 성장하는 다음 맹수에게 자리를 내주고 쫓겨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바로 유시민 의원은 그런 예를 들며 ‘틀린 말이 없지 않느냐’고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유의원을 따르는 지지자들은 ´조선일보가 왜곡했다´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기까지 한다. 이것은 그들 스스로가 ´인간사회´와 ´동물사회´도 구분 못하는 ‘낮은 수준의 인간’들임을 고백하는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 다각적인 방면으로 ‘인간사회의 운영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동물왕국의 운영원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지 않고서야 어찌 그런 강변과 변명이 나올 수 있겠는가?
이번 유시민 의원을 통해 확인된 것이 바로 ‘노/빠 증후군’의 진상이다. 즉 유시민 의원 외에 ‘노/빠 증후군’에 걸린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하나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과 그 요인들의 결합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해, 여러 요인을 복합적으로 파악하고 판단하지 못하고, 하나의 요인만을 근거로 결과를 판단해 버리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유시민 의원이 인간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인 ‘생물학적 현상’을 가지고 인간사회를 재단하고, 그것을 당연한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단편적 판단행위’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선 ‘수구/꼴/통’ ‘왜곡’ 등의 단어를 동원하여 자신을 강변하기 바쁘다. 이것이 바로 ‘노/빠 증후군’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그랬다. 일부에서 장인의 전력을 거론하니, “그럼 저더러 이혼하라는 말입니까”라는 식이다. 이번 문제가 되고 있는 이해찬 총리의 태도에서도 ‘노/빠 증후군’ 현상은 그대로 나타난다. 일국의 총리가 야당을 향해 “한나라당은 나쁜 당이라는 것을 세상이 다 안다”고 한 행동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니까, “내가 없는 말 했냐”는 식이다.
이것은 신기남, 김희선 의원의 부친 친일전력과 거짓말 문제, 노정권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즉 현실을 단편적으로 보고, 그것을 지적하는 것에 대해선 반격적인 ‘강변’을 토해내는 것이 ‘노/빠 증후군’의 대표적 현상이다.
이것은 ‘인식의 단편성’과 ‘편(당파성)의 논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이들 대부분은 경험이 일천하다보니 인식 수준이 단편적이다. 그럼에도 ‘상대’는 틀렸다는 ‘오만’과‘신념’으로 인해, 지적을 인정하지 못하고 ‘강변’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거기에 편가르기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목적의식의 과잉’으로 ‘인성파괴적인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흔히 사람에겐 IQ(지능지수)보다 EQ(감성지능지수)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편가르기’와 ‘집단투쟁’에 몰입해 있는 ‘노/빠’들에게 EQ를 찾아볼 길이 없다.
EQ는 ‘첫째, 자신의 진정한 기분을 자각하여 이를 존중하고 진심으로 납득할 수 있는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 둘째 충동을 자제하고 불안이나 분노와 같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감정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 셋째 목표 추구에 실패했을 경우에도 좌절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격려할 수 있는 능력, 넷째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공감능력, 다섯째 집단 내에서 조화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과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네이버 백과사전)’이라고 한다. 즉 EQ는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과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방향으로 감정을 통제할 줄 아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직간접적으로 접하는 ‘노/빠’들의 모습은 ‘단편적 인식’과 과도한 목적의식, 그리고 ‘편가르기’로 EQ(감성지능지수)가 파괴된 사람들처럼 보인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뇌세포가 파괴되어 맛이 간다’고 하며 인간사회를 ‘동물의 왕국’ 수준으로 전락시킨 유시민 의원은 자신이 ‘노/빠’로 빠져들면서 EQ를 담당하는 뇌세포가 파괴되는 ‘노무현 바이러스’에 걸린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