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조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보다
유난히도 변덕스런 봄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3월 기온으로는 최고의 강수량을 넘어서고 있을만큼
늘 휴일이 불안하여지고 있다. 일주일을 조용히 넘기는 일이 없이
시도때도 없이 봄비가 오고 있으니 말이다. 매년 이맘때면
봄가뭄 타령이었을 터인데 거꾸로 봄장마를 걱정하고 있다.
작년에도 '신금산'을 찾았으나 일기불순으로 앞사람 뒷굼치만 보고 걸을 정도로
아쉬움이 많았기에 올해 다시금 진도 조도 신금산을 찾기로 하였다.
작년처럼 6월이면 장마가 시작되는 때라, 올해는 봄이 채오기도 전에
봄기운을 맞으며 산행하기로 하고 남쪽바다까지 좇아가기로 한 것이다.
'山'지에 소개되는 바로는 신금산 건너편에 있는 '돈대봉'만 소개되었고
돈대봉만 다녀오기에는 여유시간이 아쉬워, 높이나 지형으로 봐서
'신금산'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 현지로 알아본 결과 산행시간이나
코스의 경관이 섬산행으로는 제격이였다. 그러나 출발날이 다가오지만
황사에 비올확률의 일기예보는 도대체 풀릴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거기다가 금요일이 되니 기상관측이후 3월 황사로는 규모가 가장 큰 황사가 밀려온다고 으름장인데 설상가상으로 서해와 남해 지역에 강풍이라니 ...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소식은 없었다.
세워놓은 계획이라 50여명의 인원을 승용차까지 대동하고 진도 끄트머리
팽목항으로 출발하였다. 팽목항에서 조도로 가는 뱃편은
두군데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가서 보면 알지만 한평도 채 안된 사무실에서 따로따로 업무를 보면서
고객들에게 상대회사의 전화번호 조차도 서로 모른다고 가르쳐 주질 않는다.
좁은 지역에서 삭막한 경쟁이 최소한의 인간성마져 버리고 사업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건 그렇고 막상 팽목항에 도착하니 과연 바닷가인지라 바람은 조금 센듯
하였지만 출항에는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우리가 원하는 뱃편까지는
출항금지이였다. 할 수 없이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10:20 배편부터
운항이 해제되여 조도행에 몸을 실었다.
첫번째 출항이 되다보니 한꺼번에 밀려든 등산객들로 초만원이 되었으며
육지에서보다 훨씬 강한 바람이 잡아 먹을 듯 뱃머리를 때렸지만 시간이 갈수록
바람은 잦아들기 시작하고 황사역시 전날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었다.
40여분만에 조도선착장에 도착하였지만 여러 곳에서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들다보니 유일한 섬내를 운행하는 조도버스를 예약하기도 어렵다.
20여분을 기다린 끝에 우리 차례가 되었고 우려되었던 날씨는 시간이 갈수록 맑아지고 산행이 시작될 무렵에는 제법 햇살이 비추기도 하였다.
섬이라면 다 마찬가지라 생각하겠지만 조도에서의 풍광은 다른 섬에서
볼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다양한 남해 한려수도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수많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밀조밀 크고 작은 수백개의 예술작품을 모아 놓은 듯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지점에 수많은 천태만상 섬의 무리들이 군무를 준비하기위해 새떼가
모인 것처럼 햇살에 반사되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鳥島이며 신의 만든 조화이다.
전국의 대여섯군데 산악회에서 조도를 찾은 것 같은데 대부분 '돈대봉'을
산행하고 우리만이 '신금산'을 계획하고 있었다. 사실 우리는 뱃편 결항만
없었다면 빠른 친구들은 신금산을 끝내고 돈대봉까지 산행을 마치기로
계획을 세웠었다.
돈대봉 산행초입까지 약15분 정도, 신금산도 읍내에서 시작할 경우
20분 정도 걸어야 산행을 시작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의 효율성을
위해 조도버스로 조도대교와 상조도 도리산 전망대까지 관광을 마친 뒤에
반대쪽인 조도등대로 접근하여 산행을 시작하도록 하였다.
도리산전망대 갈림길 입구에 엉뚱하게 '돈대봉입구'라는 팻말이 보여
버스기사에게 물으니 여기도 돈대봉이라고 부른단다.
조도면에서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조그만 지역에 돈대봉이 두곳이니 말이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르기도
하거니와 승용차끼리도 비껴가기 어려울 정도인데 35인승 버스를 후진,
거꾸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놀라면서도 환호성을 지르고 난리였지만
조도에 오신 관광객을 위한 최소한의 서비스라고 하였지만 모두들 간이
콩알만 하여졌다.
도리산전망대에서의 전망은 단연 압권이다. 누구인들 이 절경을 보고
입을 다물 수 있겠는가! 날씨가 아주 맑은 날에는 하늘과 바다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라고 하니 가희 자랑할 만 하다.
덕분에 아름다운 경관을 색다르게 감상하고 추억은 담았지만
결코 다시 받아보고 싶지않는 써비스였다.
작년부터 시작했다는 조도등대 진입로 확장공사는 아직도 진행중이여서
비포장으로 4km 정도를 먼지속에서 덜커덩거리고 가지만 그것마져
모두들 신이나서 입이 닫아지질 않는다. 어린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 순간 모두가 동심이 되는 것이다.
등대부근도 기념탑과 함께 여느 유명관광지 못지않게 높은 암릉에 시설된
팔각정인 운림정까지... 절경에 놀라 모두들 두눈이 휘둥굴하여 진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신금산은 고도가 238미터 뿐이 되질 않아 금방 끝날 것 같지만 암릉과 동백이 조화를 이룬 능선은 산행내내 심심할 틈을 주질 않는다.
낙타봉을 시작으로 거북바위,큰놈바위,애기바위 등 무려 3시간이상은
족히 가야한다. 멀리 상조도와 연결되는 조도대교가 산행내내 따라다니고
수많은 새떼같은 섬의 무리들이 사방으로 펼쳐진 한려수도는 엉덩이를
자꾸 붙잡는다. 그야말로 세상사는 맛을 느끼게 하는 순간들이다.
등산로는 이정표 중요지점마다 세워져 있고 외길로 정비되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유난히 많은 동백나무숲은 늦동이들만 간간히 가는 걸음이
아쉬워 꽃잎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숲안으로 고개를 돌리면 겨우내내
바닷바람에 정성을 들인 고고한 자태의 풍란이 갓 꽃잎을 머물며 등산객을
맞이하고 양지바른 곳에는 성질바쁜 진달래 몇송이가 다소곳이 우리를 반긴다. 등대를 출발하여 몇군데 밧줄과 씨름하며 자연을 벗삼으니
시간이 멎은 줄 알았는데 3시간20분이 훌쩍 지났다. 모든 산이 다그렇겠치만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하산지점이 가까워지고 멀리 햇살을 등에진 돈대봉이 우리에게 인사를 한다. 지도상에 나와있는 유토마을 부근 도로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아무 표식이 없어 현지인에게 물어 산행초입지를 찾았는데
이제는 '신금산 산행안내도'가 턱하니 버티고 서있다.
여기서부터 선착장인 '어유포'까지는 20분 정도의 거리이다.
좌우로는 겨우내 바닷바람에 속살이 돋은 무우밭이 천지이다.
모두가 도시민의 식탁에 오를 무우들이란다. 버리기 아까운 무우들이 밭가운데 널려 있다.
상품가치가 떨어진 무우들은 버렸다는데 어렸을 적 추억에 젖어 입안에 넣으니
무우에다 설탕을 발라 놓은 것 같이 달다. 밭에서는 할머니가 겨울동안 얼지
않고 자라게 덮어두었다는 천을 걷우고 조심스레 쑥을 캐고 계신다.
이곳 조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속에서 시름없이
하루를 보냈다는 것 만으로 괜시리 행복감에 배가 부르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나라 좋은나라, 살고 싶은 나라' 이다.
첫댓글 축하드립니다.
멋져요..5월호 사봐야 것네..
멋집니다~~^^
자랑스럽고 멋지십니다~~!!!
즐감하고 감니다.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