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엄청 눈이 내리더니 밤새 그쳤기에 다행이다 싶었는데
또 오네요.ㅠㅠ
어제와 오늘 합쳐서 15cm는 온 듯...
아이고, 이 놈의 눈...그만 좀 내려라.
고속도로는 괜찮은데 고속도로 내려 산모퉁이까지 오는 길이 아무래도 걱정되어
오지 말라고 할까 하다가... 그래도 일 년에 한 번 있는 설인데 싶어 가만히 있었어요.
오고 안 오고와 상관 없이 제 할일은 해야겠기에 아침부터 서둘렀습니다.
아이들 오기 전에 얼른 내 할일은 마쳐야 후련할 것 같았어요.
첫 번째 - 어제 불려둔 나물 양념해서 볶기
두 번째 - 잡채 하기
세 번째 - 만두 속 만들기
여섯가지 나물...
맨 위 왼쪽 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시금치나물, 호박오가리나물, 참나물볶음, 표고버섯볶음, 건가지볶음, 망초순볶음
시금치는 사과 갈아서 고추장으로 무쳤어요. - 하엘맘이 좋아하는 나물.
시금치 빼고 모두 산모퉁에서 생산한 나물들입니다. 원래는 요렇게 다섯 가지만 하려고 했는데....
저는 일단 음식 만들 때 가장 먼저 채수를 만들어 놓습니다. 채수는 사찰식으로 건표고와 다시마를 끓이면 되어요.
건표고가 많아 채수를 진하게 내고, 표고는 건져 잘게 채 썰어 당근채와 양파 채 넣고 볶았어요.
그래서 나물이 여섯 가지가 되었어요.
두 번째 할 일.
시금치 무치고, 목이버섯 볶고, 당근과 양파 볶고, 돼지고기도 볶고.
간장과 물, 설탕, 식용유 약간 넣고 소스 만들어 바글바글 끓이다가
찬물에 불려놓은 당면을 넣고 뚜껑 덮어 3분 정도 끓입니다.
그런 후, 준비해 놓은 돼지고기와 각종 야채와 참기름 넣고 뒤적뒤적거리다 통깨 넣으면 끝!
세 번째, 만두 속 두 가지 만들기.
하나는 김치와 고기, 숙주, 두부 넣은 김치고기만두 속.
또 하나는 부추와 고기, 숙주, 두부 넣은 부추고기만두 속.
휴우, 그러고 나니 오후 2시 30분.
아이들 올 시간이 됐네요.
아무리 눈을 치우고 또 치웠지만....결국 바퀴가 자꾸 헛돌아 황토방까지는 못 올라오고 중간에 차를 세워두었어요.
하엘맘이 만들어 온 전 세 가지.
연근명란전, 육전, 호박전.
연근명란전 만드느라 고생 깨나 했겠어요.ㅋ
이 다이아몬드 게임은 제가 어렸을 때 자주 했던 놀이에요.
요즘은 이런 놀이판이 흔하지만, 그때는 아주 어렵게 얻은 것...
다이아몬드 게임 규칙을 가르쳐주고.(한 칸씩 간다. 건너뛸 수도 있다.)
누가 먼저 할지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어요.
제법 진지하게 하고 있어요.
할머니도 이기고, 할아버지도 이기고, 아빠도 이기고....오늘도 모두 이겨서 3대 빵...ㅋㅋ
아이고, 져 주느라 엄청 애썼답니다.
자신감을 길러주느라 그랬지만, 이제 조금 크면 지는 일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자, 이제는 만두 빚을 시간.
의외로 하엘이가 관심이 없네요.
아무튼 사놓은 만두피 4묶음을 다 만들고, 남은 만두 속은 가져가기로.
하엘맘은 만두속으로 동그랑땡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만두를 다 만들고 나니 저녁 시간!
어제 만들어 둔 묵은지등갈비찜과 나물 반찬과 잡채만 내놓았어요.
하엘맘이 만들어 온 전은 내일 아침에 먹기로 했거든요.
어른들은 맥주, 하엘이는 사과주스로 짠!
하엘이 표정을 보니 좋은 가봐요.
함께 짠!도 할 나이가 되어 자기 스스로 흐뭇해 하는 느낌.
묵은지등갈비찜이 최고 인기였어요.
등갈비 양도 많고 묵은지도 큰 거 한 포기 넣었는데 거의 다 먹었네요. 무엇보다 입 짧은 아들이 잘 먹어서 흐뭇.
밥 먹고 나니, 하엘이는 할아버지와 놀 생각에 엉덩이가 들썩들썩.
다이아몬드 게임도 또 하고.
게임을 가르쳐주었더니 이젠 제법 잘 하네요.
규칙이 있는 게임보다는 마구잡이로 노는 걸 좋아하는 하엘이.
뛰고 달리고 몸 쓰는 놀이를 좋아합니다.
집에서는 층간소음 때문에 뛰지를 못하는데, 이곳에 오면 마음껏 뛰고 점프하고 소리도 지르고....
오후 8시....
우리는 아랫집으로 내려왔습니다.
집과는 다른 환경이기에 늘 아이들이 올 때마다 이것저것 신경쓸 게 많네요.
혹시나 춥지 않을까, 혹시나 건조하지 않을까...
혹시 어둡지 않을까, 밖에 등도 하나 켜놓고.ㅋㅋ
이게 바로 부모 마음이겠죠.
내일은 설날.
세배 받을 생각에 가슴이 설렙니다.
첫댓글 하엘아. 눈사람 만들어.!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눈사람 만들면 좋을 텐데 세 식구가 다 감기.ㅠㅠ
산초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