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큐 하버드 경제학부 교수
지난 2일 미국 하버드대학 경제학부 그레고리 맨큐 교수의 경제학 강의 시간. 700명이 수강하는 학부 최대 규모 강좌에서 '작은 반란'이 일어났다. 12시 15분 강의 시작과 함께 강당 맨 앞줄에 앉아 있던 학생 70여명이 짐을 챙겨 밖으로 걸어나갔다. 이들은 '기득권에 편승하지 말자' '월가 시위대와 연대하자'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어 보였다. 반(反)월가 시위에 동조하는 학생들이 보수성향의 경제학자 맨큐 교수가 "탐욕스런 신자유주의를 정당화한다"며 항의 표시로 수업을 거부한 것이다.
◇하버드 학생들, '거장'에 맞서다
'반란'을 주도한 학생들은 미리 맨큐 교수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항의 퇴장을 예고했다. 학생들은 하버드 학보 크림슨에 공개한 성명에서 "자본주의 시장원리만이 옳다는 맨큐 교수의 강의는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금융자본의 행태를 정당화·영속화한다"며 "그의 편향된 시각이 학생들과 대학,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 "하버드 출신 주류 경제학자들이 세계 각지의 금융 정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금융위기에 대한 하버드 출신의 책임을 비판했다.
항의 퇴장에 참가한 학부 1학년 레이철 샌덜로는 "수많은 하버드 졸업생들이 세상의 부조리에 일조했다"며 "우리는 수백만의 희생을 대가로 자신의 이익만 쫓는 사람이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 학생은 "맨큐 교수의 경제학은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한 주류 경제학의 표본"이라며 "강의는 보수 학파의 주장만을 유일한 사실처럼 주입시킨다"고 말했다.
◇맨큐 "학생들의 항거는 좋은 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반 월가 시위의 여파가 드디어 상아탑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맨큐 교수는 학생들의 주장과 강의 거부가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그는 FT에 "강의 내용과 관련한 학생들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들의 행동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최근 하버드 학생들이 대학을 단지 직업훈련소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같았는데, 이번처럼 사회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의 장을 연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 미 하버드대학 경제학부 그레고리 맨큐 교수의 경제학 강의 수강생들이 지난 2일 경제학 수업에 항의하는 표시로 퇴장한 뒤 교정에 모여있다. 이들은 “보수 성향의 맨큐 교수가 탐욕스러운 자본주의를 정당화한다”며 수업을 거부했다. /하버드 크림슨
맨큐 교수는 2003~2005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을 지냈고, 현재는 공화당 대권 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캠프에서 경제 자문을 맡고 있다. 그가 가르치는 경제학(Economics 10) 강의는 마틴 펠드스타인 등 하버드에서도 최고로 인정받는 석학들이 맡아온 것이다. 맨큐 교수는 이러한 이력과 상징성 때문에 시위대가 자신의 강의를 타겟으로 삼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날 시위가 하버드 학생 모두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아니다. 퇴장한 것은 수강생의 10%에 불과한 70명뿐이었다. 크림슨은 당시 대다수 학생들이 움직이지 않았고 일부는 퇴장하는 학생들에게 야유를 보냈다고 전했다.
☞'맨큐의 경제학'은…
신자유주의 전성기 때 200만부 팔린 '경제 바이블'… "주류경제학 대변한다" 오해
'맨큐의 경제학'은 1997년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폴 새뮤얼슨 MIT대 교수(2009년 별세)의 '경제학(economics)'이 쥐고 있던 경제학의 바이블 자리를 차지하며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더니 20개국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지금까지 200만부 이상 팔렸을 것으로 출판업계는 추산한다. 국내에서도 1999년 한글 번역본이 출간돼 경제학원론 시장을 곧바로 평정했다. 지금까지 5번째 개정판이 나와 국내 판매량이 30만부를 넘어섰다.
맨큐의 경제학은 맨큐가 썼다는 사실 외에도 구성, 서술 방식 등에서 기존 교과서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총천연색으로 인쇄됐고, 각종 사례와 신문기사를 동원해 경제 현상을 알기 쉽게 풀이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쓴 이후 미국 상황을 이용해 물건 가격이 오르는 과정을 설명하는 식이다.
책은 교과서인만큼 학파별로 별 이견이 없는 경제학의 기본 원리를 담담하게 서술한다. 맨큐는 이를 '10대 원리'로 정리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모든 경제학의 기본 원리가 의심받는 상황이다. 이에 그의 책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됐다. 국내 번역자인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자유주의 전성기에 가장 많이 팔린 책이다 보니 주류경제학을 대변하는 책으로 오해를 산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
친애하는 맨큐 교수에게
우리는 이 경제학 개론 코스에 내재한 편향들에 대한 우리의 불만을 표현하기 위해 당신의 경제학 강의에서 걸어 나가고 있다.
우리는 이 편향이 학생들, 하버드대, 그리고 우리 사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론, 환경과학, 공공정책 등 다양한 지식을 얻기 위해, 다양한 학문에서 우리를 도와줄 경제 이론의 입문적인 기초를 얻기 위해 경제학 10에 등록했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 사회의 문제 많고 비효율적인 불평등 시스템을 영속화하는 특정하고 제한된 경제학에 관한 관점만을 받아들이는 코스를 발견하였다.
경제학은 상이한 경제 모델의 장단점에 대한 비판적인 토론을 포함해야 한다. 당신의 강의는 제1차 소스들을 포함하지 않고 있고, 아카데믹 저널의 논문들을 거의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경제학에 대한 대안적 접근법에 대해 거의 알 길이 없다.
아담스미스의 경제학 이론들이 (예를 들면) 케인즈 이론보다 더 근본적이거나 기초적인 것으로 제시할 근거는 없다.
경제학에 관한 편향 없는 시각을 제시하는데 공을 들이는 것은 경제학 연구를 위한 건전한 기초를 제공하는 개론 코스에 특히 중요하다. 많은 하버드 학생들은 Economics 10에 대한 취사선택의 여지가 없다.
더구나, Economics 10은 차후의 경제학 코스들을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다른 코스들이 더 확장될 수 있는 견고한 기반이 아닌, 심하게 편향된 관점만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불만을 표현하는 방법으로서 이 강의를 듣지 않을 수가 없다.
하버드 졸업생들은 금융 기관들에서,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공공정책을 형성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만일 하버드가 그 학생들에게 경제학에 관한 넓고 비판적인 이해를 주지 못한다면, 그들의 행위는 세계 금융 시스템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많다. 지난 5년간의 경제적 요동은 이것에 관한 충분한 증거이다.
우리는 오늘 세계 Occupy 운동의 일부로서, 고등교육의 기업화에 항의하는 보스턴 전역의 행진에 참여하러 걸어 나가고 있다. Economics 10의 편향된 성격이 미국에서의 증가하는 경제적 불평등에 기여하고 이를 상징화 하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 당신의 부적합한 기초경제이론의 토론에 항의하고 경제적 불의에 관한 미국의 담론을 변화시키고 있는 운동에 우리의 지지를 보태기 위해 당신의 강의에서 퇴장하고 있다.
맨큐 교수님, 우리는 당신에게 우리의 우려들과 우리의 퇴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요청한다.
Economics 10의 우려하는 학생들
첫댓글 세상에 경제학자들은 많은데, 게다가 노벨상까지 타는 경제학 권위자들이 있는데 왜 경제학자들은 세계 경제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걸까. 전 세계가 최악의 경기 후퇴에 고통을 받게 되면서 그동안 권위와 명성을 자랑하던 경제학자들이 비난과 공격을 받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30만권이 넘게 팔렸다는 <맨큐의 경제학>을 쓴 그레고리 맨큐. (중략)
철수는 오늘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의 장을 여는 것에 대해 “건방지다. 꼴 같지 않은 게 대든다”며 화내지 않고 오히려 반기는 자세에 대해 생각한다. 맨큐는 격렬한 정치논쟁을 벌이는 집안에서 자랐는데 원래는 과학도가 되려고 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막연하고 주관적이며 명료하지 않은 정치학의 대척점에 과학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에 와서 수강한 경제학 원론은 그에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고, 그는 경제학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믿는 경제학자가 되었다.
어제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나왔던 얘기에요. 우리 학원 학생들도 이렇게 멋진 대학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올려봅니다^^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그레고리 맨큐 교수의 경제학 수업을 70여명의 학생들이 퇴장하는 동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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