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ㆍ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거의 개점 휴업 상태다. 매수ㆍ매도 희망자 모두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집주인들은 양도소득세 부담이 너무 커 집을 팔 엄두를 못 내고, 집을 사고자 했던 대기매수세들은 대출규제로 손발이 묶였다. 매매시점을 늦춘 채 대선ㆍ분양가상한제 등의 변수가 주택시장에 어떻게 작용하는 지 지켜보기만 한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0.04% 내려 지난주(0.12%)보다 상승폭이 0.08%포인트 줄었다.
특히 재건축은 3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고 추석 직후 반짝 상승세를 보이던 강북지역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송파ㆍ서초ㆍ강동구 재건축 내림세 지속
이번 주 강남권 아파트값은 평균 0.02% 내렸다.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0.08%, 서초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0.02% 각각 하락한 영향이 크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단지 미래공인(02-572-2111) 정준수 사장은 “매물과 매수문의 모두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집주인들은 정권이 바뀌면 팔겠다며 매물을 걷어 들이고 있고 매수희망자들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매수시점을 늦춘다는 설명이다.
송파구 문정동 훼미리아파트 단지 오륜공인(02-402-5114) 박경화 사장은 “대출규제 때문에 집 넓혀 이사 가는 걸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송파구 내 66㎡형대(20평형대) 아파트에서 훼미리아파트 105㎡ 32평형으로 이사하려면 3억원 가량의 추가 자금이 필요한데 일반 봉급생활자들은 DTI규제로 이 돈을 은행에서 못 빌린다는 것이다. 3억원을 은행에서 빌리려면 연봉이 1억원은 돼야 한다.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한주간 0.39%나 내렸다. 강동구 상일동 반도공인(02-427-3434) 김주 사장은 “급매물도 소화가 안 된다”고 전했다.
강북권도 상승세 둔화
강북권도 상승폭 둔화세가 뚜렷하다. 이번 주 강북권 아파트값이 평균 0.18% 올라 지난주(0.38%)보다 오름폭이 0.20%포인트 줄었다. 강북구 미아동 명성공인(02-985-3110) 주방현 사장은 “지난해 이후 최근까지 집값이 50% 가량 올랐기 때문에 대기 매수세들이 추격매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광진구와 강서구도 매수세가 줄고 있다. 광진구 광장동 한경공인(02-457-1500) 박노승 사장은 “날이 갈수록 매수심리 위축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강서구 화곡동 롯데캐슬(02-2601-5001) 함진숙 사장은 “매물은 꾸준히 나오는 데 집을 사겠다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화곡동 우장산롯데캐슬의 115㎡형(35평형)의 경우 실거래가가 6월 6억1500만원에서 최근 5억4000만원으로 낮아졌다.
수도권도 상승세 둔화
수도권 아파트값도 상승세가 둔화됐다. 이번 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평균 0.09% 올라 지난주(0.16%)보다 오름폭이 0.07%포인트 줄었다. 이천(1.78%)ㆍ의정부(0.86%)ㆍ동두천시(0.79%) 등 교통여건 개선 등의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의 호가가 크게 올랐다. 반면 과천(-0.19%)ㆍ화성(-0.14%)ㆍ안양(-0.07%)ㆍ용인시(-0.04%) 등 지난해 집값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지역은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5개 신도시는 보합세(0.02%)를 유지했다. 분당(-0.01%)과 일산(-0.02%)은 약세다. 분당구 분당동 샛별마을 신탁부동산(031-702-4000) 관계자는 “매수ㆍ매도 문의 모두 뜸하다”고 전했다.
인천(0.31%)은 남(0.68%)ㆍ남동(0.46%)ㆍ부평구(0.37%) 등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