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박집 할머니 / 김숙
칠순 노파가 자식 쓰던 방에
가끔 민박을 치는데
귀가 어두워 큰 소리로 말을 해야
눈치 살펴가며 알아들으신다
초저녁 밭둑에나가 모깃불을 놓을
쇤 쑥대 한아름 베어서
풀밭에 툴툴 터시기에
왜 그러시냐고 물었더니
벌러지도 산목숨잉께
살 놈은 살라고 그라요 하신다
천지의 버러지들이 그 말을
넙죽 받아 먹는데
나도 한 입 달게 먹고
찌르륵 찌르륵 울던 밤이었다.
김 숙
1948년 전북 김제 출생
함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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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시 동인]민박집 할머니 / 김숙, 낭송/ 유현서
칼바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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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29 14:1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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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5년 전쯤 대림 환승역에서 제 졸시 택배와 함께 시화전을 했던 작품이군요. 생명 존중 철학이 함의된 수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