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단순하고 느리고 고요한 평정심(平靜心)으로 살 수 없을까 !!!

[농월]

그냥 단순하고 느리고 고요한 평정심(平靜心)으로 살 수 없을까 !!!


지금 사람들은 “심심함”을 그것도 “깊은 심심함”을 싫어한다.
요즘은 이런 표현을 안 쓰지만 컴퓨터가 보급되기 전에는 “무료(無聊)”하다
하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었다.
※무료(無聊)-흥미(興味) 있는 일이 없어 심심하고 믿믿하고 지루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깊은 심심함”함이 거의 없어졌다.
현대인은 모두 바쁜 병에 걸려있고 그 병에 걸리기를 재촉하고 있다.
오늘 바쁜데 내일은 더 바빠야 한다.


빵을 먹으면서 keyboard를 두드린다.
걸어가면서 Smartphone을 보는 것은 인체의 자율신경과도 같다.
필자가 처음 earphone을 끼고 혼자서 중얼거리며 걸어가는 사람을
봤을 때 “제맘없는 사람(정신병자)”인줄 알았다.
옛날 필자 어렸을 때는 비가 올 듯이 날씨가 궂을 때는 정신병 환자들이
혼자 중얼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시절은 정신병 환자도 아주 귀할 때였다.)


이처럼 지금 이 시대를 살기 위해서는 동시에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multitasking의 인간이어야 하고 일인다역(一人多役)으로 점점 더 많은
성과를 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멍때리기”나 생각에 잠길 시간은 사치나 쓸모없는 낭비로 치부된다.
잠시 짬을 내어 오롯이 연인이나 친구, 나 자신을 돌아볼 수도 없다.


논어(論語) 제1편 학이(學而) 4장편에 나오는
吾日三省吾身(오일삼성오신)
“나의 잘못을 하루에 세 번씩 돌아보고 반성함은 생활에 있어서 보다
발전된 보람을 기대하기 위함이다”
만고(萬古)의 고전(古典) 논어(論語)의 명언도 우리 주변에서 잊혀진지 오래다.


이말은 현재 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전혀 맞지 않는 꼰대소리로 들린다.
돌아보면 머뭇거리게 되고 머뭇거리는 순간 뒤처진다.
건널목을 지날 때 10명중 3,4명은 냅다 뛴다.
(저렇게 바쁘게 뛸 것 같으면 집에서 10분만 일찍 나오면 될 것을--)


서둘러 뛰지 않으면 우리는 다른 사람보다 먼저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낙오(落伍)된다는 심적(心的) 병리현상(病理現象)은 아닐까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삶을 사는 이 시대 사람들은 교감신경(交感神經)이 활성화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사회에
평정심(平靜心)과 평상심(平常心)을 갖는다는 것은 극히 어렵다.
종교인(宗敎人)에게서도 보기 어렵다.


필자는 40여연전 처음 자동차 운전을 했을 때 회사 업무상으로 대구 부산을
간혹 갔다.
그때 느끼는 자동차 클랙슨(警笛klaxon)이다.
서울사람에 비하여 경상도 특히 경상남도 사람들이 자동차 경적(警笛)을
심하게 울리는 것을 느꼈다.
“아하 경상도 사람들이 교감신경이 너무 활성화되어 경적을 잘 울리는 구나”
직설적으로 “성격이 급하구나”


지금은 서울사람 운전자들도 경상도 사람들과 별로 차이가 없다.
1,2초만 늦게 출발해도 뒤에서 “빵”한다.


평정심과 평상심이 없어졌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바다의 깊은 물은 위에는 파도가 치고 거센 요동을 하지만 수심아래 깊이
내려가면 고요하다.


비행기를 타보면 구름이 두껍게 끼고 태풍이 불고 번개가 쳐도
구름위에 하늘은 평화롭다
태풍으로 나무들이 뽑혀나가도 뿌리 깊은 나무는 어떤 태풍에도 견디어 낸다
이것은 나무의 평정심(平靜心) 때문이다.


평상심(平常心)에 대하여 기독교 구약성경 한 부분을 인용(引用)한다.
구약성경 사무엘하 12장 15절~31절 내용이다.


다위왕과 아내 밧세바 사이에서 난 아들이 병을 얻어 죽게 되었다
다윗은 음식을 전폐하고 하나님께 살려 달라고 기도하였다.
다윗은 골방에서 7일간을 음식을 먹지도 않고 얼굴과 몸도 씻지 않고
옷도 갈아입지 않으면서
오직 하나님께 아들을 살려 달라고 간절히 기도만 했다.


신하들은 이런 다윗의 건강을 염려하여 먹고 씻으면서 기도하기를 권했지만
다윗은 신하들의 말을 뿌리치고 오직 기도에만 열중하였다
그러나 다윗의 기도에도 불구하고 7일후에 어린 자식이 죽었다.


그러나 신하들은 저렇게 열심히 기도하는 다윗에게 차마 어린애들이 죽었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다윗은 골방에서 밖에 있는 신하들이 수군대는 말을 듣고 아들이 죽은 것을
짐작하였다
다윗은 즉시 신하들을 불러 물어 자식이 죽은 것을 확인하였다.


신하들은 다윗이 7일간을 먹지도 씻지도 자지도 않고 기도하였기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는 말을 들으면 낙심하여 그대로 기절하여 쓰러질 줄을 알았다.


그러나 다윗은 아들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즉시 골방에서 나와
몸을 깨끗이 씻고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머리에 기름도 바른 후 즉시 하느님의 성전(聖殿)으로 가서 기도하였다.


그리고 왕궁으로 가서 음식을 든든히 먹었다
다윗의 이런 행동은 평상시의 다윗의 행동 그대로였다
신하들의 예상 밖이었다


자식을 잃고 7일이나 먹지도 자지도 씻지도 않은 다윗이 자식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행한 행동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이것은 다윗의 평상심(平常心) 평정심(平靜心)을 말한 것이다.
지금 한국사회는 평정심(平靜心)이 실종되었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본심(本心)이 나타나고 있다.
코미디언 김병조씨가 말한 “먼저 인간이 되어라”가 절실하다.
권력 쟁탈전 앞에 “고요한 평정심(平靜心)”은 없다.


맹자(孟子) 진심장(盡心章)에
窮則獨善其身 達則兼善天下이라 !
일이 잘 안 풀려서 어려울 때 홀로 자기 몸을 닦는 데 힘쓰고,
일이 잘 풀릴 때는 세상에 나가 좋은 일을 한다고 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이 난세(亂世)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평정심(平靜心)”을
잃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