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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스크랩 [암릉등반 주의점] 기본만 지키면 사고는 없다
김순재(햇살아저씨) 추천 0 조회 66 09.11.07 09:4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암릉등반 주의점] 기본만 지키면 사고는 없다
 
7년간 사고 300건에 사망자만 20명…60%가 암릉사고
등산만큼 건강에 좋으면서 경제적인 운동도 드물다. 그러다 보니 주말이면 전국의 산들은 등산객으로 몸살을 앓는다. 하지만 자칫 방심하다가 대형사고로 연결되기 십상인 게 바로 산행이다. 산악사고는 산 나름대로 특징이 분명한 데 반해 사고 유형은 다양하다. 일반 산악사고는 무리한 산행으로 인한 사고가 대부분이나 북한산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바위산으로 바위에서의 추락사고가 많다. 하지만 산악사고의 원인은 지형 때문이라기보다 산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오는 ‘안전불감증’이 주원인이다.

▲ 체력에 맞지 않은 무리한 등반으로 추락한 사고자를 끌어올리는 구조대.

확보 없이 등반하다 만경대 V계곡에서만 5명 추락사

2002년부터 7년 동안 구조대장으로서 북한산 사고를 접할 때마다 항상 안타까운 것은 ‘기본’을 무시해서 생긴 인재(人災)라는 것이다. 작년 사고 통계를 보면 북한산 경찰구조대가 처리한 사고만 105건에 사망 11명, 중상 72명, 경상 13명, 조난 9건이고 북한산국립공원 내 전체 사고는 한 해 300건에 사망자만 20여 명에 달했다. 그 중 북한산 산악사고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한 것으로 60%가 암벽과 암릉지대에서 일어났으며, 사망자의 대부분이 바위에서 추락사했다.

최근 북한산을 순찰하다 보면 인터넷 산악회에서 암벽 기초기술을 배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기본적인 매듭조차 하지 못한다. 안전벨트 없이 자일을 허리에 묶고 올라가는 팀도 있을 뿐만 아니라 확보장비 사용법을 몰라 본인의 자일 방향이 바뀌었음에도 자기가 옳다고 우겨대는 사람도 보게 된다.

요즘은 인터넷상에서 ‘북한산 암릉, 어디든지 안내합니다’라는 ‘묻지마’ 산행의 광고 문구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암릉은 암벽 못지않은 안전장비와 기술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필요하다. 암벽등반은 대개 한 팀이 4명을 넘지 않으나, 휴일에 암릉등반을 하는 이들을 보면 한 팀의 인원이 10명이 넘는 경우가 다반사다.

40년 넘게 암벽 등반을 해온 사람도 가이드 한 명에 4명이 넘으면 통제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겨우 몇 년 암릉을 따라 다니다가 어느 정도 길을 알게 되었다고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팀을 만들어서 대장 노릇을 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선무당이 사람 잡고, 무식한 사람이 용감하다고 이들은 위험구간에서 고정 확보 없이 서로 손을 잡고 끌어주고 엉덩이는 뒷사람이 받쳐준다. 등반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참 정이 넘치게 등반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확보도 하지 않고 손을 내밀어 떨어지면 죽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5명이나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백운대 맞은편 만경대 정상 바로 아래 일명 ‘V계곡’에서였다. 사망자들은 최소한의 생명줄인 자기 확보도 없이 등반을 하다가 화를 자초했다.

작년 10월 염초봉에서 60m 추락 사망한 사고지역에 출동했을 때 구조대의 사고처리를 지켜보던 사고자의 일행 중 한 명이 “잘난 체하다가 저 꼴이 됐다”며 혀를 찼다. 섣부르고 편협한 바위 경험으로 ‘나 정도의 등반 기술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생각은 결국 큰 화를 부르고 만다.

물리적으로는 같은 등반의 코스라도 등반자의 신체조건, 그날의 컨디션, 기상여건, 바위 상태 및 정신적 요소 등에 따라 복합적이고 가변적이라서 항상 같은 경우의 등반코스는 없다. 이런 점을 생각할 줄 아는 가이드라면 많은 인원을 데리고 다닐 생각은 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면 할수록 어렵고 항상 새로운 것이 등반이다. 배우고 연구하는 열린 마음 자세로 기술을 습득해도 끝이 없다. 더군다나 각 등반자의 상태까지 체크하기는 더 어려운 일이다.

몇 년 전 일본 고교 야구대회에서 기적의 우승을 차지한 한 시골 고등학교가 화제였다. 일본의 고시엔 야구대회는 일본 최고 권위의 대회로 4000여 개 고교가 참석해 우승을 다투는데, 그 시골 학교는 변변한 전용구장도 없고 감독은 국어 교사였다. 언론에서 우승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그는 시간과 예의를 잘 지키면서 공부를 열심히 하고, 학생으로서 기본을 지키게 했으며, 훈련시간의 절반을 달리기 등 기초체력 다지기와 기초동작 훈련을 시킨 덕분이라고 했다. 기본 기술을 충실히 갈고닦았을 때의 결과를 보여준 좋은 실례였다.

야구나 다른 스포츠를 하다가 생명을 잃는 경우는 드물지만 바위에서 한 번의 실수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야구와 같은 단체 스포츠도 기본을 제일 중시해야 부상도 없고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데, 암릉이나 바위를 기본도 없이 등반한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 1 전날 우천으로 인해 미끄러운 바윗길을 오르다 발목이 골절된 사고자를 헬기로 후송하는 모습. 2 음주 후 산행을 하다가 다리가 풀려 실족해 발목이 골절된 사고자를 수직벽에서 20m를 업고 하강하는 구조대. 3 북한산 만경대 계곡에서 자기 확보도 없이 등반하다가 60m 추락한 사망자를 긴급히 후송하는 경찰산악구조대.

음주 산행은 결정적인 인명 사고 초래

등반자 간 로프를 연결해서 등반하는 것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확보(belay)라고 말한다. 암릉등반을 위해서는 자기 확보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 왜냐하면 확보는 바로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위험 구간에서 대기할 때에는 반드시 나무 및 돌부리에 자기 확보를 하고 등반자를 봐주는 것이 기본이다. ‘설마 떨어지겠나’라는 생각이 화를 자초한다. 바위에 오르다가 미끄러지거나 떨어지는 것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일이 발생할 때 안전하고 충분한 확보를 하고 있다면 극단적인 불상사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북한산 산악사고의 내용 중 발목 골절사고가 60%를 넘는다. 산행하면서 힘의 분배는 정상까지 오를 때 40%, 하산시 30%를 소모하고, 나머지 30%는 위급상황에 대비해 남겨 두어야 안전산행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등산객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올라갈 때 80% 넘게 체력을 소모해 하산 중 다리가 풀리면서 미끄러지거나 실족해 각종 신체 부위의 골절이 발생한다. 암릉에서는 등산화의 접지력을 이용하거나 여러 홀드를 잡으며 올라가지만 추락하면 하산시에는 마찰력에 의해 급제동이 되면서 발목이 꺾여 쉽게 골절상을 당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골절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이 그 쇼크로 저체온증을 불러와 결국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산에서는 도시와 달리 신속한 응급서비스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평소에 기본적으로 일행이 응급처치와 후송법을 알아야만 자신과 동료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직접적인 기본과 상응하게 간접적인 것 역시 산행에 많은 영향을 준다. 작년 6월 인수봉 하강지점에서 하강 중 줄이 풀려 40m 추락했다는 사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달려가 보니 사고자와 일행의 입에서 술 냄새가 났으며 취기로 인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사고 경위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사고자는 기적적으로 바위 사이에 있는 흙으로 떨어져 목숨을 건졌다.

우리나라는 정(情)이 많은 문화로 만남이 자연스럽게 술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음주문화가 산행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많이 걱정된다. 보통 북한산에서 야영을 하는 많은 야영객은 흔히 ‘미사일’이라 불리는 1.8리터 소주를 큰 코펠에 돌려 마신다. 물론 이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다음날 등반 혹은 암릉을 준비하고 있다면 얘기가 다르다.

뿐만 아니라 인수봉 정상에서 기분 좋게 한잔 하다가 위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큰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암릉이나 암벽등반을 그저 가벼운 유흥문화의 놀이쯤으로 생각하는데, 놀이는 자신의 재미와 취미를 위해 하는 것이지 목숨을 담보로 하는 것은 아니다.

 

암릉 산행에서 자기 확보는 기본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매듭법을 숙지하고, 장비 사용의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숙달된 실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지 않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산을 대해야 한다. 또한 위험한 암릉에서는 항상 자기 확보를 생각하며 안전이 최우선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일본의 국립공원은 기상특보에도 통제를 하지 않는다. 시민들의 성숙한 안전의식을 믿고 스스로가 위험에 대해 준비하고 대처할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도 그러하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암벽과 암릉 등반에서 장비 미착용 및 음주는 자살행위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한다.

▲ 1 인수봉 암벽을 최소한의 기본 장비도 갖추지 않고 오르는 가이드와 그러한 가이드를 따르는 여성들. 2 북한산 수리봉 수직암벽을 아무 확보도 없이 내려오는 암릉꾼들. 윗사람이 추락하면 도미노식으로 추락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진다. 3 시스템 미숙으로 추락해 허리가 골절된 모 인터넷산악회원을 후송하는 구조대.

휴대용 방석·페트병을 이용한 응급처치 요령

>>응급처치는 양날의 검과 같아 정확하게 숙지해야

산에서의 갑작스런 사고는 도시와 달리 즉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 최대의 아킬레스건이다. 그때 생과사를 판가름하는 것은 함께 산행하는 동료라는 것을 명심해야 하며, 기본적인 CPR(심폐소생술)과 응급처지는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정말 명심해야 할 것은 응급처치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다. 응급처치는 죽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만,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사람도 죽일 수 있기에 양날의 검과 같다. 바로 이것이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다. 산악사고의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발목 골절 사고시 대부분의 등산객이 휴대하고 있는 간이방석을 이용한 응급처지에서 후송까지 그 방법을 설명해보자 한다. <사진 이경호 기자>

>>휴대용 방석을 이용한 발목 골절 응급처치

휴대용 4단 방석을 칼과 같은 도구를 이용해 2단으로 자른 다음<사진 1>, 골절 부위를 압박붕대를 이용해 감는다<사진 2>. 이어 신문을 이용해 매트리스 사이에 끼워 지지대 역할을 하게 한 후 발목 양쪽에 댄다<사진 3>. 지지대 역할이 됐다면 다시 한 번 압박붕대를 이용해 재차 감는다<사진 4>.



>>페트병으로 부목 대기

발목 골절환자에게는 2리터들이 페트병도 훌륭한 부목 역할을 할 수 있다. 우선 칼로 뚜껑 부분을 절단하고 발목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한쪽 면을 자른다<사진 1>. 붕대를 감은 발목에 신문지나 옷을 넣어 쿠션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고 그 위에 페트병을 넣는다<사진 2>. 이어 페트병 위에 압박붕대를 감으면 부목이 완성된다<사진 3>.


>>휴대용 방석을 이용한 손목 골절 응급처치

산에서는 넘어지면서 손목도 쉽게 골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휴대용 매트리스를 사용해 골절 부위에 대고 붕대를 감으면 된다<사진 1>.

손목이나 팔의 골절시 팔을 내리고 있으면 피가 몰려 통증이 오기 때문에 끈이나 슬링을 이용해 팔의 위치를 손바닥이 심장에 닿을 수 있을 만큼 조금 높게 조정해 준다. 쇄골 및 어깨 골절시에도 같은 요령이다<사진 2>.





>>휴대용 방석을 이용한 경추 응급처치

바위에서 추락한 사고자는 구조대의 도움 없이는 절대 이동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환자가 바위틈에 끼여 있어 생명에 지장을 줄 경우에는 현장에 있는 동료가 휴대용 방석을 사용해 경추를 보호해주어야 한다.

여기서 토머스 카라(척추보호대)의 대용으로 쓰는 것은 방석으로 만든 경추보호대다. 사용법은 4단으로 된 방석을 반으로 자른 후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한쪽은 목의 앞부분에 다른 한쪽은 목의 뒷부분에 대고 압박붕대를 사용해 감으면 된다<사진1, 2>. 응급처치 후에는 최소한의 움직으로만 이동한다.



>>슬링을 이용한 환자 업어 나르기

산에서 사고를 당하면 구조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원칙이나 구조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면 사고자를 후송해야 한다. 그 방법으로는 4m 길이의 슬링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팀 산행시 비상용으로 자동차 안전벨트 같은 긴 슬링을 준비하면 비상시 많은 도움이 된다<사진 1>.

발목 골절 환자는 두 손이 자유롭다. 때문에 슬링의 한쪽은 허벅지 아래쪽으로, 또 다른 한쪽은 어깨 약간 아래, 즉 겨드랑이 쪽으로 향하게 한 후 환자가 그 슬링을 잡고 있는 동안 업는 사람은 슬링 양쪽에 팔을 끼워 그 슬링이 업는 사람의 가슴 쪽으로 오게 한다<사진 2>.

산악사고 후송시에는 유동이 많아 자칫 슬링이 풀리거나 업는 사람뿐 아니라 환자 또한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몸이 업는 사람에게 최대한 밀착되게 한다. 그리고 가슴에 있는 끈 처리 후에는 가슴 통증이 심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매트나 옷, 신문 등을 넣어 주어야 한다<사진 3>.



월간산/ 글 김창곤 서울 강북경찰서 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장
  사진 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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