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설날을 엄청 기다렸었지요.
보름 전쯤부터 어머니는 이것저것 장을 봐 놓으셨고, 우리들 설빔도 비싼 건 아니어도 해마다 사주셨지요.
설날 전날이면 만두를 엄청나게 많이 빚었지요. 어머니는 손이 크셔서 뭐든지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빚어도 빚어도 줄어들지 않는 것 같았던 만두 속.
요즘 설과는 달라도 많이 달랐던 풍경들이었지요.
지금은 무조건 간단히....
묵나물 들기름에 볶아 먹으려고 네 가지 불려놓고(호박오가리, 가지 말린 것, 참나물 말린 것, 망초순 말린 것)
참나물과 망초순을 볶아 놓으면 정말 맛있어요. 최근 제가 꽂힌 묵나물.
포천로컬푸드 매장에서 구입한 시금치는 데친 뒤 사과를 갈아서 고추장에 무치면 아주 맛있어요. 포천에서는 시금치가 많이 생산됩니다. 한 단에 2,000원.
묵은지가 많이 남아 있어서, 설음식으로는 어울리지 않을 지 모르겠지만 '묵은지등갈비찜'을 하기로.
아, 근데 왜 색깔이 이렇지? 밑에 있는 등갈비와 묵은지를 뒤섞으면 괜찮을 듯해요.
묵은지 3kg에 묵은지 한 포기...
맨 밑에 양파 깔고, 양념에 버무린 등갈비 올린 후 그 위에 묵은지와 김칫국물 조금 넣었어요.
표고버섯과 다시마 우린 육수도 500ml쯤 넣었고요.
내일 아침에는
1. 나물 네 가지 볶고, 시금치나물 무치고
2. 만두속을 만들고(이게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릴 듯) - 저는 시판 만두를 너무너무 싫어해요. 그래서 이번 설에는 만들기로 했어요. 김치고기만두와 부추고기만두 두 가지.
3. 손자용 잡채와 등갈비간장조림도 만들고....
지금은 날이 어두워져서 모든 일 stop!
황토방에 올라와 설날 세뱃돈과 카드 준비 중.
여자용 한복 카드는 품절이 되어 어쩔 수 없이 남자용 한복 카드 세 장...
설 준비를 무조건 간단하게 한다고 했는데도 이렇게 손 가는 게 많네요.ㅠㅠ
그러니 차례상 차려야 하는 집은 얼마나 힘들까요?
내년 설부터는 무조건 어딘가 따뜻한 곳으로 떠나야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 추운 설이 될 것 같습니다.
첫댓글 어마어마하게 하시네요.
근데 떡국은요?
어마어마는 아니고 그냥 나물반찬... 떡만둣국 먹으려고 만두 빚으려고요. 만두 만드는 게 손이 많이 가죠.ㅋ
만두👍
만두 밖에 안보입니다😍
만두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좋아하는데 파는 만두는 잘 안 먹어요.
건나물 맛있겠어요. 묵은지 등갈비찜에는 고추장 쬐금이랑 들기름을 넣으면 좋아요.
고추장은 안 넣고 고춧가루와 들기름 등등...ㅋㅋ
아들이 잘 먹는 모습에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