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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의미있고 재미난 일본 환경연수
모라중 3 윤언영
창조어머니모임에서 처음에 일본에 간다고 하셨을 때, 어느 곳에 가서 언제까지 무슨 여행을 하는지도 잘 모르면서 해외로 간다는 생각에 즐거워만 했었다.
4월부터 ‘환경선진지, 일본에서 배운다.’ 라는 플랜카드를 보고는 별로 관심 가지지 않았던 일본이 왜 환경선진지인지, 무엇을 배운다는 것인지, 조금 궁금하기는 했다.
4월에 연수 일정이 나오고 몇 차례나 계속된 동산과 거리 청소, 그리고 창조어머니 회장님의 설명회를 거치면서 우리의 일본 환경 연수는 구체적으로 하루하루 다가오며 점점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놀러간다는 생각에 마냥 기대만 했었지만, 준비하고 설명회와 창조어머니 카페에 들어가고 글을 보면서, 무언가, 우리 청소년들이 보고 느끼고 배워 오라고 어머니들께서 이 자리를 만들어 주셨다는 느낌이 어렴풋이 들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봉사 시간 채우려고 일요일 아침잠도 설치고 짜증스럽게 쓰레기를 주웠는데, 일본까지 가서 청소를 하란 말인가?? 라는 생각도 가끔 들어가며....
그 때까지도 이렇게 의미있고 재미난 여행이 될 지 생각도 못했었다.
며칠 전부터 호들갑을 떨면서 가방을 챙기고 여권과 후리마켓에서 팔 물건 꼭 챙기라는 정태어머니의 말을 유념하며, 가방을 확인 하고 또 확인 했다.
드디어 7월 20일. 부산국제여객터미널 (반드시 국제라는 말을 기억하며...)로 우리 팀을 챙기고 수고해주시는 2조 조장 아주머니와 차를 타고 갔다.
어른 9명, 학생 33명, 총 42명의 대군이 부산을 떠나는 것이다.
말도 안 하고 어색했던 우리 조 아이들은 배를 타려고 준비하는 짧고도 긴 시간 동안 금방 친해져서 즐거운 분위기로 뉴 카멜리아 호를 탔다. 인터넷에서 본 대로 너무 예쁘고 큰 배였다. 후쿠오카로 향하는 배 안에서 우리는 노래방, 오락실, 목욕탕을 헤집고 다니면서 다음날을 준비? 하였다. 그 때는 어머니들도 우리를 통제하지 않고 모여 앉아서 다른 날도 그랬듯이, 회의하고 계셨다.
다음날, 새벽 같이 일어나 선실 밖을 보니, 하카타 항이었다.
드디어 일본!에 도착한 것이다. 한국과 별로 다를 것 없는 일본의 아침이었지만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대되고 좋았다.
가이드 아저씨를 따라 버스에 탔는데, 깜짝 놀랐다. 기사아저씨가 오른쪽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아, 여기, 외국이지! 하고 농담을 하며 후쿠오카에서 바로 키타큐슈로 이동을 하였다.
버스에서 가이드 아저씨의 말을 들어보니, 일본의 4개 섬 중에서 큐슈라는 섬에 있는데, 큐슈는 8개의 현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중 가장 큰 현인 후쿠오카 현의 후쿠오카시에서 키타큐슈시로 이동을 한다고 했다.
먼저 관광지인 고쿠라성에 갔다. 참 멋있었다. 하얀색 웅장한 건물을 사진에 담고 보니, 앞에서 사람들이 큰 북 같은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 마쓰리 기간이라고 했다. 학교에서 일본어 시간에 배웠던 히나마쓰리가 생각나서 반가웠다. 고쿠라성에서 일본의 역사에 대해 가이드께 듣고 5층에서는 멋진 전망도 보았다. 고쿠라성은 일본에서도 변방에 있는 조그마한 성이라고 하는데, 말이 잘 못 걷게 하는 비스듬한 각도, 돌담 등을 보면서 중앙의 큰 성은 얼마나 견고하고 섬세하게 지어졌을까하고 놀랐다.
다음으로 신사에 갔다. 일본하면 생각나는 신사는 과연 어떨까 하고 ‘야사카신사’에 들어갔다. 여러 가지 신들에게 자신의 소원을 비는 신사에는 ‘오미꾸지’라는 운세를 알아봐서 마음에 들면 종이를 거는 것도 있었다. 우리의 절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 때나 슬플 때 위안을 얻고 싶은 사람 마음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같나 보다.
신사에서 나온 후 햇볕이 쨍쨍한데, 걷기가 너무 싫었다. 천천히 땅만 보고 걷고 있다가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는 길거리에 쓰레기가 없다. 길거리 어디에도 쓰레기는 잘 보이지 않았다. 한국의 거리와 우리가 청소하는 공원에는 쓰레기가 넘쳐나는데, ‘환경선진지’ 라는 말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이해가 되어가는 즈음, 지하에 자리 잡은 ‘키타큐슈 물환경관’에 갔다. 왜 지하에 자리했나 했더니, 옆에 흐르는 무라사키강을 유리를 통해 볼 수 있게 설계되어서였다.
이 곳의 위치가 강과 바다의 합수지점인지, 우리가 간 그 시점에 딱 강과 바다물의 경계가 선명하게 보여 참 신기했다. 회장 아주머니의 부탁으로 그곳 직원이 일부러 나와서 우리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53년 전 만 해도 생활 폐수와 공장의 폐수 때문에 새까만 물이었는데, 정화시설과 시민들의 노력으로 인해 깨끗이 변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노력하면 저렇게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그렇게 변한 무라사키강의 아름다운 다리를 건너서 키타큐슈 리버워크 건물의 어느 작고 예쁜 레스토랑에서 조별로 점심을 먹었다. 766엔이라는 거금을 쓰고 스파게티를 시켰는데, 스파게티가 아니었다. 감자가 들었는데, 우리가 잘 못 시킨 것이었다.
손짓, 발짓 다 써가며 계산을 한 후 자연사 박물관에 갔다. 공룡들을 볼 수 있었는데, 정말 신기했다. ‘자연사박물관’이라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데, 그렇게 크고 멋있게 만들어 놓았다니,,, 우리나라에도 그런 박물관이 많이 생겨서 우리가 역사와 자연을 마음껏 알고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페이스월드. 놀이기구를 잘 타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외국의 놀이동산이 아닌가. 큰 맘 먹고 360도 회전하는 롤러코스트를 탔다. 말 그대로 죽는 줄 알았다. 소리도 못 지르고 다리를 덜덜 떨면서 회전하는 지도 모르는 채 타고 있었다. 다시는 안 타리라 다짐을 하고 놀이기구를 잘 못 타는 아이들끼리 뭉쳐서 급류타기도 하고 스페이스 돔에도 갔다.
8시 반, 땀에 젖고 물에 젖은 몸으로 놀이동산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숙소 로치에 와서 샤워를 하고 4조 아이들과도 어울려 신나게 목이 쉴 정도로 놀았다. 선미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들었지만 꿈도 안 꾸고 깊이 잠을 잔 다음 날, 아쉬운 마음으로 스페이스 월드를 떠나 에코넷에 갔다.
에코넷은 후쿠오카시에서 만든 재활용교육장 겸 쓰레기 처리장으로서 쓰레기 감량, 재활용 등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엄청나게 큰 건물이었다. 쓰레기 소각과정을 보았는데, 우리나라의 쓰레기 처리법이랑 다른 것 같았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환경은 10년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일본은 쓰레기 소각을 할 때 나오는 다이옥신까지 없애는 장치가 있어서 환경 오염 없이 쓰레기를 처리한다고 한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차이를 하루속히 줄여나가 우리도 환경선진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어진 프리마켓. 정말 기대되었다. 물건을 쫙 늘어놓고 내가 가져간 물건들을 팔았는데, 안되면 영어까지 쓰고... 사이사이에 다른 일본인의 장터에 가서 쇼핑도 했다. 미국에도 차고에서 자신들이 안 쓰는 물건들을 팔고, 일본도 프리마켓 같은 형태로 다시 쓰고 또 쓰는데, 우리나라도 지금은 부족하지만 알뜰장터 같은 것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부산에 돌아가서, 그런 곳은 어머니께도 자주 애용하라고 말씀드려야겠다.
되살림강좌로 우리 2조는 일본의 헌 천을 재활용해서 귀여운 부엉이 장식품을 만들었다.
잘 만들었다고 모리라는 일본인 자원봉사자 할머니께서 칭찬을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에코넷 내부 견학을 마친 다음 많은 봉사자들께 ‘사요나라’ 하고 인사 하고는 호텔에 가서 짐을 부렸다.
피곤했다. 하지만 불이 나게 내려와서 모이라는 정태 어머니의 말씀에 우린 모두 다시 들떠서 일본의 중심가로 야간 탐험을 나섰다.
가이드도 없이 오로지 치하루언니(후쿠오카는 처음)와 정태어머니만 믿고 텐진 거리를 쏘다녔다. 정태어머니께서는 후쿠오카시청과 텐진 중앙공원, 아크로스 후쿠오카라는 친환경 건물 등을 가리키며, 어두워지는 후쿠오카 거리에서 우리에게 설명을 계속 해주셨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리들 42명을 막 쳐다보아도 우린 재미가 있었다.
저녁 7시 되기 전 부터 걷기 시작했더니, 다리도 아프고 너무 힘들어지기 시작하였다. 호텔로 가려는 사람도 나왔지만, 나는 이왕 나섰는데, 볼 건 다 보고 할 건 다 하지 싶어 라면파에 들어서 계속 행진을 했다. 라면집을 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나칠 정도로 너무나 친절한 일본 사람들 덕분에 어느 쪽 라면집을 갈 것인지 어른들이 고민하는 사이 우리는 길에 주저앉아 우리끼리 기발하게 온갖 게임을 즐기며 기다리다가 라면을 먹으러 야따이라는 포장마차에 갔다.
나중에 회장님께서, 다리도 아팠을 텐데 힘든 내색 않고 즐겁게 상황을 이겨내 주었던 우리들 덕분에 이번 활동이 더욱 빛이 났다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동 받았다. 라면을 먹자는 소리에 오히려 우리는 힘이 번쩍 났었다. 면이 모자라서 일행 30명 정도가 모두 7그릇을 시켜서 나눠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처음에 회장님은 좀 느끼할 거라 하셨는데, 배가 고프고 양이 부족해서였는지 국물 한 방울 안 남기고 한국 아이들의 식성을 자랑했다. 다음에 일본에 오면 매일 라면만 사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피곤하다고 먼저 간 애들을 놀려 줄 생각을 하며 일본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돌아 왔다. 지하철도 한 코스 밖에 안 되지만 정태어머니께서 한번 경험 해 보라고 해서 100엔을 내고 직접 우리들이 표를 끊어서 타보았다. 차단기가 우리와 달랐는데, 정태어머니께서 신채리를 놀려주려고 일부러 들어와 보게 했는데, 차단문이 착 닫기는 바람에 채리가 깜짝 놀라고 우리들 모두 웃었다. 12시 전철 끊어지기 직전 까지 돌아다녔다. 정말 기억에 남는 야간 탐사였다.
다음 날, 지금 나는 오호리 공원과 100엔샵을 들렀다가 카멜리아 호를 다시 타고 부산으로 돌아가고 있다. 너무 힘들기도 했고 짜증나게 덥기도 했지만 낯선 이국의 문화와 환경과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배우는 좋은 기회였다.
과거의 역사 때문에 그냥 싫어했던 일본이지만 배울 것은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환경선진지, 일본에서 배운다’가 아닌 ‘한국에서 배운다’는 플래카드가 나올 때 까지 나의 봉사활동을 밑거름으로 우리나라 파이팅!
무보수로 우리의 통역과 가이드를 맡아주신 치하루선생님,
오기 며칠 전 교통사고를 당했지만 책임감으로 참여해서,
뒤에 쳐지는 우리를 밀어주셨던 우리조장 이성순어머니,
늘 즐겁게 웃으며 다정하셨던 이명희어머니,
거침없이 우리들과 어울리며 늘 씩씩하셨던 장선경어머니,
항상 다정하고 친구가 체했을 때 도와주셨던 민정란어머니,
조용하고 차분하게 우리를 이끌어 주셨던 양정희어머니,
우리 인솔 도중 넘어져서 등뼈를 다쳤지만 내색도 않으신 김성순어머니,
남학생들에게 썬크림을 발라주고 항상 기록과 사진으로 부지런하셨던 이옥진어머니,
그리고 무엇보다 3월부터 이 행사에 매달려 설명해 주시고 물건에 일어로 스티커를 모두 다 붙이고, 일본과의 연락 등 모든 일을 총괄하셨던 남정선어머니 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덕분에 우리들은 어디서도 누구에게도 배울 수 없는 좋은 체험을 하였습니다. 나중에 저도 커서 이런 봉사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참 창조어머니들이 존경스러워집니다. 감사합니다.
일본에서 친절과 봉사정신을 배운다.
모라중 2 조수인
토, 일요일마다 쏟아지는 잠을 뿌리치고서 공원 가꾸기, 쓰레기 줍기 등 봉사를 해왔던 결과 드디어 일본 현지에 가서 환경 개선(?)을 위해 배우러 다녀오게 된다. 약간 기대도 되고 설렌다.
예전에는 해외든 어디든 가는 이유도 모르는 채, 엄마, 아빠만 따라다니곤 했는데 이번에 가게 되는 일본에서는 많은 걸 배우고 올 것이다. 또 프리마켓에 대해 인터넷으로 조사도 해봤는데 어떤 사람이 오사카에서 경험해본 것을 적어 뒀던데 너무 재밌어 보였다.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3박4일 동안 엄마가 내준 돈을 헛되지 않게 쓰고 와야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일본환경연수를 간다. 7월 20일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 모여서 5시 30분에 후쿠오카로 가는 카멜리아호에 올랐다. 그런데 바로 출발하는 게 아니라 10시 조금 넘어서 출발했다. 그동안 배안에 모든 걸 구경하곤 했다. 노래방도 있고, 오락실도 있고, 목욕탕, 흡연실도 있고 정말 편안하고 좋았다. 배멀미를 심하게 한 것 처럼 다음날 배에서 내린 후에도 계속해서 멀미가 이어졌다. 정말 힘들었다. 그냥 땅을 걷는데도 땅이 올라왔다 꺼졌다 정말 힘이 들었다.
버스를 타고 고쿠라성에 도착했다. 고쿠라성은 정말 웅장했다. 성 안에 들어가기 전, 성벽주위에는 넓은 강처럼 물이 성벽을 둘러싼 해자가 있었다. 마침 후쿠오카에선 마쯔리라는 지역축제가 열렸는데 이 축제는 자주하는 것이 아니어서 아주 자세히 쳐다보았다. 커다란 북을 치면서 돌아다니는 모습이 재밌기도 했다.
조금 더 걸어가니 야사카신사가 나왔다. 신사마다 신을 모시는데 난 신이라 하길래 불교의 부처님, 기독교의 예수님처럼 그런 신인 줄 알았는데 사소한 물건부터 시작해서 다양하게 신을 모시는 것이라고 했다. 신사에 들어가기 전, 입과 손을 씻는 곳이 있는데 꼭 약수터처럼 생긴 게 가운데에 부엉이가 서 있었다. 또, 줄이 달려있고 쇠로 된 박덩이 같은 종이 있는데 동전을 함에 던지고 이 줄을 당겨서 종을 친 후, 박수를 두 번치고 고개를 숙이는 행위를 해서 자신이 왔음을 알린다. 그리고 나무 패찰에 기원문을 적는 것이 있는데 우리나라 절의 기와에 적는 것과 비슷했다. 그리고 빨간색 통이 어떤 문 양 옆에 있었는데 운세를 뽑아보는 것이었고 단자꾸라고 하는 소원을 적어서 줄에 매달아놓는 나무가 있었다. 이 곳 야사카신사는 어떤 다른 곳보다 더 엄숙한 느낌이 들었다. 신사에 있는 신에게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정말 진지해서 나도 좀 조용해졌다.
신사에서 나오니 바로 강 양쪽을 아주 아름답게 꾸며놓은 키타큐슈 강이 흐르고 있었다. 강에는 요트경기를 하고 양쪽은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었다.
강의 다리를 건너 키타큐슈 물환경관에 가서 일본이 참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왜냐하면 공장 폐수며, 온갖 생활 폐수로 오염되었던 무라사키강을 모든 시민과 정부가 힘을 모아 정화해 정말 깨끗해 진 걸 봤을 때 내 마음이 다 찡해졌다. 그곳은 반 지하로 되어 있어서 강물 속을 볼 수가 있었다. 그곳은 강과 바다로 나뉘는 중간 지점에 있어서 물이 2층으로 갈라져 있었다. 물고기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리버워크라는 환경 건축가가 지은 환경친화적인 건물에 갔다. 지하2층, 지상15층으로 건물도 꽤 크고 1층 안에 있는 분수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특이하고 좋았다. 여기서 점심을 사먹었는데 우리 조가 들어간 오무라이스 전문점 모비딕의 내부의 인테리어가 엄청 특이했다. 콜라나 사이다병은 원래 형태와는 다르게 올록볼록 휘어져 있고 천장에는 오래된 나무의자도 떡 걸려있고 한 쪽 벽면에는 갖가지의 액자들이 걸려있었다. 특이하지 않은 것이 없어서 눈이 정말 즐거웠다. 구경하는데도 눈이 뱅글뱅글 돌 정도였다.
음식을 주문하는데 힘이 좀 들었다. 말도 통하지 않고 답답했지만 손, 발을 동원해서 음식을 시켜보는 기분도 그다지 나쁘지도 않았고 재미있었다. 음식은 맛있었지만 좀 짰다. 밥을 다 먹고 계산을 한 후, 건물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쇼핑을 즐겼다. 진짜 예쁜 것도 많았다.
그날 오후에는 스페이스월드라는 놀이공원에 갔다.
숙소에 짐을 풀고 1층에 모두 모여 티켓이랑 식권을 받는데 우리 1조는 더워서 머리를 감고 내려가느라 늦었다. 회장 아주머니에게 1조가 이렇게 늦으면 되느냐고 꾸중을 듣고는 이후에 다시는 늦지 않았다. 스페이스월드는 넓긴 넓었는데 우리나라의 에버랜드보다는 잘 지어졌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토요일이었는데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우리가 놀기가 편했다. 조금만 기다리면 바로바로 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페이스월드에서는 놀이기구를 타기 전에 안전장치를 할 때 엄청 꼼꼼하게 하는 것 같아 맘에 쏙 들었다. 만약의 사고를 대비한 일본직원들의 세심한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리고 상냥하게 웃는 모습들이 그냥 내 마음을 살살 녹였다. 얼굴은 하나같이 그다지 예쁘지 않아도 웃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밥을 먹으려고 마음에 드는 식당을 고르고 찾아 나서는데 길을 몰라서 아무 사람한테나 길을 물었을 때 너무 친절하게 가르쳐 주어서 좋았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기분을 참 좋게 만드는 사람들 같았다.
다음 날, 에코넷에 가서 쓰레기 소각장을 보았다. 너무 철저하고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조금 부러웠다. 고각공장을 견학하고 드디어 프리마켓 체험을 했다. 아침에 가방을 쌀 때 팔 물건을 따로 꺼내놓으라는 어머니들의 말에 모두 잘 준비해서 들고 왔다. 처음에는 내 물건이 잘 팔리지 않아 걱정이 되었는데 나중에 홍보활동을 하고 ‘도-조’라고 외쳐서 몇 개나 팔려 기분이 좋았다. 다른 일본 장터 사람들의 물건도 구경하고 샀다. 프리마켓은 서로에게 좋은 것 같다. 버리고 낭비하지 않아 쓰레기를 줄이니 좋고 다른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내가 싸게 살 수 있으니 더 좋기 때문이다.
우리 1, 2조는 되살림 체험에서 일본에서 신성하게 여기는 부엉이 인형을 만들었는데 헌 천 두 장을 붙여서 바느질 하고 속에 솜을 잔뜩 터질듯이 채워 넣어 통통하고 귀여워서 감탄이 절로 흘러 나왔다. 눈과 발을 붙이니 나의 보물이 되었다. 늘 웃어주고 싹싹하게 말하는 자원봉사자 할머니들이 너무 친근하게 느껴지고 좋았다. 우리 조장인 일본 언니 치하루도 처음 보았을 때부터 친근하고 너무 좋았다. 우리 이모 닮았다.
에코넷에서 나와서 시사이드 모모치해변에 놀러갔는데 해변이 너무 시원하고 좋았다.
아이스크림을 팔던데 3가지를 내 마음대로 섞어먹을 수 있는 것인데 진짜 맛있어서 두 번이나 사 먹었다. 해변에 여자들이 비키니 말고는 입은 사람이 없었다. 몸매가 죽여주던데... 그러니깐 입지~. 낮에 그렇게 많이 다니고도 모자라서 후쿠오카 중심가를 밤에 돌아다니는 것도 참 재미있었다.
일본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과 생각부터가 다른 것 같았다. 친절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나는 이번에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나도 이제부터는 수고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웃으면서 친절하게 남에게 대해야겠다. 이번 여행은 힘이 들어도 재미있었고 기억에 오래 남을 여행이다.
아쉬운 점은 회장 아주머니의 말씀대로, 내가 미리 더 많이 자료를 찾고 공부하고 갔으면 더 많이 보고 중요한 것도 놓치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다. 다음에 어느 곳을 갈 때에는 반드시 많이 알고 가서 많이 보고 와야겠다.
우리나라 환경도 우리 청소년의 관심과 실천으로 개선하자
모라중 3 왕상은
후쿠오카에 3박4일의 환경연수를 가기위해 다들 국제 여객 터미널로 모였다.
비행기도 아닌, 쾌속선도 아닌, 카멜리아호. 배멀미를 하진 않을까, 지루하진 않을까, 이런 저런 걱정도 앞섰다. 하지만 밥을 먹고 짐을 풀고 디비디에 오락실에 자판기에서 치킨도 꺼내먹고 밖에 나가서 세찬 바람을 맞으며 밤바다 구경도 하다 보니 그 긴 시간도 금방이었다.
카멜리아호를 타고 가는 덕에 얻을 수 있는 큰 기쁨이었다. 음악을 들으며 한 숨 자고 나니 어느새 일본에 도착해 있었다.
처음으로 간 고쿠라성. 외관이 아름답고 주변 경치도 깔끔하여 관광지답게 잘 꾸며 놓았다. 기억에 남는 건 제후가마와 꼭두각시의 해설을 넣은 와이드 영상, 앞뒤로 움직이는 가마는 탈 수도 있게 되어 있었다. 외이드스크린 영상은 해설을 해주는 덕분에 고쿠라시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기가 쉬웠다. 한쪽 귀로는 일본어, 이어폰을 낀 다른 쪽 귀로는 한국어를 들었다.
신사로 연결되는 길을 따라 갔다. 자신의 하루 운세를 점쳐 보거나 사랑을 점쳐보는 오미꾸지라는 것이 있었는데, 일본 만화책에서 본 것과 똑같아서 전에 와봤던 것처럼 익숙한 느낌이었다.
신사를 나오니 바로 무라사키강이 푸르게 펼쳐져 있었다.
푸른 강과 다리가 참 조화로웠다. 물환경관에서 50년 전의 강물을 보았는데, 시커멓고 더러웠다. 지금의 정화된 강물과는 너무도 상반된 모습이라서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물을 맑게 하기 위해 창조어머니모임 같은 여성단체가 시작이 되어 정부에 요구하고 시민이 함께 행동하여 강을 오늘날처럼 정화했다는 설명을 들으니 더욱 놀라웠다. 우리 동네에 있는 하천(삼락천, 학장천)도 저렇게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형 유리벽을 통해 본 지금의 깨끗해진 무라사키강에는 마침 우리가 간 그 시간이 바닷물이 들어오는 시간이어서 강물과의 경계가 뚜렷이 보였고, 고기들이 자유로이 떠도는 것이 보여서 참 신기했다. 그 강에 사는 고기와 풀로 만들어진 물환경관의 환경교육시설에도 감탄을 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여행은 관광과 환경연수가 겸해진 활동임을 느꼈다.
설명을 다 듣고 나와서 리버워크라는 알록달록한 색의 친환경적으로 지어진 건물에 갔다.
점심으로 조별로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가 치즈오븐 소시지 볶음밥과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볶음밥은 너무 느끼하고 맛이 없었지만 아이스크림은 달콤하고 맛있었다. 환경연수로 와서 밥을 많이 남긴 게 아직까지 마음에 걸린다. 밥을 먹고 시간이 좀 남아서 키타큐슈 강가에 가서 놀았다. 회장어머니께서 강물에 손을 담가보라고 하셨는데, 물이 보기와는 다르게 깨끗하지 않고 기름기가 느껴져서 불쾌했다. 아직 실제로는 완전히 정화된 건 아닌가보다.
다음 코스로 자연사, 역사 박물관에 가서 공룡과 화석 등을 구경하고 기다리던 스페이스월드로 출발했다. 4인 1실 숙소에는 2층 침대가 있고 아담해서 좋았다. 여권과 디카 만 얼른 챙기고 나가서 놀이기구를 탔다.
롤러코스트는 정말 짜릿하고 재미있었다. 다른 친구들이 무서워하는 것이 더 큰 재미가 된 것 같다. 그리고 물배를 타는 급류타기도 무척 스릴 있었다. 한참 놀이기구를 타고나니 배가 고팠다. 자율적으로 쿠폰을 가지고 저녁을 먹기에 우리는 나름대로 정한 곳에 찾아가는데, 지도를 펴서 아무리 그쪽을 향해 걸어도 좀처럼 도착하질 않았고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 같은 자리를 몇 번이나 돈 후에 갈 수 있었다. 그곳은 알고 보니 KFC. 우리가 좋아하는 햄버거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쇼핑을 위해 가게를 드나들며 가족과 친구들의 선물을 샀다. 스페이스월드와의 사잇문으로 숙소 로치로 들어와 샤워를 하고 누웠는데, 이상하게도 잠이 오지 않아 얘기하고 장난치다가 아침 5시쯤에야 겨우 눈을 붙였다. 통 잠을 못자 아침에 부랴부랴 씻고 가방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는 차에서 틈틈이 잤다.
에코넷에 도착해서 맨 먼저 소각장의 견학장에 갔다.
후쿠오카시의 모든 쓰레기가 들어오는데, 높은 온도에서 몇 번이나 가열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가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철저히 신경 써서 지었다고 한다. 에코넷은 후쿠오카시에서 지은 건물인데, 활동은 그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의 봉사로 이루어진다고 하니 얼마나 좋은 곳인지 모른다.
소각장을 둘러보고 프리마켓에 참가했다. 우리가 준비해 온 ‘한국의 부산에서 왔습니다.’ 플랜카드와 정태어머니께서 일어로 값과 용도를 써주신 스티커와 택을 붙인 물건을 펼쳐놓고 열심히 장사를 했는데, 말이 안 통해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손과 몸짓을 하면서 “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하고 남자 아이들이 외쳐주어 힘들었지만 즐겁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나는 집에 한국적인 물건이 많이 없어서 내가 쓰던 물건들을 갖고 왔는데, 안 팔릴까봐 파는 내내 걱정을 하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사이즈가 맞아야 살 수 있는 내 작아진 빨간 구두를 제외하고 나머지 모두 다 팔려서 1000엔 정도를 벌었다. 얼마나 기쁘던지, 그 때의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나의 빨간 신은 어느 일본 여자아이에게 “프레젠또”라고 하며 공짜로 거져 주었더니 그 엄마도 무척 좋아했다. 틈틈이 나도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샀다. 서로 외국인이면서도 싸게 팔고 싸게 사고 가격흥정을 하면서 덜어주는 가격만큼 얹어주는 인정이 알뜰살뜰한 이 아침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 같았다. 아쉽지만 이렇게 2시간 정도에 걸친 프리마켓을 끝내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자원봉사를 하시는 그곳 볼런티어 할머니들께서 손수 만드신 인도네시아 카레를 각자 점심으로 한 그릇씩 받았다. 밥도 노란색이고 처음엔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먹어보니 의외로 꽤 맛있고 괜찮았다. 얼른 먹고 조장어머니들께서 식사하실 동안 우린 여기저기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어머니들께서는 우리가 남긴 샐러드를 버리기 아까워서 다 드셨다고 했다. 여기서도 음식을 남기다니,,, 죄송했다.
잠깐의 휴식 후 우리조의 환경체험으로 남은 천을 재활용한 부엉이 인형 만들기를 했다.
이 활동 역시 점심을 손수 차려주신 할머니들께서 가르쳐 주셨다. 우리를 위해 일부러 이름표에 한글로 서툴게 이름을 써서 목에 걸고 계신 이분들의 평균 연령이 60세 정도 라고 했다.
우리나라에는 그런 나이에는 모두 쉬거나 병원에 다니고 쇼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렇게 자원봉사를 많이 하신다는 것이 놀라웠다. 하나하나 세세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미소를 가득 머금고 말씀해 주셨고, 내가 바느질을 느리게 해도 옆에서 인내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다정하게 도와주셨다. 만드는 내내 기분도 좋았고 그 덕분에 아주 귀여운 부엉이가 만들어졌다. 다 만들고 나서 자신의 부엉이와 사진도 찍었다. 가르쳐주신 것 만 해도 정말 감사한데 할머니들이 직접 만드신 귀여운 아기부엉이까지 아낌없이 나눠 주셨다.
물론 다른 곳도 그랬지만 특히 에코넷에서는 정말 배운 것이 많았다.
소각장을 다녀온 뒤로는 분리수거를 더 열심히 하여 쓰레기를 줄이기로 마음먹었고, 일본 사람들의 친절함과 배려 또한 잊을 수 없다. 프리마켓을 체험하면서 낭비도 더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말없이 친절을 위해 베푸는 자세가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이번에 느낀 것을 다른 사람에게도 이야기 해 주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문제에 대해 더 관심을 기울이고 열심히 노력해서 나도 환경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타인을 위해서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첫 해외여행, 청소년 환경연수
모라중 3 김유진
7월 20일 6시 국제여객터미널에 모였다.
일본 후쿠오카로 3박 4일의 환경연수를 가기 때문이다. 창조어머니모임이라는 단체에서 부산시의 지원을 받아서 청소년 33명, 어른 9명 정도 모여서 갔다.
우리는 카멜리아호를 탔다. 유람선인데 무척 컸다. 목욕탕, 게임방, 노래방도 있고 신기했다. 배가 출발하기 전에 바다에 떠서 저녁을 먹었는데, 한국 음식으로 나왔다. 아직 출발이 아니구나 싶었다. 우리의 숙소는 10인실이어서 2조씩 나누어서 네 방에서 잤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우리가 자는 틈에 어느새 일본에 와 있었다. 실감이 안났다. 하카타 항구는 부산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씻고 내려가서 아침으로 또 한국식을 먹고 배를 내렸다. 우리와 함께 다닐 가이드와 대기해 있던 관광버스를 타고 고쿠라성에 갔다.
고쿠라성은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5층으로 되어 있는데, 1-4층까지는 성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전시물이 있었고 5층 천수각에는 전망대가 있었다. 올라가서 내려다보니 고쿠라시의 전체 모습이 한눈에 다 들어와 아래의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옆에 있는 고쿠라정원은 못 가보는 대신 실컷 내려다 보았는데, 내부가 참 잘 정돈되고 나무가 잘 가꾸어져 예뻤다. 천수각 안에는 일본의 각 지역의 각종 성에 대한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벛꽃이 사진 마다 거의 배경으로 들어가 있어서 일본 사람들이 벛꽃을 좋아한다는 것을 다시 알 수 있었다.
다 구경하고 1층에 오니, 일본 성인 남자들이 이상하게 생긴 가마 같은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 조장인 치하루 언니에게 물어보니 마쯔리를 준비하는 과정인데, 이번에 하는 이 마쯔리는 30년 만에 부활한 하카다마쯔리 라고 했다. 우리는 되게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우리나라의 축제와 달리 특이하고 신기했다. 본 행사는 못 보아도 준비하는 모습과 행렬을 조금이라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환경연수의 첫 번째 코스로 키타큐슈 물환경관에 갔다.
이름만 들으면 정말 가기 싫고 지루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물환경관은 지하에 있는데, 바로 앞에 무라사키강이 흐른다. 환경관 직원이 말을 하고 가이드가 통역해 주었다. 원래 50년 전에는 물이 무척 더러웠는데, 일본 시민들의 노력 덕분에 깨끗해져서 물고기도 살고 보기도 아름다워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잘 볼 수 없는 환경 시설인 것 같아서 더 인상 깊었다.
무라사키강을 건너 리버워크라는 특이한 건물에 들어갔다. 식사를 하고 건물을 돌아보기 위해서였다. 조별로 서투르게 음식을 시켜 먹고 나서 돌아보며 구경하니 이곳은 건물 내부에도 분수가 있어서 물이 흐르는 둥근 형태의 아름다운 건물이었다. 바깥의 무라사키강이랑, 다리랑 고쿠라성이랑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 더 멋진 곳으로 보였다.
다시 모여 버스를 타고 스페이스월드를 향했다. 놀이기구를 못 타기 때문에 안 타려고 버텼지만 결국엔 타게 되었다. 생각보다 참 재미있었다. 스
페이스 월드 안의 숙소는 4인 1실로 좀 안 좋았다. 2층 침대 두 개 인데, 그래도 이야기 하고 즐겁게 놀았다. 피곤한데도 늦게 자니, 다음날 늦게 나오고 서두르지 않아 혼이 났다. 또 혼이 나다니,,, 아주머니들은 하나라도 더 보여주려고 빨리 움직이라고 하는데 그 뜻을 이해 못했으니 혼이 나는 것도 당연했다. 이제 빨리빨리 챙기리라.
22일은 에코넷에 갔다.
쓰레기 소각장 견학을 먼저 했는데, 쓰레기 소각시설이 그렇게 깨끗하고 좋을 줄이야... 쓰레기도 많지 않은 일본에는 이렇게 좋은 소각시설이 있는데, 아직 분리수거를 제대로 안 해 쓰레기를 많이 만들어 내는 부산에는 생곡쓰레기 매립장 외에 특별한 시설이 없는 것 같아 아쉬웠다. 저런 시설이 우리나라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더 발전하고 연구하면 소각시설도 좋게 만들 수 있겠지, 물론 우리 시민은 쓰레기 줄이기를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견학을 다 한 후 우리가 기대하던 후리마케또 체험을 했다.
집에서 안 쓰거나 한국적인 멋이 나는 물건을 들고 나와 가격과 용도의 스티커를 붙여두고 팔았다. 짱구 만화 같은 데서 보면 차를 끌고 나와서 주차장 같은 넓은 곳에서 파는데, 우리는 돗자리를 펴고 물건을 널어놓고 팔았다. 아침에 비가 와서 인지 사람이 좀 적었고 물건도 기대만큼은 많지 않았지만 종류는 다양했다.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나와 장을 펴는 모습을 보았는데, 어릴 때부터 재활용 교육을 시키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
내 물건은 한 개 빼고 다 팔았다. 가격이 좀 비싼 편인 노리개도 팔아서 뿌듯했다. 비록 1000엔 정도나 깎아 주긴 했지만... 집에 가서 어머니께 꼭 챙겨 드려야겠다.
에코넷에서는 모든 게 다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자원봉사하시는 할머니들께서 손수 지어주신 밥도 맛있었다. 카레인데, 우리 입은 역시 우리 음식인지, 우리나라 카레가 더 맛있는 것 같다. 그래도 힘들게 만들어 주셔서 맛있게 나는 그릇을 비웠다. 일본인이 만들어 준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라 색다르고 좋았다.
후쿠오카에서 많은 곳을 갔지만 위의 장소들이 제일 생각난다.
인공으로 만들었다는 모모치해변도 가보고 100엔샵, 밤에 나가본 텐진중앙공원 등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3박 4일 동안 인솔해 가신 창조어머니들 말을 잘 안 들어 조금 후회된다. 우리와 똑 같이 돈을 내시고 함께 체험 하셨는데, 잘 따르지 않아 앞으로 청소할 때나, 이런 기회가 생길 때는 꼭 잘 해야겠다.
많이 죄송하다.
피곤하고 힘들긴 했지만 배운 것도 많고 해외에 첫 나들이라 더욱 인상이 오래 남을 것이다. 첫 해외여행을 환경연수로 했는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자주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