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제 오랫만에 파마를 했습니다.
미장원에 갈 시간을 늘 빼지 못해서 가려면 벼르고 벼르다 가죠.
어제는 파마를 말고 있는데 시청에서 근무하는 동창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자기가 부처님오신날 행사에 사회를 보니 종교에 관계없이 와서 축하해달라고요.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어서 2부에 연예인들이 온다기에 딸아이에게 보여주려 파마를 하고
늦게 부랴부랴 갔습니다.
사실, 비도 오고 사람들이 안 올까봐, 나라도 가서 자리를 채워주려고 딸아이와 가보니
시장님을 비롯한 많은 행사관계자들이 스님들과 함께 앉아 있더군요.
시장과 지역국회의원은 저와 친한 사이라 반가웠고 밑에 같이 사진찍은 시의원도 저와 도서관에서
몇년 공부 같이 한 친구라 잘 아는 사이죠. 오랜만에 반가웠습니다. 꽁지오빠는 오산시장님을 기억하시죠?
저는 그 유명한 유태평양군이 와서 흥부가를 하는데 국악 신동 유태평양이 98년에 6살의 나이로 3시간 흥부가 완창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그 애와 사진을 찍었는데, 아니 아무도 별로 관심을 갖지 않데요. (이거 맞춤법 맞습니까? 팔색조님? 자기가 경험한 것.) 저만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태평양이 끝나고 연예인들이 공연을 시작하자 한 10분 앉아계시던 스님 한 분이 슬쩍 앞으로 나가시더니
합장을 하시는 겁니다. 저는 공연이 너무 시끄러워 부처님오신날을 욕되게 한다고 그만하라는 신호인줄 알았더니
합장이 끝나자마자 연예인 못지않은 춤을 추기 시작하시는데 완전 난리났었습니다.
그 공연이 끝나자 점잖게 자리고 돌아와 앉아계시다가 다음 가수가 나가 노래를 하자 또 슬쩍 나가시더니
이번엔 보살들까지 합세하여 완전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습니다.
오마나~
이젠 세상이 변했어요. 그 스님 어제 인기, 난리부르스였습니다. 보기 좋은 광경이었습니다.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어요.
첫댓글 ㅎㅎㅎ 즐거운 시간이셨겠어요.. 저 스님, 주체하지 못 할 저 끼를 누르고 절제된 생활을 하려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ㅋㅋ 아마 부처님 오신 날.. 기쁨에 겨워 그러셨겠죠..원래 웃음의 도가니탕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사람이나 상황에서 나오더군요.. 태평양군도 많이 컸네요.. 그런데.. 두건을 쓰셔서.. 두건 한 번 벗어보시죠? 파마한 머리 궁금해서요.. 재미있는 소식 감사합니다.
스스럼없이 자연스러움에 몸과 마음을 내맡길 줄 아는 스님, 사전의 합장이 비장한 워밍업의 즐거운 징조였군요 태평양군에게서 날렵한 열대어 냄새가 나네요.